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특집
UMC, 일치 vs 탈퇴 => 분리
5월 총회서 분리 확정되면 새 감리교단 설립...개교회는 2024년까지 양 교단 중 택일해야
피터 안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20/02/26 [01:44]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지난 2월 16일 남가주주님의교회 UMC 교단 분리안 설명회에서 한인총회 선교총무 류계환 목사(가운데)가 입법안을 설명하고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지난 2월 16일 주일 오후 로랜하이츠에 위치한 남가주주님의교회(김낙인 목사)에서는 연합감리교회(UMC) 총회에 제출된 ‘교단 분리안’에 관한 설명회가 장장 3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UMC 캘팩연회 한인코커스(회장 림학춘 목사)가 주관한 이날 설명회에는 대체로 서부지역에서 온 250여명의 UMC 소속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참석해 사안의 위중함을 실감케 했다.

 

이날 설명회는 오는 5월에 있을 총회 이후 예상되는 교단분리를 염두에 둔 한인교회의 진로와 이에 따른 사전 준비를 논하는 자리였다. 처음 설명자로 나선 한인총회 선교총무 류계환 목사는 “연합감리교회가 총회를 앞두고 교단분리 입법안이 총회에 회부가 되어졌다. 그래서 구체적인 교단분리 절차와 과정에 대해서 한인교회 리더들에게 그 법안의 내용이 무엇이며, 어떤 부분을 준비하고, 주의해야 될지를 설명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연합감리교회 한인총회(KUMC) 총회장 류재덕 목사(밸리연합감리교회)는 “연합감리교회는 미국내 어느 교회보다 진보적인 입장을 가장 먼저 다루어 왔다. 그러나 한 가지 이슈를 이처럼 길게 끌어왔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로가 쉽게 상처를 주거나 쉽게 망가지는 방식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 프로세스를 어떻게 해서든지 하나님 안에서 하려고 노력했다. 어느 누구도 주도권을 잡는 것이 아니다. 탈퇴하거나 아니면 우리가 남아서 내 교단이라고 주장하는 식이 아니다. 쉽게 말해 이제 두 개의 교단을 만들고, 선택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과정을 ‘화해와 은혜(Reconciliation & Grace)’ 라고 부른다. 그리고 탈퇴가 아닌 ‘분리(Separation)’인 것이다. 분리가 나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좋은 방법으로 차선을 택한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재산을 가지고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그 통로를 만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류 총회장은 교단 분리가 가시화되기까지의 UMC에서 있었던 교단내 갈등의 배경을 전하며 설명회를 진행했다.

 

▲ 총회장 류재덕 목사는 새로운 감리교단의 창립은 한인교회에 또 다른 기회이며 큰 역할을 기대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한다.     © 크리스찬투데이

 

UMC는 지난 2019년 2월 세인트루이스에서 특별총회를 열고 △공개적으로 성소수자(LGBTQ)라고 밝힌 사람의 목사 안수 금지 △동성결혼 주례 금지를 강화하는 ‘전통주의 플랜(Traditional Plan)’을 채택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2020년 1월 1일부터 동성결혼을 주례한 목회자는 1년간 무급 정직에 처하고, 다시 적발될 경우 자격을 박탈당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와는 반대 입장의 ‘하나의 교회 플랜’ 즉 성소수자를 포용하자는 목회자들이 미국 내에 다수를 차지했지만 결국 이 플랜은 아프리카·아시아 등 동성애에 반감이 큰 타 대륙 대의원들의 대거 반대표로 부결됐다.

 

하지만 이후 UMC 내부의 ’전통주의 플랜‘과 ’하나의 교회 플랜‘이 충돌하게 되고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 특별총회에서 전통주의 플랜이 통과되긴 했지만 미국 내 반대 입장 교회들의 불만이 노골적으로 표면화되면서 전통주의를 따르는 교회들이 탈퇴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이에 UMC는 더 이상의 상처와 소모적인 싸움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지난 1월 3일 △전통주의를 지향하는 새로운 감리회 형성 허용 △UMC는 그대로 유지 △UMC는 교단을 떠나는 전통주의 그룹에 일시적 재정 지원 △떠나는 개교회는 교회 재산 유지를 골자로 하는 <결별을 통한 화해와 은혜의 의정서(The Protocol of Reconciliation & Grace Through Separation)>를 발표한다.

 

교인 수 1,300만 명이 넘는 연합감리교회의 분리에 관한 절차를 상세히 밝힌 9페이지짜리 의정서는 차세대연합감리교회(UMCNext), 주류연합감리교회(Mainstream UMC), 고백운동(Confession Movement), 굿뉴스(Good News), 종교 및 민주주의연구소(The Institute on Religion & Democracy), 웨슬리언약협회(Wesleyan Covenant Association), 행동을위한감리교연맹(Methodist Federation for Social Action), 화해사역네트워크(Reconciling Ministries Network), Affirmation, 연합감리교성소수목회자코커스(United Methodist Queer Clergy Caucus) 등의 코커스 대표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필리핀 등의 해외지역 감독들로 구성된 16명이 중재자로 나섰다. 여기서 특이점은 16명 외에 유대인 변호사 한 명이 포함되어 유대인의 지혜를 빌렸다는 후문이다.

