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이정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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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5/23 [13:5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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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미 선교사(터키 푸른초장교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화책을 읽으며 생각한다. 앨리스의 모험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꿈꿔본다. 예전부터 알던 동화지만, 엄마가 되어 다시 이 책을 읽어주려니 많은 생각이 든다. 갑자기 내가 이 땅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산 기분이 든다.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나무 울타리 굴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굴속에 이렇게 큰 숲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주스를 마시니 몸이 작아지기도 하고 커지기도 하면서 그곳에서 앨리스는 이방인이 된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잠시 상상에 빠져 있었더니, 어느 순간 나는 다른 세상에 와 있고, 강처럼 흐르는 시간 속에서 내 몸은 몇 번이나 모습을 바꿔가며 이곳에 살고 있다. 예전의 내가 아닌 다른 나로 산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을 해도 나는 그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동화책에서 앨리스가 여왕을 만나게 되고 재판관이 되어 불의한 행동을 보고 용감하게 말한다. 여왕이 사형에 처한다고 하자 병사들이 달려든다. 그때 그 순간 기적처럼 몸이 커진다. 나 역시 이곳에서 위험한 상황에 불안할 때도 있었는데, 앨리스처럼 작아졌다가 커진다. 앨리스가 병사들을 피해 도망치고 결국은 굴속으로 떨어져 상황을 피하게 된다. 잠꼬대를 하며 일어난다. 동화 이야기지만 점점 앨리스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든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로, 사모로, 사역자로, 교사로 남편과 함께 교회 개척을 하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모습을 바꾸며 산다. 2009년 이 나라에 떨어져 이들과 동화되어 산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그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 그들은 무엇을 믿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지금 그들의 마음속에 무엇을 바라고 있는지 알고 싶다.

 

하나님의 은혜로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을 믿는다. 그루터기가 있음을 믿고 그들을 찾아 나선다. 아직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지만 믿음으로 바라본다. 그들처럼 이곳에서 현지학교를 보내는 학부모로 지낸다. 어머니의 날에 그들의 것들로 내게 선물을 주는 아들을 보며 새삼 이곳의 문화에 적응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여기서 아들을 낳고 그들과 같이 키우며 살아간다. 내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길로 걸어 들어온 것이다. 현지어 숙제를 봐주며 함께 학교생활에 참여한다. 이들과 같이 학부모로 살아가게 하심에 감사드린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어쩌면 이것은 내 인생에서 짧은 여행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원한 생명의 삶을 바라보며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하나님께서 내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게 하시며 경험케 하심에 감사드린다. 세계 어느 곳에 있든지 하나님이 함께하시기에 믿음으로 이 길을 걸어갈 수 있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어 쫓는다는 말씀을 믿는다. 이제 이상한 나라에서의 앨리스는 엄마가 되었고 그들과 친구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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