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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치료를 위한 약물처방도 못하고, 상담도 한계에 부딛치고...
“정신질환 성도를 전문 상담사에게 연결해 주는 것이 최선”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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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8 [01:2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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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의 비 전문적인 정신질환 상담은 오히려 성도를 고통스럽게 할 수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교회는 상담 백화점이다. 특히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러 문제를 본인 스스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이민 교회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본지가 지난해 실시한 목회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교인이 성경보다 다른 목적으로 교회를 찾는 경우가 많아 성도의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의견을 듣기도 했다. 그만큼 성도들은 신앙의 문제에서부터 직장, 가정, 경제, 결혼, 교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회로부터 어떤 도움과 정보를 받길 원한다.

 

이민 또는 유학을 오면 제일 먼저 동네 교회를 찾아가 보라는 것은 이민 초창기나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신앙이나 사회 문제 등과 같이 교회로부터 도움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야도 있지만, 일부 교회를 통해 상담 또는 문제 해결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바로 정신 질환의 경우다.

 

미국 질병통제예상센터(CDC)의 2017년 통계에 따르면 한인 사망자 중 자살률이 무려 3.7%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평균 1.68%보다 높은 수치로 한인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지난해 CDC가 매년 진행하는 ‘행동위험요인조사’에서는 전국 성인 아시안 아메리칸 770여만 명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의약 분야 비영리 단체 ‘PLOS’가 미국 내 아시안 아메리칸이 앓는 우울증과 관련한 논문 보고서에 따르면 약 33% 한인들이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주 이민 사회에서 한인들의 교회 출석률이 높은 것으로 미루어볼 때 이 같은 우울증 앓는 환자가 교회 성도 중 자리하고 있음을 짐작하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들이 자신이 가진 정신적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교회에 도움을 요청할 때, 과연 교회가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교회가 이들을 위해 치유 방법을 제공하거나 또는 상태를 나아지게 해줄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은 없다고 보는 것이 좋다.

 

교회는 약물치료를 처방, 병행할 수도 없으며 전문적 상담 훈련을 거치지 못한 목회자가 할 수 있는 상담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실제 이 같은 정신질환을 호소하는 사람 중 교회를 통해 오히려 상태가 나빠진 경우도 적지 않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A 집사는 몇 해 전 가족 문제로 담임 목사에게 정신적 고통을 털어놓았다. 돌아온 대답은 “기도가 부족하다”, “너 자신의 탓이 크다”, “교회에 더 열심히 다녀라”는 답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몇 달 후 교회 지인들이 A 집사의 집안 문제를 거의 다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 충격으로 A 집사는 정신 질환이 더욱 심해졌고 전문 상담소를 찾아야 했다.

 

미국 교회에서는 목회자가 법적인 분쟁에 빠지게 된 경우도 있다. 심하게 우울증을 앓던 이가 목회자에게 상담을 받았는데 이후 자살을 택한 것이다. 그 가족들이 목회자를 상대로 고소를 했고 이유는 우울증이 심한 상담자를 정신과 의사에게 의뢰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스스로 정상이라 여기지만 실제로는 아닌 경우 많아”

자가진단 후 전문상담 통해 치유방법 찾아야

 

▲ 한인가정상담소 제인 박 전문 상담사는 정신질환에 관해 자가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 크리스찬투데이

 

한인가정상담소 제인 박 상담사는 “상담을 공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상담 윤리가 있다. 이 중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상담 등을 통해 또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윤리적으로 옳지 않음”을 말한다. 즉 교회 목회자는 이미 상담을 의뢰한 성도와 교회 멤버로 관계를 맺고 있는 위치에 있다. 더군다나 교회에 함께 출석하는 부부 사이의 문제로 정신 질환을 호소했을 경우, 상담을 원한 성도가 정신 질환의 피해자인 동시에 또 다른 성도가 가해자의 위치에 있을 수 있다. 그 모든 사정을 알고 있는 목회자의 경우, 상담하는 위치에서 볼 때 그렇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울증이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은 그래도 기대기 편한 교회를 찾는다. 이때 교회가 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간접적인 해결 방법이 있다. 바로 교회가 정신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과 전문 상담 치료사 사이에 다리가 되는 것이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을 앓는 이들 중 대부분은 자신이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순간적인 감정 기복 또는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불안 또는 고통이라고 여기고 넘어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정신 질환 환자들의 경우 자신이 건강 상태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아는 것이 먼저다. 이것은 자가 진단 등을 통해 알 수도 있다. 하지만 진단을 위해 전문 상담소 등을 찾기까지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바로 이 부분을 교회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제인 박 상담사는 “자신의 정신 건강이 정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자가 진단지를 활용하면 좋다. 이 같은 진단을 통해 자신이 현재 어떤 정신적인 고통 또는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후로 보다 자세한 상담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유 방법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 한인들의 경우 50대에서 60대 사이는 이 같은 진단을 받는 것에 관해 장벽이 낮은 것 같다. 그러나 30~40대의 경우는 아직도 상담소 등의 문을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들이 편하고 쉽게 정신적인 자가 진단 또는 상담을 할 수 있도록 교회와 종교지도자가 함께 나선다면 큰 도움이 된다. 실제 한인가정상담소에서는 교회 등 단체가 요구할 때 나가서 세미나를 하는 아웃리치 프로그램이 있다. 이것도 상담이라는 표현보다는 ‘행복한 가정’과 같이 참여를 쉽게 할 수 있는 표현을 쓴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편하게 자가 진단과 상담으로 이어진다면 교회가 정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고통을 호소하는 정신질환자에게 교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또는 성도가 정신적 어려움을 외칠 때 목회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한때 한국에서는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라는 표어가 유행했다. 병원을 꺼리는 환자들이 약사에게 진료까지 의뢰하는 사회 풍토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성도의 신앙 또는 이민 사회 정착과 같은 교회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는 적극적으로 교회가 나서는 것이 맞다. 하지만 정신 질환의 경우 교회는 경청은 하되 이들을 보다 전문 상담자에게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본다. 특히 평소에 세미나와 같은 형식으로 정신 질환 관련 자가 진단의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도가 교회를 통해 더 고통을 받거나 목회자의 잘못된 상담으로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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