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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과 지역주민 위한 공간을 꾸미라"
교회시설 이용 그 시작은 '발상의 전환' … 나성한인교회 · 평강교회 주목 필요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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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9 [03:4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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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강교회에는 주차장을 개조해 만든 모임 장소가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뉴욕의 명물 하이라인 파크(Highline Park)는 본래 버려진 고가 철도였다. 맨해튼과 로어 웨스트 사이드를 잇는 길이 1.45마일의 철도는 화물을 실어 나르는 용도로 사용됐다. 뉴욕시는 이 버려진 철도 고가를 철거하는 대신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철도 주변에 의자와 벤치가 놓이고 철도 진입로마다 꽃과 나무가 심어졌다. 2009년 6월 하이라인 파크는 뉴욕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첼시와 허드슨 지역을 잇는 주요 고가 보도 역할도 감당하고 있다. 뉴욕시가 벤치마킹한 프랑스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나 오르세 미술관 역시 버려진 오르세역을 바탕으로 했다.

 

이 밖에도 버려지거나 사용하지 않는 것들에 다시 생을 불어넣고 명소가 된 사례들은 많다. 여기에서 유명세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사용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활용해 대중과 공공의 목적으로 사용하게 만든 발상의 전환을 주목해본다. 그리고 규모는 달라도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이 교회 안에서도 분명 놀라운 역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나성한인교회는 지역을 대표하는 한인 교회 중 하나다. 최근 이 교회는 EM 예배당 옆 안 쓰는 창고 자리에 ‘더 스프링(THE SPRING)’이라는 카페를 만들었다. 교회가 내부 또는 외부 시설을 이용해 카페를 만든 사례는 많이 있지만, 스프링 카페는 조금 남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카페의 내외관 테마인 ‘오픈(OPEN)’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언덕에 자리한 스프링 카페의 입구는 유리로 만든 미닫이문으로 ‘ㄴ’자 형태로 만들어졌다. 한 번에 쭉 열면 카페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했고 반대쪽 테라스 공간도 넓게 만들어 말 그대로 ‘열린 공간’을 만들어낸다.

 

▲ 나성한인교회가 창고를 개조해 만든 더 스프링 카페.     © 크리스찬투데이

 

여기에 카페 내부에 자리한 시설 또한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보통 교회 내 카페라고 하면 교인들을 위한 시설에 치중한 나머지 커피 자체의 맛을 내는 부분에 예산을 아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스프링 카페는 유명한 일반 카페들이 갖추고 있는 브랜드 에스프레소 머신은 물론이고 커피를 만들 때 쓰는 원두 역시 최고의 스페셜티를 사용한다. 이 부분만 봐도 스프링 카페가 단지 교회 안에 자리한 카페가 아닌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으로 나아갈 준비를 했다고 여겨진다.

 

신동철 담임목사는 “본래 짐을 보관하는 창고였던 이곳을 교회 내 다양한 세대가 한데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별히 카페를 생각한 이유는 밖에 나가서 보니 젊은 세대들이 공부하거나 모이는 장소가 카페였다. 그런 걸 보면서 카페라는 공간이 이제는 하나의 문화적 공간으로 자리 잡을 것을 보았다. 카페가 가진 장점이 교회 안에 필요하다고 봤다”라며 활용의 동기를 밝혔다. 

 

스프링 카페의 운영과 관련 임선기 장로는 “앞으로 스프링 카페를 통해 바리스타 교육과 함께 커피라는 것을 배울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배출된 바리스타를 통해 카페 운영을 보다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카페를 커뮤니티에 개방해 활용한다는 계획도 있다. 실제 스프링 카페는 문을 열고 나서 지역 커뮤니티 정치인을 비롯해 다양한 리더들이 방문해 모임을 갖기도 했다. 

 

교회는 스프링 카페를 새로운 전도 전략의 롤모델로도 여기고 있다. 카페가 교인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을 넘어 커뮤니티와 불신자들도 찾는 공간이 된다면 이를 통해 스프링 카페가 가진 비전을 나누고 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지는 아직 장담할 수는 없어도 스프링 카페가 가진 콘셉트와 의미, 그리고 시설만을 놓고 보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 더 스프링 카페는 교인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졌다. 왼편부터 임선기 장로, 샘 고 목사, 신동철 목사, 노승규 장로     © 크리스찬투데이


사우스 파사데나에 자리한 평강교회(이상기 목사)는 본당 뒤편에 넓은 휴식 공간을 갖추고 있다. 본래 이 자리는 주차장이었다고 한다. 평강교회가 이사 오기 전에 자리했던 미국 교회가 이같이 공간을 활용했고 평강교회가 이사 후 의자와 테이블 등을 놓고 주변으로 과일나무를 심어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교회의 뒷마당은 당장이라도 책을 들고나와 읽기 좋은 아늑함이 느껴진다. 교회는 이 시설을 가능하다면 지역 주민들의 쉼터로 개방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 카페와 같은 시설을 갖추지는 못해도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음료나 물을 제공하면서 목마름도 달랠 예정이다. 교회는 결혼식이나 기타 이벤트를 이 장소에서 열 계획도 가지고 있다. 계획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교회는 지역 내 주민들을 위한 하나의 휴식 공간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 모임장소 주변에 과일나무를 심는 모습. 사진=평강교회     © 크리스찬투데이

 

한국의 경우도 안산시에 자리한 꿈의교회(김학중 목사, 구 레포츠교회)는 예배당보다 체육관을 먼저 지어 지역 주민들과의 전도에 나선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체육관으로 사람이 몰리다 보니 이름도 아예 신안산교회에서 신안산레포츠교회로 바꾸기도 했다. 이후로 더 많은 이들이 교회를 찾았고 지역봉사에도 게을리 하지 않은 덕분에 교회는 빠르게 성장했고 인근 부지에 새 성전을 지으면서 공모를 통해 얻은 이름인 꿈의교회가 만들어졌다.

 

이처럼 교회가 가진 시설이나 공간에 대한 발상의 전환은 결국 전도의 새로운 전략 모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 사례에서 보듯 교회가 세상으로 파고드는 시설과 기능을 만들어내면 사람들을 그곳을 통해 복음과 교회의 비전을 접하고 교회 공동체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의 씨앗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사실 소개된 교회들처럼 시설이나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 교회가 더 많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서두에 언급했듯 규모보다는 발상의 전환이 중요하다. 카페를 할 수 없다면 교회 입구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은 테이블과 보온병을 두어 오가는 이들에게 휴식 공간을 마련해줄 수도 있다. 그것도 어렵다면 그늘을 피할 수 있는 천막과 의자 하나만 있어도 앉아서 쉬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공간에 대한 전환. 어쩌면 이것만큼 효과적인 전도 전략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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