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목사님! 제 친구를 제발 말려 주세요!
이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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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02 [02:43]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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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십 사오 년 전의 일입니다. 남편을 앞세우고 하나 뿐인 딸과 힘들게 살아가는 K 집사님이 계셨습니다. 남편은 치료가 되지 아니하는 어려운 병으로 오랫동안 투병을 했기에 부인 집사님이 남편의 병수발을 돕느라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홀로 되고 수년이 지났을 때의 어느 날 이었습니다.
 
K 집사님과 오랫동안 교제를 이어오던 주변의 친구 분이 전화로 상담을 요청을 했습니다. 상담을 원하는 내용은 K 집사님이 요즘 공개적으로 한 남자를 만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신을 비롯한 다른 친구들의 안목으로 볼 때에 K 집사님이 만나서는 아니 될 사람인 것 같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병든 남편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다시 남자 문제로 상처 당하는 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전화로 상담할 내용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주중에 교회 사무실로 오셔서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 해 달라고 부탁을 하고서 수일 후 만났습니다. 그 분을 뵙고서 K 집사님이 좋은 친구를 가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로 친구를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친구는 K 집사님이 그 남자를 만나면 아니 되는 이유를 여러 가지로 설명했습니다. 남자의 직업과 성품, 가족 관계 등에 대해서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친구의 염려가 얼마나 걱정스러운 것인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친구의 말을 다 듣고 나서 나는 정중하게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 분에게 다음과 같이 말을  했습니다. 왜 필자에게 오기 전에 이러한 내용으로 본인에게 직접 권하지 않았느냐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다른 친구들과 함께 몇 번 진지하게 권면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실례인 것을 알면서 용기를 내어 K 집사님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인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에 저는 두 가지 이유로 K 집사님에게 권면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첫째 이유는 지난 십여 년 동안 집사님이 교회 안에서 보여준 믿음과 봉사의 삶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K 집사님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주변의 친구들이 걱정하고 염려하는 것처럼 생각 없이 잘못된 결정을 내리실 분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확실하게 믿는다고 했습니다. 만일 K 집사님이 여러 사람이 반대하는 그 남자를 반려자로 택하셨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으실 것이라고 했습니다. 
 
두 번째로 집사님에게 이런 문제로 권면을 드리지 않기로 한 것은 K 집사님은 기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기도로 주님께 쉬지 않고 구하시기에 자신의 삶을 아무렇게나 결정할 분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주변의 친구 분들도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집사님의 선택과 결정을 믿고 기다려 주시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상하다는 듯 필자의 말을 수긍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친구의 발걸음이 한 없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이후 지금까지도 K 집사님의 친구와 대화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우연히도 다시 만나지 못했습니다. 물론 십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K 집사님에게 한 번도 그 남자에게 대하여 묻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만나셨습니까? 왜 그 분과 가정을 이루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연유로 그분과 헤어지셨습니까? 물을 필요도 없습니다. 집사님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나는 그 결정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집사님은 권사님이 되셨습니다. 남편을 앞세운 지 20년을 바라보지만 딸의 가족을 돌보며 믿음으로 살아가고 계십니다.
 
어느 날 권사님은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목사님! 세상에서 가장 서러운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누구보다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시는 것을 알기에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권사님은 “과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한마디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남편이 남기고 간 십자가를 오늘도 힘들게 지고 가는 권사님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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