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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비드19 현실 속 “범사에 감사”
미주한인교회들의 2020 추수감사절 메시지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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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11/05 [15:1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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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집으로 오지 말아라” 남가주에 사는 A 권사는 타주에 나간 자식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가족이 같은 지역에 살지 않는 이상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가족을 찾아 타주로 오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이동이 부담스럽고 자유롭지 못한 이때는 더욱더 그렇다. 올해는 집 떠난 자식들에게 부담이 될까 봐 이번 추수감사절은 조용하게 지내려는 한인 가정이 많은 것 같다. 한국에서도 지난 추석, 온라인으로 추석 가족 인사를 대신했다는 뉴스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추수감사절, 미주 한인교회에서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행사나 이벤트, 모임과는 별도로 올 한 해 ‘감사’라는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고 큰 의미를 지닌 것 같다. 본지가 감사절을 맞아 10인의 독자를 대상으로 올해 가장 감사한 것을 묻는 말에 대부분 사람은 작고 소박한 것에 대한 감사를 말한다. 아파서 외출을 못 하는 것 또한 팬데믹 시대에는 감사요, 자녀들이 학교에 가지 못해 집에서 오랜만에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를 말하는 이도 있었다. 평소라면 물질의 큰 축복이나 자녀의 성공 등을 통해 감사의 사연이 많았던 것도 사실. 그러나 코로나 19라는 환경 속에서 집 앞 산책이나 그저 숨 쉬는 것 자체로 감사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팬데믹 상황에서 맞이하는 추수감사절, 교회와 성도가 느끼는 감사는 분명 이전과는 다를 것 같다.

 

 

나성균 목사(샬롯장로교회)는 본지로 올해 추수감사절을 맞이하는 조금 특별한 의미를 전해왔다. 샬롯장로교회는 올해 감사절을 맞아 여느 때와 같이 풍성한 농작물로 강단도 장식하고 기쁜 마음으로 감사 예배도 드릴 예정이다. 이어 마스크와 같이 지금 시대에 필요한 위생용품들을 모아 힘든 이웃과 함께 나눌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가 이번 감사절을 대하는 마음이다. 

 

나 목사는 우선 올해는 게을러진 감사 생활을 철저하게 고칠 수 있었음을 주목하며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통해 돌아보고 회개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한다. 둘째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하나님이 주신 섭리대로 계절이 변하고 곡식을 추수하는 일을 통해 그분의 은총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감사라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남가주에 거주하는 한 성도는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것을 잃고 교회도 힘든 것으로 안다. 그 동안 교회가 성장과 규모 위주의 사역, 외적 결과에 대한 감사에 치중하고 매해 감사절마다 그런 것들을 강조해왔다면 이제는 진정 우리의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감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할 때”, “코로나 19로 인한 시련을 통해 교회가 진정 감사의 참뜻이 무엇인지 알길 바란다”고 의견을 전해왔다. 

 

 

이 밖에도 올해 추수감사절에 관해 목회자와 성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소 등한시 했던 것들로부터의 감사,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으로부터의 고마움과 간절함 등의 이야기가 많았다. 어떤 교회는 이번 추수감사절에는 좀 쉬고 싶다는 말도 전했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팬데믹 속에서 봉사와 나눔, 그리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힘쓴 이들에게 감사절 만큼은 ‘휴식’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교회 사역자들이라면 어쩌면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팬데믹이 지속하는 이유로, 올해 추수감사절은 지난 부활절과 같이 드라이브-인 또는 감사절 패키지 나눔 정도의 행사가 있을 것으로 본다. 추수감사예배 역시 대면 예배가 허용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기존과 같이 온라인을 통해 드릴 것이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로 감사절 행사를 지낼 교회와 가정도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와 행사도 좋지만, 올해 추수감사예배에는 교회와 성도가 ‘감사’에 대한 이전과는 다른 의미를 알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야 하지 않을까? 코로나 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이겨내는 크리스천들이 ‘범사에 감사하라’는 <데살로니가전서> 말씀을 알 수 있는 추수감사절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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