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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불어닥친 미투(Me Too)를 율법통해 조명해 보니
피해여성 보호에는 강했고 가해남성 처벌에는 엄격했다
송금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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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4 [02:0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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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1세기 C.S.루이스로 불리는 미국 유명 저술가 팀 켈러 목사(리디머장로교회 개척목사, CTC 이사장)가 한국 방문 중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관련 “초대교회는 여성의 인권을 중요시 했고 남성으로부터 착취당하지 않도록 보호했다”며 “전 세계 모든 곳에서 권력을 가진 남성들이 여성들을 성적으로 착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를 두고 교회가 침묵한다면 중요한 부분을 놓치는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신뢰도를 잃은 한국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미투’의 외침은 여성성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 얼마나 만연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실 종교계에서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성범죄는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 왔다. 2010-2016년 한국의 전문직 직업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 5,261명 가운데 종교인이 681명으로 가장 많다는 경찰청 통계는 종교계 성범죄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다. 
 
‘미투’ 폭로가 잇따르자 종교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천주교는 사제의 성폭력 사건으로 큰 파문이 일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사제들의 성범죄를 제도적으로 방지키 위한 ‘교회 내 성폭력 방지 특별위원회’를 주교회의 내에 신설하고 성폭력 피해를 접수하겠다고 나섰다. 
 
불교 조계종 역시 성폭력 예방교육 강화와 사건 발생시 대처 등의 지침을 담은 공문을 각 교구에 보내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개신교는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비공개로 피해 사례 털어놓기 말하기 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해외 목회자 성폭력 사례를 살펴보는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with you)’ 선언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는 미투운동을 지지하며 연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교계 역시 이미 ‘#처치투(church too)’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피해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미주 한인교계는 ‘미투’가 미국에서 먼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별다른 폭로나 사례나 나온 것은 없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 사는 S교회 다니엘조(가명)집사는 “한국에 비해 입소문이 빠른 한인사회는 특성상 극히 조심스러운 것 같다. 너무 잠잠한 것이 이상할 정도다. 들리는 소문으로도 몇몇 목사의 교회내 성추행과 폭행이 있는 것으로 안다. 영주권을 빌미로 여자 전도사나 여성도에게 몹쓸 짓을 한 일부 목사들의 성폭력이 폭로된다면 미주교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어날 것은 자명하다”고 귀띔했다.
 
파라곤심리치료센터 원장 저스틴최 박사는 ‘미투’로 인해 그동안 고통 받던 여성들이 목소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데서 그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최 박사는 “사회적인 변화를 얻게 될 수 있는 것이 크게 중요하다. 한가지 조심스러운 것은 소수의 피해의식을 가진 분들이 이 좋은 변화의 의미를 흐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기는 하다. 지금까지 남가주에서 미투운동과 관련된 한인 상담케이스는 없다. 다만 많은 분들이 용기있는 목소리를 내어 상담전문가와 법률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하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이상명 박사는 ‘미투’ 운동이 왜곡된 성의식을 바로잡는 계기와 아울러 신중한 분별력을 갖출 것을 강조한다. 이 박사는 “여성성을 존중하지 않고 그것을 성적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여성과 남성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되 차별하지 않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이다. 다만 미투운동의 과정에서 무고한 사람이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지 않도록 좀 더 신중한 분별력을 요청한다. 미투운동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왜곡된 성의식을 바로 잡아주는 귀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 특히 교회 내부에서 영적 권위의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성적 희롱과 폭력은 없는지 세밀히 살펴 보아야한다”고 지적했다.
 
