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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자가 교회 문을 두드릴 때 ...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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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4 [05: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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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병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프면 병원을 간다. 치료를 받고 다시 삶을 시작하고 병을 이겨낸다. 그런데 아파도 병원에 쉽게 가기 힘든 병이 있다. 바로 정신병이다.

 

교회 커뮤니티는 항상 아픈 사람에게 관대하다. 암이나 재활 치료를 받는 성도가 있다면 항상 기도하고 방문해 용기를 준다. 감기와 같은 흔한 병에 걸렸다 해도 아마 서로 챙겨주는 마음이 클 것이다. 그런데 정신병은 조금 이야기가 다른 것 같다. 이것은 아파도 말하기가 힘들고, 주변인들이 반응도 썩 좋지는 않다.

 

교회를 통해 치유할 수 있는 정신 질환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면서 전문 상담사를 비롯해 몇몇 정신 질환을 앓은 이들과 짧게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런데 공통적인 것은 다들 교회를 통해 적지 않은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한 성도는 극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담임 목사를 찾아 상담했다고한다. 결과는 ‘기도가 부족하다’, ‘하나님이시련을 주시는 것이니 이겨내야 한다’라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 치유 기도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기분도 나지고 우울한 기분도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몇 주 뒤 똑같은 증상을 호소하고 담임 목사를 찾았지만 비슷한 이야기로 오히려 자신을 다그치기도 했다고 한다. 양쪽 말을 다 들어보는 것이 좋겠지만 조울증으로 비슷한 상담을 했던 다른 이의 대답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담임 목사의 행동보다 더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교회 내 같은 성도들의 눈초리였다고 한다. 본인 스스로 정신적 고통을 감내하고 버티는 때에 주변인들의 ‘정신병자’의 시선은 무척 견디기 힘들었다고 한다. 특히 자신의 상담 내용이 다른 성도를 통해 들려올 때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수치심과 배신감까지 느꼈다고 한다.

 

TV에 가끔 나오는 교회 내 정신병 환자와 관련 뉴스를 보면 교회가 이들을 마귀에 사로잡힌 영이라 부르며 배척했다는 사례도 있다. 교회가 적어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성도를 인도하며 복음을 전파하는 곳이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일지 모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소 일반적인 삶을 산다고 믿는 사람 중에서도 정신 질환을 가진 이들이 많다고 한다. 특히 현대 사회에 수많은 스트레스 요인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신 질환은 어쩌면 감기보다 더 흔한 병일지 모른다.

 

정신 질환자가 교회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교회는 이제라도 정신 질환을 앓는 성도나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다. 적어도 이들에게 “마귀에 빠졌다느니”, “하나님을 멀리해서 그렇다”라는 무서운 말보다는, 고통을 들어주고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전문 기관과의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연계를 도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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