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열심만 가지고 되지 않는 노방 전도의 부작용
이상기 목사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9/07/17 [01:15]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얼마 전 필자가 사는 지역의 한인 마켓을 잠시 들릴 일이 있었습니다. 일을 마치고 차를 타기 위하여 주차장으로 가는데 출입구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50대 후반의 단정하게 차려 입은 여인이 필자에게 다가와 전도지와 설교 CD를 전해 주려고 하기에, 그 분을 향하여 공손하게 수고하신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노방 전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구원의 확신과 복음에 대한 열정이 없이는 공적인 장소에서 여러 사람을 상대로 복음을 전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름대로 정중하게 예의를 표하며 수고하신다는 말씀을 드렸던 것입니다. 인사를 받은 전도인은 더 적극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당신은 Valley 지역의 어느 감리교회에 속해 있으며 드리려고 하는 설교 CD는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의 것이라고 하면서 너무 좋은 내용이 들어있으니 받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신분을 조용하게 그분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목사입니다. 그러니 저에게는 그런 수고를 안 하셔도 됩니다. 

 

좋은 의도로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목사이기에 더 자기 교회 목사님의 설교 CD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과 그런 일로 나쁜 감정을 가지고 큰 소리를 하고 싶지 않아 다시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라고 말하고 떠나려 하자 그래도 자신이 전하는 전도지와 설교 CD를 받아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사태가 이 정도까지 되다보니까?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노방 전도하는 분을 귀하게 여겨 처음부터 정중하게 대한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말을 섞지 않았으면 마음이 상할 일도 없었을 것을 너무 다정하게 인사를 했다가 차문을 열어 놓은 채 실랑이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나의 신분을 밝힌 것은 그 시간에 다른 사람, 복음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전도의 기회를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나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목사이기에 더 전도지를 받아야 하고, 목회자이기에 자기 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묻지도 않았는데 설교 내용에는 이러 이러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면서 당신이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이 모든 목사님들의 선생의 위치에 있는 것처럼 강하게 주장을 했던 것입니다. 순간! 내가 목사입니다. 내가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입니다! 라고 말한 것이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들을 마음에 준비가 없는 사람이나 상대방의 말을 받을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어떤 소리도 들어갈 틈이 없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할 줄 모르면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그런 자신의 행동이 주님을 위한 열심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일로 상대방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왜 알지 못할까?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일 복음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 저런 강압적인 자세로 복음을 전하면 전도의 효과가 있기는 할까? 좀 더 부드러운 자세로 전할 수는 없을까? 교회 이름으로 노방 전도를 할 정도면 준비 없이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전도인의 자세와 전도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을 훈련 받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겸손한 자세로 하지 아니하고 자기 열심만으로 한다면 주님이 기뻐 받으시는 전도가 될 수 있을까? 복음을 전하는 것은 강요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전하는 복음을 당신이 받아야 한다고 강요하거나 명령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디모데후서 4장 2 절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여 권하라” 바른 전도인의 자세는 말씀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내가 전하는 복음을 통하여 상대방이 구원을 받든지 안 받든지 우리는 속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책임은 힘을 다하여 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가워야 할 전도인과의 만남이 상처로 남지 않기 위해선 주님이 우리에게 본을 보이신 것처럼 먼저 사랑으로 상대를 향하여 겸손과 희생으로 섬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희생과 사랑, 섬김이 수반하지 않는 전도는 돌짝밭에 뿌려진 씨앗과 같아서 믿음의 뿌리를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