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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교회를 돕는다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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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2/02 [11:5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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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가 교회를 돕는 운동을 통해 아직 미주 한인교회에 온정이 남아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올해 미주 한인 교계를 스쳐 간 여러 트렌드 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교회가 교회를 돕자는 운동이다. 물론 이전에도 교계에서는 미자립교회를 돕자는 운동이 있었지만, 올해는 그 양상이 조금 다른 모습으로 전개됐다. 

 

코로나 19가 미국에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것은 1월 중순경으로 파악된다. 1월 21일 첫 코로나 19 환자 1만 명을 돌파한 이후로 확진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3월로 들어오면서 미국 내 각 주 정부는 ‘자택 대피령’을 내리기 시작했고 여행 금지는 물론 비즈니스도 멈추는 등 그야말로 패닉에 빠지게 됐다.

 

사회 전반적으로 멈춤의 시간은 미주 한인교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한인교회가 많이 자리한 남가주의 경우,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대면 예배 금지 등을 담은 행정명령 이후 본의 아니게 교회 건물을 닫아야 하는 사례가 속출했으며 이후로 일부 카운티에서 조건부 대면 예배 허용 등의 조치가 있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교회가 어려움에 부닥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교회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아무래도 재정적인 문제일 것이다. 미국 연합감리교회공보부에서는 팬데믹이 본격화되고 교회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고자 교단 내 1천여 교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결과는 온라인 예배를 시작하면서 연합감리교회 72%가 헌금이 줄었고 그중에서 약 3분 1의 경우, 약 40%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복음주의연합회 역시 팬데믹 이후 교회 헌금이 약 70% 감소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을 만큼 현재 미국 내 교회들의 주머니 사정은 좋지 않다. 이는 비단 어느 특정 교단의 문제가 아니요, 지금까지도 적지 않은 교회가 감수하고 있는 어려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회 렌트비를 내지 못해서 아예 문을 닫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기독교 관련 여론조사 기관 바나 그룹 데이비드 키네먼 대표는 “팬데믹이 끝나면 아마도 미국 내 교회 5개 중 1개는 문을 닫을 것이다”라는 발언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진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두운 소식 가운데에도 “교회가 교회를 돕자”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들려왔다. 

 

▲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는 렌트비를 내지 못하는 50여 교회를 대상으로 지원 운동을 펼쳤다.

 

지난 4월 와싱톤중앙장로교회(류응렬 목사)는 지역 내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미자립교회 50여 개 곳의 렌트비 두 달 치를 지원하는 ‘KCPC 사랑나눔’ 운동을 펼쳤다. 메릴랜드 벧엘교회(백신종 목사)에서도 지역 한인교회 협의회에 $13,066 기금을 마련해 전달했다. 특히 이 기금은 교회 성도들이 4주간 특별히 ‘작은 교회를 위한 헌금’을 통해 마련됐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교회가 선교나 기타 목적이 아닌 교회를 돕기 위한 헌금을 진행했다는 것은 당시에 눈길을 끌 만한 소식이었다.

 

▲ 남가주사랑의교회도 50인 이하 100개 교회를 상대로 재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남가주 지역에서도 남가주사랑의교회(노창수 목사)가 지난 5월 장년 출석 50인 이하 규모 교회 100개를 대상으로 재정적인 도움을 주는 운동을 펼쳤다. 밸리 지역 만남의교회(이정현 목사)에서도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 내 24개 교회를 선정, 1 교회당 $1,000씩 모두 $24,000를 지원했다. 교회는 ‘선한 사마리아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돕기 운동에 나섰고, 성도들의 동참으로 이 같은 성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미주 내 다양한 지역에서 크고 작은 모습으로 교회가 교회를 돕는 운동이 팬데믹이라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펼쳐졌다. 여기에 금전적 도움이 아닌 봉사 또는 최근 요구되는 미디어 사역 등을 통한 교회 돕기 운동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최근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개신교 목사들의 절반 정도(48%)가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상황이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반영해보면 한시적으로 교회를 돕는 분위기가 훈훈하게 이어진다고 해도 결국 도움을 받는 교회들의 완전한 고민 해결에는 이를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도움을 주는 교회 역시 계속해서 도움을 주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또한, 재정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코로나 19와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 자립할 수 있는 훈련, 양육 분야에 있어서 프로그램 쉐어와 같은 보다 질적인 측면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한 온라인 예배 등이 어려운 교회의 경우, 기술과 함께 장비 지원 등 변화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교회를 돕기 운동은 재정 지원을 넘어 코로나19 시대 생존할 수 있는 다양한 방면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목회를 이어 가기 힘든 목회자의 경우는 직업과 목회를 병행해야 한다는 각오도 중요하다. 다만 한국 교회의 경우 목회자가 직업을 갖는 것에 있어서 다소 부정적인 시각도 있고, 일부 교단에서는 목회자의 이중 직업에 대해 간접적으로 금지하는 경우도 있어 목회자의 경제적 자립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뉴노멀 시대 미주 한인교회 내에서도 목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목회자의 자립을 위한 일과 목회를 병행하는 것에 대한 인식 개선과 풍토 조성을 위한 노력도 필요한 때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19를 종식하기 위한 백신 등장 뉴스도 있지만, 일일 확진자 예상 초과에 따른 자택 대피령 재발동에 대한 소식도 들린다. 이런 가운데 내년 미주 한인교회의 사정은 점점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그런데도 교회가 교회를 돕는 다양한 방법의 운동이 펼쳐지는 것을 보면 아직 이민 교회에 온정이 남아있는 듯하다. 그런 희망으로 코로나 19를 이기고 교회가 무너지지 않고 복음 전파에 더욱더 힘쓰는 역할을 다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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