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스님이 만든 영화 "산상수훈"
서인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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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4/25 [08: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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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인줄로 알았다. 영화 <산상수훈> 포스터를 접한 기자는 성경에 나오는 ‘산상수훈’을 현대적 접근방식으로 전개해 나가는 줄로만 알았다. 신에 대한, 조금 특별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동굴 속에 모인 8명의 청년들이 고뇌하는 대화를 통해 성경을 바로 깨닫게 해주는지 알았다.

 

그들의 궁금증들은 대체로 이러했다. “천국이 정말 존재하는 걸까?” “착하게 살면, 나는 정말 천국에 갈 수 있을까?” “하나님은 선악과를 왜 만들어 우리를 시험에 빠트렸을까?” “하나님은 왜 나의 고통은 돌봐 주시지 않는 걸까?”

 

그런데 이 영화를 감독·연출한 이가 스님이라니 뜻밖이었다. 아니 화들짝 놀랬다. 비구니인 대해스님(유영의∙대한불교조계종 대해사 국제선원장)이라는 분이 직접 미디어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들으니 연출 의도는 확연히 드러났다.

 

“본질이에요, 깨달음. 그렇기 때문에 이제 그걸 아는 사람이 최고로 잘 살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온 것이죠. 그런데 그걸 갖다가 제가 영화로 찍어가지고 종교를 모두 합해가지고, 기독교 전체를 합해놓고 거기에다 불교 딱 합해놓고 그러니까 어떻게 되느냐? 종교통일이 되잖아요. 모든 싸움이 종교 싸움 아니에요? 종교통일이 되고, 세계 평화통일 되고…. 그러니까 이걸 이룩하려고 제가 진행하고 있는 것이에요.”

 

그러면서 모든 종교는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같으니 공연스레 청년들이 고민하지도 말고, 집안에 불교신자와 기독교신자가 공존함으로 인해 불편해 하지도 말라고 했다. 왜냐면 진리는 모두 같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감독은 더 나아가 기독교의 본질적 문제점에 대해 나름대로의 해결책도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진짜 산상수훈의 메시지와는 엇박자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성경과 불경의 가르침이 보편적인 진리에서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겠으나 죽음 후의 세계를 논하는 한 기독교만이 영생이 있는데 이 영화는 그것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었다.

 

무조건적 믿음만을 강요하는 기독교의 접근법도 개선의 여지는 있으나 불교적 결론을 내려놓은채 기독교 스토리와 색채를 입쳐 불교와 기독교의 본질은 동일하다는 논리를 펼치는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까? 아무리 한국의 기독교가 색이 많이 바랬다해도 어찌 이방종교가 이렇게까지 태클을 걸어올 만큼 만신창의일까….

 

종교다원주의, 종교간 대화를 외면하면 시대착오적인 보수세력으로 여겨지는 세대라지만 그래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내 종교가 다른 이의 종교보다 우월하다는 자세도 거부하고, 타종교인을 비하하는 자세도 더더욱 아니다. 다만 우리가 갖고 있는 진리는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는 확실한 믿음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난해하고 철학적인 질문들이 점차 논리적으로 증명되어 간다는 이 영화를 미주한인교회 성도들은 어떤 호기심, 강한 동의 아니면 기자처럼 이름만으로 당연히 진짜 산상수훈인줄 알고 접하고 있을까?

 

이 아침에 심호흡을 하면서 산상수훈을 차분히 또 읽어 내려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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