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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성경읽기(13)-잔칫집 분위기 가득했던 통 큰 음식 이야기
예배하는 자들에게 잔치의 즐거움 주시는 하나님
김동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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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22 [06:5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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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성경읽기가 그 잔치집의 흥겨움 연상되어야

▲ 장막 안에서 숯불을 피워 빵을 굽고, 물을 끓여 차와 커피를 마련한다.     © 김동문 선교사

잔칫집 하면 떠오르는 오래된 분위기가 있습니다. 동네 넓은 공터나 부잣집 마당에 천막이 처져 있습니다. 바닥에도 돗자리나 멍석이 깔려있습니다. 여기저기서 전을 부치고, 고기를 삶고, 굽습니다. 돼지나 닭을 잡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손발을 놀립니다. 천지사방에 음식 냄새가 가득합니다. 잔치 시작도 하기 전인데도 곳곳에서 모여든 낯모르는 사람들까지로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는 흥겹기만 했습니다. 
 
성경 속의 잔칫집 분위기는 어떠하였을까요? 이 질문에 갈릴리 가나 혼인잔치집 정도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잔칫집 분위기는 의외의 다른 현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성경 속 잔칫집 분위기를 만나봅니다.
 
성경 속으로 - 기드온이 천사를 대접하다
 
"기드온은 즉시 가서, 염소 새끼 한 마리로 요리를 만들고, 밀가루 한 에바로 누룩을 넣지 않은 빵도 만들고, 고기는 바구니에 담고, 국물은 그릇에 담아, 상수리나무 아래로 가지고 가서 천사에게 주었다."(사사기 6:19절)
 
그냥 지나치던 본문일 것입니다. 잠시 음식 재료와 그 분량을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염소 새끼 한 마리는 먹을 수 있는 고기 부위가 15-20킬로그램 정도 되었을 것입니다. 사용된 밀가루 한 에바 즉 한 바구니는 22리터 정도입니다. 이제 이 재료로 음식을 시작합니다. 이 음식 재료의 양이 아주 많다는 것은 음식을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당연히 기드온 혼자서 음식을 할 수 있는 양이 아니었습니다. 누룩을 넣지않은 빵은 급하게 밀가루로 반죽을 합니다. 22리터 정도의 밀가루로 반죽을 한다면, 그 빵 하나의 무게가 50-100그람 정도의 떡 반죽 덩어리를 떼어 무교병을 만든다면, 모두 몇 개 정도의 빵을 만들었을까요? 여러 개의 숯불을 피우고, 화덕을 마련하고 빵을 굽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좋겠습니다. 2-300개 이상을 빵을 굽는 장면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맛있는 냄새가 다가오는가요? 얼마나 많은 손길이 필요했을까요?

이제는 염소 고기 요리를 합니다. 염소 고기는 구운 것이 아니라 삶고 국물도 만들었습니다. 고기 따로 국물 따로 챙겨가는 기드온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15-20킬로 정도의 염소 새끼 고기로 요리를 하려면 물도 많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물론 떡 반죽을 할 때도 물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누군가는 물을 급하게 마련했을 것입니다. 우물가로 가서 필요한 물을 길어 나르는 일손들의 분주힌 발걸음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기드온이 22킬로그램의 빵을 굽고, 15-20킬로그램의 염소고기로 요리는 하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일손들이 은밀하게 잔치음식을 준비하듯 했을지를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이 음식을 바구니와 그릇에 담아서 천사에게 가져갈 때도 수많은 사람들과 나귀가 동원되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이 일을 진행했습니다. 아주 많은 인력이 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기드온의 집안은 바알을 열심히 섬기는 집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음식 마련에 필요한 돕는 손길을 어디서 구할 수 있었을까요? 이 풍경은 그야말로 잔칫집 분위기 그 자체였습니다. 잔칫집의 흥겨움이 긴장감 속에 펼쳐진 것입니다. 

▲ 광야에 장막(천막)을 치고 살아가는 유목민들, 아브라함 시대를 떠올리게 한다.     © 김동문 선교사

또 다른 성경 속으로 - 아브라함이 세 천사를 대접하다
 
아브라함이 급히 장막으로 가서 사라에게 이르되 "속히 고운 가루 세 스아를 가져다가 반죽하여 떡을 만들라" 하고, 아브라함이 또 가축 떼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잡아 하인에게 주니 그가 급히 요리한지라. 아브라함이 엉긴 젖과 우유와 하인이 요리한 송아지를 가져다가 그들 앞에 차려 놓고 나무 아래에 모셔 서매 그들이 먹으니라. ( 개역개정 : 창 18:6~8)
 
아브라함도 밀가루 세 스아 즉 22리터 정도로 빵을 만들었습니다. 기드온이 천사를 대접하느라 만든 빵을 만들던 분위기와 닮았습니다. 한쪽에서는 불을 피우고, 화덕을 마련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죽을 하고, 덩어리를 떼어 납작하게 누르고, 화덕에 올려놓고, 굽고, 건져내고를 반복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송아지 요리를 하는 장면을 바라보겠습니다.  좋은 송아지 한 마리를 잡았다면 먹을 수 있는 고기 부위만도 거의 200킬로그램이 넘었을 것입니다. '기름지고 좋은'(창세기 18:7) 생후 6개월 이상 된 송아지의 일반적인 무게를 고려할 때 그렇습니다. 송아지 고기 요리도 기드온의 이야기에 나오는 것처럼 찜이었을 것 같습니다. 이정도 분량의 송아지 고기를 요리하려면 역시 많은 일손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만들어진 음식의 양이 단지 세 명의 천사가 먹을 만큼의 분량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아브라함이 급하게 천사를 위하여 음식을 마련하는 풍경은 잔칫집 분위기가 가득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은 세 천사와 더불어 그곳에 함께했던 사람들이 넉넉하게 먹고 즐겼을 것입니다. 이것은 기드온이 음식을 준비하던 장면에 비교한다면 아주 큰 잔치였습니다. 그리고 시골 마을에서도 송아지를 잡는 잔치라면 온 동네 큰 잔치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제 이 본문을 다시 읽는다면 잔칫집의 그 흥겨움과 세 천사에 대한 환대의 풍경이 어렵지 않게 다가올 것입니다.

▲ 들애서 양을 치는 목자들. 아랍에게도 수많은 양떼가 있었다.     © 김동문 선교사

다시 묵상하기
 
이 장면 외에도 성경 속 잔치 현장은 많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갈릴리 가나에서 두 세통 드는 돌 항아리 6개 가득 물이 담겨있었다면, 그 안에 담긴 물이 포도주로 변했다면, 그 포도주의 양이 600리터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1년 된 양이나 염소를 화목제를 바치고, 20킬로그램이 넘었을 그 고기를 여호와 앞에서 예배자들이 함께 먹었을 때도 작은 잔치였습니다. 소박하게는 오병이어의 현장이나 칠병이어의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박한 잔치, 성대한 잔치 할 것 없이, 하나님은 우리에게 그 잔칫집의 흥겨움을 떠올리도록 자극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 앞에 드려지는 예배는 이렇게 예배하는 자들에게 잔치의 즐거움으로 돌려주시는 것입니다. 단지 일하는 자로, 바치는 자로, 섬기는 자로 머물게 하지 않으심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성경읽기가 하나님이 주시는 그 잔치집의 흥겨움을 떠올리는 것이면 좋겠습니다. 

■ 필자 김동문 선교사는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사역했으며 <오감으로 성경읽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미주한인교회들을 대상으로 이슬람 선교전략과 성경의 땅에 대해 폭넓게 조명하는 세미나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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