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후회하십니까?
신석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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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14 [00:0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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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십니까? 어쩌면 인생은 후회하다가 막을 내리는지 모릅니다. 어떤 사람은“내 인생에 후회는 없다!”큰소리를 치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그 깊은 마음속에는 후회로 꽉 차 있을 것입니다. 후회가 많다는 사람이 정작 후회가 별로 없고 후회가 없다는 사람이 사실은 후회로 점철된 삶을 살아간다는 이치입니다.

한 번은 어느 곳을 차를 타고 지나가는데 잘 아는 선배목사님 한 분을 보게됐습니다. 뉴욕에 오셔서 목회를 하신 지 여러 해가 지나셨지만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적 목회와는 거리가 먼 목사님이셨습니다. 어렵사리 마련한 작은 공간에서 여남은 명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집세를 충당하기조차 바쁜 그런 교회였습니다. 주위에 아무도 없이 혼자서 석양이 물든 길을 걸어가시는 그의 등에는 어떤 후회 비슷한 비늘들이 무수히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목사님을 불렀습니다.

그는 예의 너털웃음을 웃으셨고 우리는 반갑게 손을 마주 잡았습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걸었고 잠시 후 근처 커피숍에 마주 앉아 언제나 그러하듯이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신 목사는 후회가 없겠습니까? 어떤 목사님은 다시 세상에 태어나도 목사를 하겠다고 장담을 하는데, 정말 그 용기가 가상하신 분입니다.

하나님께서 들으시면 섭섭하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다시 태어난다면 또 목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감히 할 수 없습니다. 어찌 목회의 길뿐이겠습니까? 나는 내 인간성의 용렬함을 후회하고 너무 성급하고 조급했던 결심들을 후회하는가 하면 그리고 너무 늦은 결단도 후회하며 살아갑니다. 그때 그 순간을 참았더라면, 그때 그 자리에 내가 가지 않았더라면, 아니 그때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생각할수록 후회로운 일들이 가슴을 치지 않습니까? 몇 년 전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다는 실화입니다. 파리의 명물은 루브르박물관이고 이 박물관에는 그 유명한 모나리자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모나리자가 도난을 당했습니다. 박물관은 물론이고 온 나라가 경악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그 다음 날 벌어졌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박물관으로 인파가 몰려든 것입니다. 이유인즉 사라진 모나리자가 걸렸던 그 빈자리를 구경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모순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사람들의 심리는 이런 모순으로 엉켜 있는 것입니다. 있을 때는 무관심이었다가 없어지니까 관심을 갖습니다. 있을 때는 믿어라 하다가 없어지면 가슴을 칩니다. 후회는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후회할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 하여도 후회는 가급적 적은게 좋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불완전한 자가 드리는 온전한 헌신이 온전한 자가 드리는 불완전한 헌신보다 낫다.”비록 삶의 내용은 후회스러워도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면 그 태도를 보시고 하나님은 합당한 은혜를 주실 것입니다. 후회란 내 부족함을 인정하는 마음이며 내 남루함 속에 감추어진 겸손한 자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인생들의 후회 중에 가장 큰 후회는 아마도 하나님을 잘 섬기는 일에 나서지 못했던 일일 것입니다. 정성을 다해 교회를 섬기지 못하고 신앙 전선에 자기를 헌신하지 못했던 그 일이 돌이킬 수 없는 후회가 될 것입니다. 새해의 삶에도 후회가 무늬처럼 드리울 수 있으나 그래도 최선을 다해 주님이 원하시는 길로 다녔다는 보람이 남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신석환 목사(뉴욕 새빛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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