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특집
교회내의 상담, 전문화 추세
비밀보장 엄격히 지켜져야 하나 아동 및 노인학대, 가정폭력 등은 당국에 신고해야
송금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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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03 [01:4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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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이야기도 좋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민 생활의 어려움과 고민을 내려놓으실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더욱 건강한 가정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세미나나 강의 등도 연결해 드립니다. 가정 관련하여 상담 등이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안에 있는 한 한인교회가 성도들과 인근 지역에 사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상담실을 오픈했다. 이 교회는 전문가 및 전문 사역자를 두고 일대일로 부부 관계 및 자녀와의 관계 등 삶을 구체적으로 편안하게 나눌 수 있도록 대화의 테이블로 초대한다고 덧붙이고 있다.
 
최근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들 가운데는 목회의 한 부분으로 상담사역 파트를 따로 두기도 한다. 과거 담임목사나 교구 담당목사가 도맡아 하던 성도들과의 상담을 점차 목회상담학을 전공한 사역자나 아예 전문 상담자에게 맡겨 전문화를 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직까지 초기 단계로 많은 교회들이 상담에 대한 인식 부족과 전문 상담자를 고용할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한 상태다.
 
한국의 가정사역 전문기관인 하이패밀리가 지난 2016년 전국의 교회 교역자 603명을 대상으로 ‘교회에서 가장 필요한 사역’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가 ‘가정·상담사역’을 꼽았다. 또한 교회에서 가정사역이 원활히 시행되지 않는 이유로는 ‘교회 내 가정사역 전문가 부재(34%)’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17%)’ ‘전도, 심방, 설교 등 감당할 사역이 너무 많아서(16%)’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5월 본지가 창간 21주년을 기념해 조사한 ‘미주한인교회 현황’ 설문에서 미주한인교회 목회자들은 ‘목회자와 교인 간의 갈등’을 28.7%가 응답해 “이민목회 중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는 두 번째를 차지한 ‘교육 스탭진의 부족(13.9%)’ 보다 두배 이상이나 많은 수치다. 이로 미루어볼 때 목회자와 성도간의 갈등 이전에 과연 목회자와 성도간의 원할한 상담이 이루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남편의 외도로 불화를 겪던 40대 후반의 K 집사는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의 담임목사에게 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심각한 고민에 대한 성경적 해답과 위안을 얻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구역 식구로부터 위로의 말을 건네 들었다. 분명 K 집사는 담임목사 한 사람에게 상담을 했을 뿐인데, 담임목사가 사모에게 무심결에 한 말이 다른 교인들에게 까지 퍼진 것으로 생각했다. 결국 K 집사는 교회를 떠나게 되었다.
 
교회에서 믿음 좋기로 소문난 50대의 P 권사는 심한 우울증으로 자살까지 생각했던 적이 있다. 교회에서 소문이 날까봐 이 같은 고민을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던 P 권사는 전문 상담기관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교회에서 목회자가 성도의 내방을 받고 상담시 목회자의 잘못된 상담이라던가,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내방자가 기분이 나빠서 혹은 어떤 오해로 목회자와 갈등내지는 교회를 떠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목회자들에게 있어서 성도를 상담하는 것은 성도들을 영육간에 잘 돌보는 목회 사역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한 부분이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 비해 목회자들이 상담에 대한 전문적인 훈련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한인기독교상담소 소장 김화자 교수(월드미션대학교)는 위와 같은 경우, 성도를 상담하다가 간혹 실수를 하거나, 관계가 더 나빠질 수도 있고, 심지어 최선을 다해서 상담과 돌봄을 제공하고서 오히려 성도로부터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김화자 교수는 “상담에 있어서 매우 엄격하게 지켜야 하는 중요한 이슈들 중 대표적인 한 가지가 바로 비밀보장이다. 예를 들어, 상담받는 성도의 허락 없이 목회자가 사모에게 또는 사모가 목회자에게 상담의 내용을 이야기하는 경우, 또는 제3자나 중보기도팀에 기도요청을 이유로 상담 내용을 성도의 허락 없이 이야기 하는 경우”라고 말한다. 덧붙어 “목회자가 성도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할 경우에 심각한 문제는 반드시 전문상담가나 의사에게 의뢰할 것”을 충고한다.
 
