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카페 하고 싶은 교회여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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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30 [01:2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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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내 빈 자리에 카페를 하고 싶다는 전화를 근래 들어 심심치 않게 받고 있다. 기자에게 이런 질문들이 오는 이유는 취미로 시작했던 커피 바리스타 경력이 나름 몇 년 정도 쌓여 어느 정도 정보를 줄 정도의 지식은 가지고 있다 보니 주변에 소문이 난 모양이다. 그냥 말 그대로 작은 조언 정도를 할 수준이지 컨설팅까지는 아니다.

 

전화를 해 온 목사님께 두 가지를 물어봤다. “교인들을 상대로 하실 건가요? 아니면 일반인도 이용하게 하실 건지요?” 그리고 “원두는 스페셜티를 하실 건가요 장비 구입에 따른 예산은 있으십니까?” 대체로 이렇게 질문을 하면 답변은 무척 모호하다. 이분 역시 교인들도 이용하고 일반인도 이용하면 더 좋다. 스페셜티랑 그냥 커피랑 무슨 차이가 있나? 그래도 좀 적당한 선에서 좋은 것으로 하고 싶다. 대략 이 정도 질문과 답이 오고 갔다.

 

우선 타겟이 모호하고 어떤 커피를 팔고 싶다는 것에 대한 분명한 컬러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기자의 짧은 경험상 교회에서 카페를 하고 싶다면 앞서 물은 두 가지는 반드시 명확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이야기를 계속 헛돌 수밖에 없다. 이 목사님과의 대화의 끝은 교회내 빈자리에 카페와 같은 테이블을 놓고 머신 구입이나 원두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자판기를 임대해 교인들 친교에 활용하면 좋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인 듯 그 목사님은 조금 언짢은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

 

대부분 교회에서 카페를 한다는 것은 첫째 교인들도 이용하고 외부인들도 오다가다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교인들이 이용하는 카페에 외부인이 왜 오느냐고 생각해 본다면 그것에 답이 있다. 또한 교인들 역시 교회 내 카페에 기대하는 부분이 너무 상업적으로 가는 것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 때문에 처음부터 고객을 정확히 잡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인을 상대로 한다면 교회 카페라 할지라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한 블록 건너 카페가 있는 요즘. 상업적 카페도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서 교회 카페로 발길을 옮기는 이들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교회 카페가 일반인을 상대로 한다면 남다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렌트비가 나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도 있다. 다만 교회가 상업적으로 제품을 파는 것은 세법이나 기타 고려해야 할 부분도 많기에 CPA와 상담도 먼저 해봐야 한다. 교회 내 카페를 운영하는 일부에서는 $2~3 정도 소정액을 교회로 도네이션하면 커피를 준다는 방법을 선호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커피 원두나 기타 장비의 수준도 상업적 카페 못지않게 최고 수준으로 갖출 필요가 있다. 이것은 맛을 내기 위함이다. 대체로 일반인들이 인정하는 맛과 분위기를 내는 카페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교인들도 즐겁게 이용하는 사례들이 많다. 교인들도 교회 안에서는 성도지만 밖을 나가면 일반 카페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들의 기대치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갖추기 위해선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 교회에서 교육받은 바리스타를 배출하지 못하고 외부인을 쓰게 되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운영이 힘들 수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요소들이 카페를 하기 위해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이 때문에 “우리 교회가 카페를 한번 해보려고”라고 툭 던지는 질문에는 다소 차가운 반응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두는 교회가 하는 카페니까 더 믿고 찾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다. 카페를 하고 싶다면 그전에 이런 부분들을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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