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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헌금한다?
스위스의 최대 교단 ICF, “비트코인 헌금 받겠다” 발표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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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8/29 [02:2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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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검은 돈’ 부정적 인식은 풀어야할 숙제
“교만한 우리 삶을 바꿀 최대 가치될 것” VS “당장 사용 어려워...”

▲ 한국 기독교 초창기에는 각 성도들 가정에서 교회로 쌀을 조금씩 갖고 왔다. 소위 '성미'라는 헌물이었다. 이제 세월이 달라져 보이지도 않는 돈, 그러나 화폐로서 금액과 가치를 갖는 가상화폐가 인터넷을 통해 교회 앞으로 헌금되는 시대가 되었다.     © 크리스찬투데이

암호화폐(cryptocurrency)와 블록체인 기술이 교회 재정을 쌓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스위스 취리히 지역에 기반을 둔 국제크리스천펠로우쉽(International Christian Fellowship, 이하 ICF) 교단이 비트코인으로 헌금을 받기로 인정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보도한 <이데아슈바이츠>지는 ICF 교단 니콜라스 레글러 대변인과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그가 “ICF는 가상 화폐 헌금을 받는 분야의 개척자가 되길 원하며, 앞으로 이 기술과 가상 화폐가 우리의 삶을 수년 내로 바꿀 것”이라고 전했다. ICF는 스위스에서 가장 큰 교단 중 하나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적 성향을 지니며 홈페이지를 통해 그들 스스로를 ‘약간 미친 그리스도인’이라 소개하고 있다.

사실 헌금 또는 기부의 새로운 수단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가능성은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본지는 지난 2013년 6월 온라인 도네이션에 대한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면서 당시 비트코인에 대한 안내와 이를 통해 도네이션을 받는 방법을 소개했다.

실제 본지는 블로그인 씨투데이USA를 통해 가상화폐 도네이션용 QR코드를 웹사이트에 걸고 실제 기부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에 비트코인은 지금처럼 인지도가 높지 못했다. 대부분 의심 가득한 눈초리와 부족한 이해로 인해 그렇게 큰 주목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한때 2만달러까지 치솟고, 지금은 새로운 경제 화폐의 모델로 자리한 데다 이를 공식적으로 받는 교단까지 등장한 셈이니 그 성장세가 놀랍기도 하다.

한편으로 인지도의 증가는 오히려 기부와 교회 재정의 새로운 방법으로 이 암호화폐에 대한 가능성을 일정 부분 높여주는 계기도 된 것 같다.

여기서 잠깐 이 암호화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짧은 설명을 더해본다. 암호화폐란 우선 동전과 지폐와 같이 실물이 존재하지 않고 온라인 가상 공간을 통해서만 통용되는 가상화폐의 일종을 말한다. 하지만 가상화폐에 대해 미 재무부는 정부에 의해 통제 받지 않는 디지털 화폐의 하나로 개발자가 발행 및 관리하며 특정 가상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수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암호화폐 대부분은 개발자가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꼭 가상화폐라 부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하지만 그 유형상 일반적으로 암호화폐를 가상화폐라고 부르니 참고하면 좋다.

암호화폐의 대표적인 것은 아무래도 비트코인이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BTC를 화폐 단위로 쓰며 중앙은행 없이 전세계 범위에서 개인간 자유로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쓰는 프로그래머가 개발, 2009년 1월 프로그램 소스를 배포했다. 사실 비트코인이 가능하게 된 것은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덕분이다. 데이터 분산 처리 기술인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사용자의 거래 내역을 ‘블록’이라하고 이것들을 묶어두는 형태로 구성되어 ‘체인’이라는 표현이 더해졌다. 전통적인 금융거래 방식은 은행이 송금과 입금인 사이에 자리해 중계 역할을 하며 거래가 이뤄진다. 그러나 블록체인 내에서는 거래내역을 참여자들 개인이 가지게 된다. 말이 조금 어렵지만, 쉽게 중앙은행 없이도 금융거래가 가능하며, 나아가 화폐 발행, 유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 같은 기술 덕분에 비트코인 이후로도 다양한 암호화폐가 등장했다. 이들을 보통은 알트코인이라 부른다. 이들 알트코인에는 현재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다양한 종류의 화폐가 등장했다. 이 같은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선 별도의 전용 화폐 지갑이 필요하고, 코인 거래소 등을 통해 구입하면 된다. 화폐 지갑은 스마트폰을 통해 앱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앱을 통해 구매도 가능하다.

▲ ICF교단 홈페이지에 소개된 비트코인 헌금 배너.     © 크리스찬투데이

암호화폐의 가장 큰 특징은 전자지갑의 주소만 알고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송금이 가능하다는 잠정이 있다. 어쩌면 타지에 나가 있는 선교사들에게 후원금을 보낼 때 유용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드러내지 않고 누군가를 돕고 싶을 때에도 좋은 수단이 된다.

하지만 이것이 교회 또는 선교 단체에 헌금 또는 후원금으로 쓰일 때에 몇가지 문제가 있다. 그 중에서 먼저 암호화폐가 가진 도덕성 문제다. 여러 장점이 많은 암호화폐지만 최근 이것이 불법 자금의 세탁, 투기, 사기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언론을 오르내리면서 이 암호화폐에 대한 일반인들이 인식은 마치 ‘암호화폐=검은돈’이라는 생각들이 많다. 특히 비트코인에 대한 투기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이런 암호화폐를 교회나 자선단체의 후원금으로 받아도 되는지에 대한 일종의 걱정과 사회적 눈초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오렌지카운티에서 작은 교회를 섬기는 B목사는 “비트코인으로 헌금을 받아볼까 했지만, 사회적으로 투기와 관련된 것으로 교회의 재정을 채운다는 것이 괜찮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 얼마나 많은 성도가 이것으로 후원을 할지도 미지수”라고 언급하기도.

남가주 토렌스 지역에서 비트코인 거래에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는 C 집사는 “비트코인은 최근 채굴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힘들고, 결국 거래소에서 주식과 같이 타이밍을 보며 내 지갑에 뜰 가능성이 있는 암호화폐들을 채워 넣어야 한다. 사실 이 부분도 예전처럼 쉽지 않기 때문에, 어렵게 수익을 만든 코인들을 쉽게 헌금으로 주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또한 이것은 현금이 아니기 때문에, 교회가 이것을 현금으로 바꾸려고 할 때 거래소에 신상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료가 남는다. 이 부분을 조금 꺼려하는 교회도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직 비트코인을 비롯 암호화폐로 물건을 산다거나 거래할 수 있는 곳이 드물다. 교회가 가지고 있어도 큰 소용이 없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해왔다.
 
당장 비트코인의 교회 헌금의 새로운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에는 앞서 언급한 대로 어려운 부분들도 많아 보인다. 그러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 삶을 바꿀 최대의 가치임에는 의심이 없다. 지금도 국가별 암호화폐 거래소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투자로 이들 비트코인 또는 알트코인들을 구매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유통기업에서 이들 암호화폐를 거래의 수단으로 인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앞으로 기존 통화를 대체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시기에 교회가 재정 확보의 한 수단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것은 어쩌면 필요한 부분일지 모른다. 스위스 ICF 교단의 암호화폐 헌금 인정이 과연 어떻게 교회 재정을 바꿀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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