실제로 미국 교회에서 목회자가 법적으로 고소를 당했던 경우가 있었다.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던 내담자가 목회자에게 상담을 받았는데 이후에 결국 자살에 이르렀다. 자살한 내담자의 가족으로부터 목회자가 고소를 당한 이유는 우울증이 심한 내담자를 정신과 의사에게 의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산타페크리스천상담센터 소장 김용환 교수(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는 목사가 성도들을 상담할 때 상담의 범위가 명확하게 설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나 내담자가 자살할 가능성이 있거나 타인을 해칠 의도가 명확하게 보일 때는 상담의 대상이 아닌 신고의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고 한다. 가정 폭력의 경우도 이에 해당되는데 이 부분은 미국에서 사역하는 목회자들의 법적인 의무이기 때문에 반드시 911에 신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더해 또 다른 몇 가지의 문제를 가지고 있는 교인들의 경우는 목회자가 직접 상담하기 보다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더 좋다고 조언한다. “가장 흔한 경우는 목회자들이 귀신들림과 혼동하는 ‘조현병(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림)’이다. 2013년에 개정된 DSM-V의 분류에 따른 조현병의 핵심 증상으로는 망상, 환각, 혼란스러운 언어, 부적절한 행동, 둔감해진 감정 및 사회적 고립 등이 있다. 이 중에서 2개 이상의 증상이 1개월 정도 상당 시간에 걸쳐 나타나고 6개월 이상 징후가 지속적으로 관찰되면 조현병으로 진단된다. 특히 이러한 증상에는 망상, 환각, 혼란스러운 언어 중에서 하나 이상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교회에서는 이런 조현병을 가지고 있는 교인들을 보면 귀신이 들린 것으로 판단하고 기도원으로 데려가거나 치유기도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회자들은 이런 경우 조현병을 가지고 있는 교인을 ‘임상심리치료사’에게 연결시켜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우울증이나 조울증이 심한 경우는 일단 약을 먹고 어느 정도 회복된 후에 상담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목회자가 상담하기 보다는 약을 처방할 수 있는 ‘임싱심리학자’에게 보내는 것이 더 좋다. 그리고 도박, 성, 인터넷 등 중독문제가 심각한 교인의 경우도 중독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우울증. 조울증 환자는 목회상담 차원아닌 전문가에게로 연결시켜 제대로 치유해야
 
한인가정상담소(KAFM) 카니정조 소장 역시 교회에서 다루지 못하는 상담범위가 발생했을 때 전문기관으로 소개해 주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교회는 평소 전문상담 기관을 숙지하고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바운더리 이슈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목회자 본인이 상담할 수 있는 범주를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가정폭력의 경우 가해자, 피해자 모두 성도이기 때문에 신앙으로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기보다는 전문가에게 상담 받도록 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동·노인 학대 사안은 목회자 또는 교회 교사들의 멘데토리 (mandatory report) 의무가 있음을 꼭 인지해야 한다.”
 
위에서 제기한 문제들처럼 자살이나 타인에게 위험이 될 수 있는 교인의 경우가 아니라면 목회자는 개입할 수 있고 당연히 목양 차원에서 개입해야 한다. 그러나 목회자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인식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가는 문제일 경우 전문가에게 의뢰할 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사실 목회자가 교인을 상대로 상담을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자격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또한 주정부에서 발행하는 상담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최소한 4년 정도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돈이 들어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목회자들에게 이러한 자격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하지만 목회자가 상담시 알아두면 좋을 요령이나 팁이 있지 않을까? 김화자 교수는 교회공동체 내에서 일어나는 상담은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포함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주의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은 4가지의 팁 - ▲단기로 다룰 수 있는 주제에 한정하는 것 ▲비밀보장을 지키는 것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 ▲이중관계의 유의 - 을 제안한다. 그러면서 목회자나 사역자, 또는 사모들이 이러한 이슈에 민감하게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상담에 대한 기초훈련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숨 돌릴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다양한 인종과 뒤엉켜 경쟁하는 이민사회의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현실을 바라보며, 이민교회의 역할은 사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대로 돌볼 여유가 없는 성도들과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복음과 함께 그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보다 세심한 배려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미주 크리스천들을 위한 상담학위 및 과정 관련 정보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미주장신대는 상담학 석사과정에서 기독교 상담을 배울 경우 훨씬 효과적인 상담사역을 자신의 교회에서 감당할 수 있을 것을 자부한다. 2018년 가을학기에 오픈하는 산타페크리스천상담소를 통해 크리스천상담심리학 석사과정에 입학한 학생들이 훈련을 받게 되며, 한국의 기독교상담협회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과정까지 갖추게 된다. 참조 www.maccp.ptsa.edu
 
월드미션대학교: 월드미션대학의 기독교상담석사과정은 2년 과정으로, 교회와 커뮤니티에서 유능한 기독교 상담자의 자격을 갖추도록 다양한 상담실습과 훈련을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LA와 Buena Park에서 두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므며, 한인기독교상담소와 기타 기관을 통해 상담훈련을 받는다. 이과정은 한국에서 인정하는 자격증 과정이다. 참조 www.wmu.edu/macc
 
캘리포니아 주정부: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은 두 기관에서만 주어지고, 자격증의 종류는 5가지이다. 하나는 ‘Board of Psychology’에서 발급하는 심리학자(psychologist) 자격증이고, 다른 자격증들은 ‘Board of Behavioral Science’에서 발급하는 가족치료사(Marriage and Family Therapist), 사회복지사(Social Worker), 교육심리학자(Educational Psychologist), 전문상담가(Licensed Professional Counselor)이다. 심리학자는 인가받은 기관에서의 상담이나 임상심리학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고, 다른 자격증들은 해당전공에 맞는 석사학위가 요구된다. 그 외에도 임상수련 요건들(예, 3000시간 임상경험 등)과 시험 등이 있다. 참조 www.psychology.ca.gov, www.bbs.ca.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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