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8월 하순은 대추를 수확하는 날
이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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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24 [02:1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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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여름의 끝자락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필자의 집 뜰에는 대추나무가 한 구루 있습니다. 27년 전 집을 사고 이사를 했을 때 교회 권사님 한분이 기념수를 선물하셨습니다. 당시는 그것이 그렇게 고마운 선물인지 몰랐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대추나무를 선물하신 권사님의 사랑이 커가는 것입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과실수를 통한 수확의 기쁨을 알기에 4개월 전 교회당을 새로 구입하고 나서 교회 건물 주변에 20여개의 여러 종류의 과실 수를 심었습니다. 수년이 지나면 수확의 기쁨을 온 교우들이 함께 느껴 볼 것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대추나무를 심고 수년이 지난 후부터 여름마다 결실하기 시작했습니다. 

 

20여년을 자란 작은 나무가 지금은 2층 지붕을 넘어 무성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나무가 커 가면서 해 마다 수확의 양도 불어갑니다. 금년에도 대추나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가지가 휘어지고 꺾어질 정도로 많은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8월 하순이면 대추를 수확해서 교회에 가지고 갑니다. 

 

대추를 딸 때는 항상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대추나무에는 크고 작은 가시가 많기 때문입니다. 조심을 한다고 하는데도 일을 마치고 나면 이곳저곳에 날카로운 가시에 찔리기 때문입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대추를 따기 위해선 두 개의 사다리가 필요합니다. A 형 사다리와 긴 사다리가 필요합니다.

 

전에는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것에 겁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몸이 둔해져서 인지 이제는 겁이 납니다. 그래서 오늘도 사다리에 오르기 전 주님께 먼저 기도를 드렸습니다. 어려움 당하지 아니하고 대추를 딸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주님의 은혜로큰 상처 없이 일을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긴 사다리를 장소를 이리 저리 옮기며 대추를 따는 동안 이마엔 구슬 같은 땀이 안경으로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이것을 받아 들고 기뻐하실 교우님들을 생각하면 절로 기쁨이 더합니다. 그러면서 작은 걱정이 되는 것은 행여나 대추를 나누는 과정에서 소외를 느끼는 분이 없기를 염려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염려할 필요가 없는 것은 교회 여전도회 회장 권사님이 다른 것도 잘 하시지만 몫을 각 사람별로 나누는 것을 특별히 잘 하시기 때문에 나누는 것을 권사님께 맡기면 되기 때문입니다. 대추는 먹는 기쁨보다 보는 기쁨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작은 봉지에 하나씩 담아 드리면 그렇게 기뻐하십니다. 

 

수확의 기쁨도 즐겁지만 나누는 기쁨 또한 기쁨이 배가 됩니다. 대추가 영글기 위해선 9 월 중순은 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8월 하순에 수확을 하는 것은 수확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잘 익은 대추를 빼앗겨 버리기 때문입니다. 누구에게 빼앗기느냐고요? 참세보다 더 작은 새들이 먹습니다.

 

그것도 잘 익은 부분만을 먹고 버립니다. 그럴 때면 마음이 상합니다. 이른 봄부터 거름을 주고 아침저녁으로 정성스럽게 물을 뿌리며 수확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반복되는 많은 수고를 햇것만 저들은 도적과 같아서 아무런 수고도 하지 아니하고 때가되면 날아와서 주인의 허락 없이 농사를 망처 버리기 때문입니다. 

 

새뿐이 아닙니다. 다람쥐도 먹습니다. 어떻게 알고 어디에서 오는지 평소에는 눈에 뜨이지 아니하던 다람쥐가 대추가 익으면 어김없이 나타납니다. 그 외에도 덩치 큰 풍뎅이들이 날아와 대추나무를 점령합니다. 그래서 저들에게 한 해 농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하여 덜 익은 대추지만 무르익기 전에 수확을 하는 것입니다. 

 

대추나무를 통하여 농부의 마음을 알게 하셨습니다. 수확의 기쁨을 알게 하셨습니다. 나누는 기쁨을 가지게 하셨습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또 다른 수확의 기쁨을 기대하게 하셨습니다. 심은 대로 거두는 열매의 법칙을 배우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위하여 이 땅에서 뿌린 희생의 씨앗이 하늘에서 큰 결실로 되돌아 올 것을 기대하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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