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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너처치?
초대교회 같은 ‘식탁 공동체’... 함께 준비한 식사나누며 말씀 경청
피터 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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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4/14 [13:4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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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상하는 새로운 개척교회 형태 ... 성찬식의 빵과 포도주도 나눠

 

▲ 최초로 디너처치를 도입한 세인트리디아즈교회의 예배 모습     © 세인트리디아즈교회 홈피 캡처

 

“주일 예배 후 함께 만들어 먹는 음식은 언제나 꿀잼입니다. ^^ 오늘은 카타콤에서 형제님이 가져오신 오리를 굽고, 오리 기름에 밥을 한 사발 볶았습니다. 우꿈은 이렇게 디너처치화되고 있습니다. 예배와 밥 영육간에 강건해지는 주일! 하하 다음 주에는 돈부리 갑니다. 배고프신 분 콜-!” - 수원 우리가꿈꾸는교회

 

“#디너처치 #dc_pilgrimchurch #같은 음식을 나누고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마음을 품는 시간 #필그림 디너처치에 초대합니다~” - 에너하임 필그림처치

 

“Welcome Tables are “dinner” church groups that meet in people's homes. Using prayers and readings, we pass around bread and wine and share a delicious meal (prepared by awesome volunteers) with face-to-face conversations about how strange/terrible/awesome/boring life can be. It's community building around our most basic needs: food and good company.“ - 시카고 뿌리와가지교회

 

위의 글들은 식탁 공동체 교회, ‘디너 처치(Dinner Church)’들에서 지난 몇 달간 온라인 소셜 커뮤니티에 올린 초대장의 글들이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지만 ‘디너 처치’는 현재 젊은 목회자들 사이에서 교회를 개척하면서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사역 형태다. 디너처치란 말 그대로 ‘디너’와 ‘처치’ 두개의 단어가 합쳐진 말로, 그저 평범한 저녁 식탁이 있는 교회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교회의 식탁 자리는 공동체의 교재와 친교를 뛰어넘는 단순히 단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 세인트리디아즈교회 성도들이 분담하여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  세인트리디아즈교회 홈피 캡처

 

디너처치는 뉴욕 브르클린의 세인트리디아즈교회가 처음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함께 음식을 먹을 뿐만 아니라, 함께 음식을 준비한다. 주일과 월요일 일주일에 두 번 예배를 드리는데, 오후 5시 30분 교회에 도착하면 채소 썰기, 고기 다지기, 식탁 세팅 등과 같은 일을 맡게 된다. 이들은 음식을 함께 준비하는 것도 공동체의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여긴다. 이들은 차례진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며, 찬송을 하고 성경 말씀을 듣고 알아가는 것이 공동체를 세우며, 하나님과 더 친밀한 관계를 이끌어 낸다.

 

세인트리디아즈교회의 크리스천 쉐런 위임목사에 의하면 디너처치는 2-3세기 초대교회의 예배에서 ‘애찬식’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처럼, 기도자의 식사를 위한 축복기도와 함께 음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신성하게 나누며, 성도들은 이에 회답하며 찬송한다고 한다. 그리고 식사하면서 성찬식의 빵과 포도주를 서로 나눈다. 인도자의 말씀은 디너처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가 매일의 삶 속에서 그 의미를 발견하려고 한단다.

 

▲ 한인 팀 킴 목사가 개척한 시카고의 뿌리와가지교회는 디너처치로 자리매김을 했다.  © 뿌리와가지교회

 

미주에 있는 대부분의 한인교회들 역시 예배 후에 갖는 식사의 자리는 일상이 되었다. 주일예배를 비롯한 공적 모임에 빠질 수 없는 필수적 요소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특별히 시카고에 자리한 디너처치인 ‘뿌리와가지교회(Root & Branch Church)’를 개척한 팀 김 목사는 미주 한인교회들의 주일 예배 후 식사자리를 갖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개척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 교회의 식탁 공동체 예배는 전혀 새로운 교회의 모델이 아니다. 초대 교회가 사도들과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누었고, 그곳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나눔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우리 교회가 추구하는 신약성서에 나타난 초대교회 모습이다. 사실 디너처치의 처음 원조는 바로 예수님의 목회이다. 주님께서 이 세상에서 목회하실 때, 제자들은 물론 그를 따르던 많은 무리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예화로 그들을 가르치셨다.”

 

뿌리와가지교회는 두 주마다 한 번씩 소그룹으로 식탁 공동체 예배를 드리는데, 다른 한 주는 전체가 함께 교회에 모여 전통적인 예배를 드린다. 식탁 공동체로 예배를 드리는 날은 교회가 아니라 각 소그룹끼리 집에 모여서, 소그룹 지도자나 교회 스텝의 진행으로 식탁 공동체 예배로 진행한다. 물론 어린이들도 식탁 공동체 예배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신학적 대화의 시간에는 어린이 테이블로 따로 모인다.

 

▲ UMC 뉴잉글랜드 연회 소속 심플교회는 3개 주의 4개 교회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 심플교회 홈페이지 전면

 

2014년 개척한 메사추세츠주의 심플처치도 식탁 공동체 예배를 드리는 디너처치다. 심플처치를 개척한 재커리 커지 목사는 하버드대학 재학 시절 목요일 저녁마다 친구들과 각자가 준비해온 음식을 함께 먹었던 기억을 살려, 지금의 식탁 공동체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심플처치 역시 식탁 예배의 중심은 바로 성만찬이다. 빵을 나누면서 예배를 시작하고, 포도주를 나누면서 예배를 마친다. 또한 심플처치는 교회를 운영하기 위해 경제적 자립을 준비해왔으며, 지금은 빵을 구워서 지역 농산물 직매장에 판매하고, 웹사이트 제작과 테이블 제작을 통해 경제적으로 자립 목회를 하고 있다.

 

지금은 뉴저지와 달라스를 포함해 3개의 교회가 디너처치에 합류해 4개의 심플교회로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또한 커지 목사는 식탁 공동체 예배를 어른들뿐만 아니라, 중고등부를 위한 피자 교회, 어린이들이 있는 가족을 위한 팬케이크 교회까지 그 지경을 넓혀 나가고 있다.

 

 

예수님의 공생애 중 많은 부분이 사람들을 만나 함께 빵과 음료를 먹고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다. 그곳에 복음이 있었고, 회복이 있었다. 어찌 보면 디너처치가 기성교회들을 향해 목회자와 성도 사이의 소통의 부재를 "관심이 없고 사랑이 없다"고 외치며 떠나는 이들에게 대안적 예배가 될지도 모르겠다. 기독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교회로 초대하기에도 큰 부담이 없어 보인다. 하나님과 교회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함께 교회 가자” 보다 “함께 밥 먹으러 가자”가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교회 건물의 사이즈에 크게 제약을 받지 않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디너처치는 소그룹으로 최대 15명 정도가 식탁예배를 드리기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세상이 온통 어수선하다. 불가피하게 교회에서 드리는 공예배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고, 예배 후 식탁의 자리도 함께 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 상태가 유지될지 모르지만 곧 다시 만나 함께 예배드릴 교우들을 생각하며, 좀 더 창의적이고 신선한 식탁의 자리를 마련하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연구하는 시간을 갖기에 적합한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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