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독교출판계에 흐르는‘부’의 논리
청부론인가, 청빈론인가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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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14 [00:0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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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기독교 출판계에‘부자’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부자’를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여기는 사회풍조가 만연해 있고, 일반서적 베스트셀러 목록에‘부자 되는 법’에 관한 책들이 지속적으로 올라 있는 사회적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기독교계도 사회못지 않게‘부자’를 지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기독출판계에선 처음에는 청부론 즉‘깨끗한 부자’에 관한 책이 주를 이루었다. ‘부를 추구할 권리’란 말이 기독교계를 휘어잡았다. “돈은 일만악의 뿌리”란 전통적인 생각이 뒤집히고 청부론이 기독교 물질관의 대세를 잡는 듯 했다. 그러다가 청부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청빈론’을 내세운 책들이 출간되기 시작했다.

청부인가 청빈인가. 무엇이 기독교 신앙에 합당한가. 여기에 청부론과 청빈론의 대표적인 책들인 <깨끗한 부자>(김동호 저)와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김영봉 저)를 소개한다. 그리고 이를 다룬 몇가지 책과 저자들을 따로 정리했다. <편집자 주>


깨끗한 부자

“떳떳하게 누려라”
정당한 물질 풍요는 하나님의 뜻
‘몫’옳게 가린 나머지는‘마음껏’
청빈이란 가난하더라도 깨끗하게 사는 것을 의미…
가난해야만 깨끗하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가난한 자와 부자가 서로 싸우게 되었다. 그럴 때 하나님은 과연 누구 편을 들어주실까? 이런 질문을 하면 대개가 다 가난한 사람 편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그것은 정답이 아니다. 하나님은 가난한 사람도 부자도 아닌 옳은사람 편을 드신다.”

예수 그리스도는 가난한 자들을 위해 이 땅에 오셨으며, 가난한 사람들의 편이라는 주장이 있다. 반면에 하나님께서는 자기 자녀를 축복해주시며, 올바른 믿음과 신앙생활을 한다면 복을 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란 주장도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옳은가. 기독인은 가난해야 하는가, 아니면 부자여야 하는가. 김동호 목사는 이 책에서 청빈(淸貧) 즉 깨끗한 가난은 훌륭한 것이지만 기독교의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며, 오히려 기독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청부(淸負) 즉 깨끗한 부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 목사는“청빈이란 비록 가난하더라도 깨끗하게 사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를 잘못 생각하여 가난한 것은 무조건 깨끗한 것이며, 반대로 부한 것은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논리의 비약이며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깨끗하게 살기위해 가난해지는 것은 훌륭하다. 그러나 가난해야만 깨끗하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기독교 청부론을 대표하고 있다. 그 핵심은“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이 부자로 살기를 바라신다. 그리스도인이 정당하게 돈을 벌고 그 수입에서 하나님의 몫과 다른 사람의 몫을 정직하게 떼고 나면 그 나머지를 마음껏 누릴 권리가 있다. 돈을 버는 과정에서 깨끗하고, 수입에 대한 몫 가르기에서 깨끗하면, 나머지 돈에 대해서도 깨끗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그러니 부자 되기를 부끄러워하지 말라. 당당히 부자가 되기 위해 힘쓰고, 떳떳하게 누려라”는 것이다.

김 목사는 돈에 대한 기독교의 원리가 청빈이 아닌 청부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크리스천이기에 부도덕한 돈을 거부함으로 부득불 가난해질순 있어도, 굳이 가난함을 자랑으로 삼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할 수 있으면 모든 크리스천이 부자가 되기를 소망하되, 반드시 정직한 십일조와 구제헌금을 하고, 내 돈과 하나님의 돈을 구분할 줄 아는 투명한 돈 관리를 삶의 기준으로 삼으라고 권면한다. 또 그런 사람이 부자가 되는 세 상이 제대로 된 세상일 것이라고 말한다. 하나님은 바로 그런 사람에게‘은사’로서 돈을 맡길 수 있게 되므로, 결국 모든 크리스천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제대로 돈을 벌고 쓰겠다는 신실한 자세만 있다면 누구나‘깨끗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늘 귀를 통과한 부자