 

이 의정서가 중요한 이유는 전통주의 감리교회의 새로운 출현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새 교단이 설립되면, 향후 4년에 걸쳐 2,500만 달러를 받고, 기존 연합감리교회로부터 분리되는 잠재적인 새로운 감리교회를 위해서도 200만 달러를 제공하게 된다. 또한, 소수 인종을 향한 구조적 폭력과 착취 및 차별에 저항하는 감리교의 역사적 역할을 인정하면서, 인종주의에 의해 역사적으로 소외된 지역 공동체를 지원하는 사역이 중단 없이 실행되도록 3,900만 달러를 할당하는 것도 포함한다. 하지만, 현 연합감리교회의 자산에 대한 추가 청구는 포기해야 한다.

 

교단총회 교단분리를 위한 이 의정서(The Protocol) 입법안에 따르면 연회가 새 전통주의 감리교단으로 가기로 결정했거나 그 가능성이 높다면 개체교회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교회가 연회와 함께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각 연회와 각 교회 회중은 주어진 기간 안에 연합감리교회를 탈퇴하고 새로이 형성되는 감리교단에 가입할지 여부를 투표해야 한다.

 

만약 연회가 투표를 거쳐 PC UMC(Post-Separation UMC, 분리 후 연함감리교단 – 진보·중도교단)를 선택하거나, 연회에서 투표를 하지 않고 분리 후 연합감리교단에 속할 확률이 높다면 개체교회는 몇 가지 절차를 걸쳐 새로운 감리교단에 참여할 수 있다. 

 

교단을 떠나기로 한 교회도 현 자산과 부채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존재한다. 모든 목회자와 평신도 직원의 연금 프로그램은 교단의 변경과 상관없이 그대로 유지된다. 그뿐만 아니라 장정의 성소수자 또는 동성 결혼에 관련한 모든 행정적, 사법적 절차와 교회 폐쇄 조치는 분리가 완료될 때까지 중단하게 된다.

 

한편, 전통적 노선을 따르는 대다수의 한인교회들은 위에서 언급한 중재로 나섰던 그룹들 중 웨슬리언약협회(Wesleyan Covenant Association, 이하 WCA)와 함께 새로운 감리교단을 만드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 UMC 교단 분리안 설명회에 250여명의 UMC 소속 목회자와 평신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전국평신도연합회 회장 안성주 장로(LA한인감리교회)는 “한인교회들은 90% 이상이 다 전통주의에 서있다. 오히려 일부 목사님들이 뒤쳐져서 따라오고 있는 형편이다. WCA는 이미 새 교단 창립의 모든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다. 다만 정식으로 교단이 출범하는 것은 5월 8일 총회가 끝나면 어나운스를 하고 같은 날 바로 교단으로 출발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때부터는 더 이상 WCA 이름을 쓰지 않고 새로운 교단 이름을 사용하게 된다. WCA는 현재 있는 UMC 속에 Tradition한 사람들만 모여서 만든 코커스다. 작년에 교단내 동성애 문제로 야기된 탈퇴 얘기가 붉어져 나왔을 때부터 갈라지게 되면 무조건 나가겠다고 한 그룹이 WCA 이다. 그 때부터 WCA는 교단분리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분명한 것은 5월 총회 직후 새 감리교단 창립을 위한 법적 기관이 출범을 하게 된다. 현재 UMC도 전체 교단이 UMC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것이 아니라 UMC를 법적으로 대변할 총회 재무행정협의회(GCFA)가 별도로 있다. 새 교단도 역시 그와 같은 대표기관을 세우게 된다. 이 법적 기관과 함께 교단의 첫 총회를 위한 준비가 예상되며, 지금까지 WCA에서 준비해온 새 교단의 교리와 장정, 그리고 총회기관과 연회가 조직되며 새로운 감리교단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WCA의 계획대로라면 새 감리교단 창립총회는 오는 10월 말이나 11월초에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1월 1일부터 새 감리교단의 연회 아래 개체교회들이 참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한쪽은 유니티(Unity)를 강조하고, 다른 쪽은 신앙의 선명성을 강조하느라 그동안 UMC는 서로 간에 상처를 입히느라 수년간의 세월을 허송했다. 하지만 이 시간이 있었기에 이들은 평화롭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은혜로운 길을 ‘분리’에서 찾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류재덕 총회장이 전한 “어느 한 쪽도 뺏겼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어느 쪽도 하나님이 주시는 사명을 잘 감당해야 한다. 그리고 준비하지 않으면 싸우게 되고 준비하면 싸우지 않는다”는 마지막 말에서 UMC의 미래가 어렴풋하게나마 그려진다.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