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신앙일기 유산 남기기
김정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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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6/20 [02:4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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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교회, NY)

지난주간 시작한 70세 이상 남성 큐티모임에서 ‘영성일기’를 쓰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것이 자손들에게 남기는 신앙의 유산이 되도록 하자고 했습니다.

 

10여년 전인데 코카콜라 회사 고위직에 계시던 분이 일찍 은퇴를 하고 세계여행도 다니고 은퇴 이후의 인생을 멋지게 살려고 계획을 세우던 중 암에 걸린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적으로 여러면에서 뛰어난 분이기도 하고 미국교회 다니면서 왠지 한인교회를 우습게 여기고 목사를 조금 쉽게 생각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부담스러운 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만나면 영어로만 대화를 하시기에 불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를 만나고 싶다 한다고 측근들이 연락을 했기에 찾아갔습니다. 그분이 제게 이런 말을 합니다. “목사님, 내가 일찍 은퇴하고 이제 아내와 여행도 다니고… 무엇보다 이제 두살된 손주놈 크면 데리고 다니면서 골프도 가르쳐 주고 진짜 신나게 잘 살고 싶었어요. 너무 인생 허무합니다. 목사님, 떠나긴 떠나야 하는데 얼마남지 않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그때 제가 제안한 것이 손주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남기라고 했습니다.

 

때가 되어 떠나게 되어 장례는 출석하는 미국교회에서 주관했지만 가족위로예배를 제가 인도했는데 그분의 아들이 이런 말을 합니다. “아버지가 지난 몇개월 많이 아프셨지만 무척 행복했습니다. 몸에 진통이 몰려와도 사랑하는 손주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남기시면서 보람있어 하셨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저는 아버지를 아버지 일기로 만났습니다. 내가 초등학생때 미국에 유학가셨고 고등학교 2학년때 이민와서 만난지 3년만에 하나님 부름을 받으셨습니다. 아버지 세상떠난 후 하나님에 대한 분노를 이기지 못해 교회를 떠나있던 때에 어머니가 장남인 제가 챙기라고 주신 아버지 신앙일기를 읽다가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알게 되었고 결국 내 인생 분노의 방황을 멈추고 하나님께 무릎 꿇고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내가 태어난 날 천하 가장 행복한 인간이 된 아버지, 내가 고등학교 1차 시험 떨어졌을 때 미국에서 아들 곁에 함께하지 못한 아버지의 아픈 마음을 읽으면서 아버지를 알았습니다. 월급도 받지못하면서 목회했던 교인 20명도 안되는 작은 교회 행복한 목회고백을 읽다가 결국 나도 그런 행복한 인생 살겠노라 결단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70세 이상 남성큐티는 큰 기대없이 시작한 모임입니다. 왜냐하면 큐티나눔은 보다 젊은세대나 여성들이 잘하는 것이지 나이 많은 한국남자들은 여러 이유에서 하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남자들은 무엇보다 자기 이야기를 잘 못하기도 하지만 헛되고 부질없는 세상이야기나 잘합니다. 더군다나 나이 많은 한국남자들은 자기 속 이야기를 신앙적으로 풀어내는 것을 어색해 하기도 하고 그런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70세 넘은 남자 큐티나눔이라는 자체가 영어로 ‘oxymoron’(모순)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항상 우리의 생각과 경험을 초월하는 예기치 않은 은혜의 기회를 주십니다.

 

현재 시작한 수요일 아침과 금요일 저녁 남성큐티모임을 70세 이상이라는 제한을 없앨까 합니다. 연령제한없이 모이고 인원이 늘어나면 분반하면서 남성큐티나눔을 확장하면 좋겠습니다. 교회에서는 신앙일기를 돕기 위한 영성일기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신앙일기를 자손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분들에게는 책으로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도우려고 합니다.

 

교회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2025년도 ‘QT 말씀나눔 500’에 계속 집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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