<교회 안의 남성 폭력>의 저자 제임스 폴링 목사 역시 교회안의 성폭력을 힘의 남용이자 악용(abuse of power)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의 요지를 ‘미투’ 운동과 연관지어 본다면 단지 한 개인이 개인에 대해 행하는 고발과 복수의 의미로 행해져서는 안되고, ‘미투’는 폭력적인 힘에 대항하고 저항하는 목소리로 잘못된 남성성이 가져온 권력의 구조를 깨뜨리는 외침이자 운동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한인기독교상담소 소장 김화자 교수는 교회내의 성폭력을 상담 분야를 예를 들어 사적인 이중관계 형성의 위험성을 지적한다. 김 교수는 “전문적인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에서 사적인 이중관계를 형성하지 않도록 하고, 그 위험성을 각성시키고 예방하기 위한 내용들을 많이 다룬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 교수·교사와 학생 사이에, 교회에서 사역자와 성도들 간에도 마찬가지 윤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론적인 입장에서의 윤리가 아니라, 힘과 권위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특권이나 힘, 그리고 개인적인 취약점까지 인식할 수 있도록 점검을 받아야 한다. 만약에 이러한 일들이 본인에게 일어났을 때 피해자는 놀라고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잘 모를 수도 있다. 주변에 신뢰할만한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상담소에도 문을 두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강한 사람은 경계가 있는 사람임을 기억하고, 상대방이 그 경계를 넘어왔을 때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적인 도움을 구해야 한다. 물론 상담에서는 비밀이 보장되고, 구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도움을 강구할 수 있다”

 
한편 우리는 여기서 성경은 성추행이나 성폭력과 관련한 기록과 그에 근거해 당시의 가해자인 남성들에 대한 처벌은 어떠했는지, 성경의 지침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오감으로 성경읽기>의 저자이며 중동지역 전문가로 오랫동안 활동한 김동문 선교사에 의하면 구약 성경의 배경이 되는 고대 근동지역에서 여성은 하나의 재산으로 간주되곤 했다고 한다. “당시 미혼 여성에 대한 성폭력을 저지른 경우 벌금형에 처해졌다. 기혼 여성에 대해 성폭력을 저지른 경우는 범죄 현장에 따라 최고 사형에 까지 처해 졌지만, 성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처벌은 아니었다. 범죄 현장이 도시 안에서 벌어진 경우는 여성도 사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성추행이나 성적 학대의 경우는 처벌 대상이 되지 않았다. 그것은 재산상의 손실을 야기한 것이 아니었기에 처벌(배상)이 되지 않은 것이다.”
 
김 선교사는 이런 고대 중동의 현실과 비교한다면, 모세오경의 율법은 특별하다고 말한다. “모세오경이 전하는 율법을 통해 알 수 있는 성폭력 또는 성추행 피해 여성에 대한 보호는 무척 강하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더 엄격했다. 달거리 여성을 건드린 경우도 가해자는 부정한 존재로 취급당했고, 사회활동이 제한되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는 율법의 원리가 상실된 경우들이 많았다. 대표적인 경우가 레위인의 첩 성폭력 범죄와 사망 사건, 다윗의 아들 암논에 의한 다말 성폭행 사건이다. 피해 여성에 대한 보호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성경은 여성을 남자에게 속한 재산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이고, 그 여성성을 하나님이 보호하신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스로를 보호할 수 없는 여성에게 위해를 가한 경우, 존엄성을 훼손한 경우 여호와 하나님이 직접 심판하시겠다는 언급조차 나온다. 다양한 수준의 성폭력 피해자일 수 있는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다는 여인은 물론 죄인인 여자들, 사마리아 여인 등을 만나셨던 예수의 말과 행동을 통해 말씀하고 있는 성경의 강조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21세기가 돼서야 어렵사리 터져 나온 성폭력의 커밍아웃 격인 ‘미투’ 운동. 한낱 유행처럼 번지다 사라질 폭로성 이벤트가 되어선 안 된다. 단지 성에 대한 문제를 넘어서 사회 곳곳에 뿌리 깊이 박혀 악용되고 뒤틀린 힘과 권력과 구조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피해자는 따뜻한 치유를 받을 수 있게 하고, 가해자에게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적법한 치리와 징벌을 내려 법의 엄중함을 보여야 한다. 교회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진정한 사랑과 치유 그리고 공의를 실현하기 위해 먼저 목회자들의 뼈를 깎는 회개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 또한 나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보다 겸손한 자기낮춤과 남성과 여성 가릴 것 없이 피해자들을 감싸고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용기와 기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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