돈은 위험하다”
넉넉한 환경에서 타락하기 쉬워 성경은 의롭고 거룩한 삶 가르쳐...
돈이 본질적으로 악하지 않다는 점은 옳지만,
위험한 것임을 망각하거나 과소 평가 해서는 안된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를 축적하는 일의 정당성이 가치 일반화되어 가는 추세에 저자의 주장은 상당히 도발적이다. 김 목사는“부자가 되는 것은 부조리한 사회를 인정하려는 것이며, 부 자체가 주는 사악함의 영향력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돈을 멀리함’은 전통적 청빈사상으로의 복귀가 아닌‘돈을 사랑하지 않는 삶’과‘자신의 부의 나눔을 통한 의도적 가난’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성경이 가르치는 삶은 부유한
삶이 아니라 거룩한 삶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돈이 본질적으로 악하지 않다는 점은 옳지만, 돈이 본질상 위험한 것임을 망각하거나 돈을 과소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한다. 돈은 돈이기 전에‘돈은 영적 세력’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옳다는 것이다. 영적 세력으로서 돈이 하나님을 대적하기에 두 영적 세력이 함께 어울릴 수 없으므로 인간은 어느 한 편을 선택해야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돈에 대한 이러한 속성 앞에선 그리스도인에게‘이것도 저것도’(both/and)의 태도가 아니라‘이것이냐 저것이냐’(either/or)의 태도를 요구하셨기에 필자는‘돈의 위험성(부의 위험성)은 충분히 강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영봉 목사는 영적 미성숙은 풍요로운 환경에서 타락하기 쉽기에 그리스도인의 유일한 목적은 돈을 ‘정직하게 많이’버는 것이 아니라‘하나님의 뜻에 따라 의롭게 사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성숙한 사람이 물질을 누리지만 않고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 선의 용도로 사용한다면, 성숙한 신앙의 사람은 부자의 범주에 머물러 있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논리다. 필자가 말하는‘영성적 가난론’은 유교적 청빈론과는 구별된 영성의 성장에 따라 자신을 비우고 더불어 사는 삶의 기조를 유지하며, 영성의 힘으로 절제와 나눔, 소박한 삶에 만족하는 삶이다.

‘바늘귀를 통과한 부자’는 축복을 강조하고, 복을 누리는 삶은 물질축적과 비례한다는 기복의 논리에 익숙한 그리스도인들에게 불편할 수밖에 없는 주장을 담은 책이다. 그럼에도 그의 주장을 듣다보면 시각교정의 기쁨과 함께 진리에 다가서며 눈을 뜨는 고통의 통과의례를 경험하게 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良藥苦於口而利於病 (양약고어구이이어병), 좋은 약은 입에는 쓰지만, 병에는 이롭다”라는 고사성어가 새롭게 느껴진다. 이 책이 던지는 화두가‘부는 축복’이라는 등식논리에 익숙한 이들을 불편하게 하고 쓴맛을 남길지 몰라도 세속적 물욕에 중독되어 신음하는 병든 기독교에 처방된 양약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청부론과 청빈론을 다룬 책들

청부론지지

복을 약속하신 성경구절‘허다’

손경구 목사의 <돈과 영적 성숙>(두란노), 베니 힌 목사의 <부자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크레도), 브루스 윌킨스의 <야베스의 기도>(디모데) 등을 들 수 있다.

<돈과 영적 성숙>은‘진정한 부자가 되는 영적 가계부’란 부제가 말해주듯이 영적 건강을 위해 돈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안내한 실천적 가이드이다. <부자가 되는 것은 하나님의 뜻입니다>는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받는 비결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마지막 장에는 하나님 께서 복을 약속하신 성경구절 128개를 수록하고, 복을 얻기 원하면 이‘약속의 구절’을 매일 서너개씩 반복해서 읽고 노트에 기록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야베스의 기도>는 세계적인 공전의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책으로, 하나님께 복을 받는 기도의 비결을 제시하고 있다. 또‘돈’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진 않지만, 청부론을 지지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로는 전병욱(삼일교회) 강준민(동양선교교회) 이동원(지구촌교회) 목사 등을 들 수 있다.



청빈론지지

청지기적 사명 돈보다 중요해

황호찬 교수의 <돈, 그 끊없는 유혹>(IVP), 자크 엘룰의 <하나님이냐 돈이냐>(대장간), 박철수 목사의 <돈과 신앙>(예찬사), 리처드 포스터의 <돈, 섹스, 권력>(두란노), 로날드 사이더 <가난한 시대를 사는 부유한 그리스도인>(IVP), 도널드 크레이빌 <돈, 교회, 권력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IVP) 등을 들 수 있다.

<돈, 그 끊없는 유혹>은 기독교적 경제 윤리론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돈과 신앙>은“축복이란 돈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청지기적 사명을 다했느냐에 있다”고 주장하며, 나눔의 책임과 단순한 생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돈, 섹스, 권력>은 인간의 근본적인 세가지 욕망을 잘 파헤치고 있다. 또 청빈론을 지지하는 작가로는 이재철 목사(전 주님의교회)를 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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