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일상에서의 거룩함 발견
김정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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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07 [00:0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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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땅 위를 걷는 것이다.”중국 임제 선사의 말입니다.

예수님도 메시아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엄청난 초자연적인 기적을 바랄 때 삶 속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삶의 변화를 보는 눈이 복되다고 하셨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이번 한해를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해 보다 가장 평범하고 기본적인 일들에 더욱 성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목사라는 명분으로 가정생활을 소홀히 한 것에 대해 요즘은 자주 잘못했다는 자책을 할 때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몇 년 지나면 다 대학에 가버릴 것이기에 요즘은 시간이 나면 가끔 아이들 학교 가기 전에 밥도 준비해 주고 다른 아버지들 하는 것처럼 학교도 데려다 주고 또 어쩌다 학교 프로그램에도 가보고 그럽니다. 멀쩡하게 하다가도 집사람이 하라고 하면 바쁜데 쓸데없는 일 시킨다고 불평은 하지만 평범한 아빠 노릇하는 것이 가끔 새삼 재미있기도 합니다.

엊그제 어느 분에게 옛날에 제가 썼던 책을 드렸더니“그렇게 바쁘신데 언제 글을 쓰셨나요?”하십니다. 그 말을 들으며 저는 거꾸로 내가 요즘 글도 쓰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다면 참 큰 문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크라테스인지 누군지“음미되지 않는 인생은 가치가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글이라도 삶을 깊이 생각해보는 글쓰는 훈련에 다시 들어가야겠다는 도전을 받았습니다. 물론 삶이 없는 글은 말장난입니다. 그러나 자기성찰과 음미가 없는 삶역시 바쁘게 돌아가는 몸짓(motion)일 뿐 재창조의 삶(recreative action)이 되지는 못합니다.

얼마전 미국신학교에서 무슨 비디오를 제작하는데 인터뷰를 하겠다고 하길래 머리에 포마드도 바르고 촬영기 앞에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질문은“왜 목사가 되었는가?”“언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는가?”뭐 이런 질문입니다. 잘 보이려고 눈을 크게 뜨고 카메라를 바라보며 여유를 가지고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돌아오면서 정말 내가 목사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부름받은 삶(Called Life)’과‘ 밀려가는 삶(Drivened Life)’을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요즘 목회의 현실은 목회자들에게 너무 기술적(technical & mechanical)인 실력과 목회 전문가(professionalism)로서의 기능을 잘해야 하는 요구가 강합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하나님의 부름’으로 거듭 돌아가는 노력보다‘목회 전문성’에 치중하게 되는 위험을 안고 살아갑니다. 물론 기본적인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는 목회자들이 목회를 한다고 하면서 교회도 힘들게하고 가족들도 고생시키는 일이 너무 많은 현실이기는 합니다. 그러면서도 목회자에게 몰려오는 치열한 교회성장 부담은 목회자들 스스로‘부름받은 소명’보다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이게 만듭니다.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과 같은 기가 막힌 일을 벌리신 이후에 사람들이 몰려오면 꼭 그 자리를 떠나셨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의 목회가 사람들에게 보이려는 몸부림이 너무과한 것은 아닌가 반성할 때가 자꾸 생깁니다.

새해에는 가장 평범한 삶 가운데서 하나님의 거룩한 기적의 역사를 발견하는 훈련을 더하려고 합니다.

김정호 목사(아틀란타한인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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