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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은 터키 파죠! 그래서 난 교회를 나갑니다”
이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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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5 [09:1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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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기간에 같은 지역에서 사역하시는 두 분 목사님 부부와 함께 식당에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때 들은 이야기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잘 아는 목사님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M 목사님이 섬기시는 교회에서 추수감사절 잔치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여전도회 회원들이 모여서 의논을 했습니다.
 
다른 때와는 달리 그 날의 모임에서 한 분이 새로운 제안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매년 추수감사절 감사 음식으로 전통을 따라 터키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터키로 하지 말고 우리 입맛에 맞는 부드러운 닭고기로 잔치 음식을 준비하자고 한 것입니다. 좋은 뜻에서 시작한 대화였습니다. 그러나 결말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왜 갑자기 터키가 아니고 치킨이냐는 것이었습니다. 추수감사절은 뭐니 뭐니 해도 터키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소리로 시작된 대화가 의도와는 달리 큰 소리로 번져 갔습니다. 양쪽 모두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습니다. 다른 모임도 아니고 교회안의 모임이었습니다. 
 
모두가 신실한 믿음의 직분 자들이었습니다. 양쪽의 주장이 큰 소리로 발전하면서 교회안의 여러 사람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 광경을 말없이 곁에서 지켜보던 담임목사님도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여전도회 회원들의 인품과 신앙을 믿어온 목사님이기에 결말은 아름답게 끝이 나리라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는 상황으로 전개가 되었습니다. 치킨으로 하자는 의견을 내신 분이 자신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고 전통을 따라 터키로 하기로 한 것에 대하여 화를 내면서 회의 자리를 박차고 성난 얼굴로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것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신 목사님이 그 분의 뒤를 따라 나서며 위로의 말을 전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무슨 말로 뭐라고 위로를 할 수 있습니까? 문을 박차고 나가던 여전도회 회원은 담임 목사님이 그 분을 향하여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성난 얼굴로 목사님께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못한 것에 대한 분풀이라도 하려는 듯 목사님도 터키파시죠! 그래서 나는 이 교회를 나갑니다. 
 
목사님이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들으려고 하지도 아니하고 자신이 판단하고 생각한 말만 빠른 속도로 내던지고 떠난 것입니다. 교회의 화평을 위하여 위로하고 권면하려던 목사님은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37년 동안 이민교회를 섬겨오면서 가장 두렵고 떨리게 하는 교인들의 소리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말로나 혹은 편지, 때로는 전화로 교회를 떠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때는 목사님의 설교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는 경우도 있었고, 어떤 경우는 특정인을 지정하면서 그분 때문에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목사는 힘을 잃게 됩니다.  M 목사님의 경우도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는 표현이 오를지 모르지만 두 분 목사님으로부터 그 말을 들으면서 이것이 지금의 이민 교회 우리들의 자화상인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왜 목사님이 터키파입니까? 목사님은 터키파도 아니시고 치킨파도 아니십니다. 
 
담임목사님은 언제다 한결 같으십니다. 모두가 다 화평하여지는 파이십니다. 어떤 경우에도 목사님은 분쟁하거나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며 나누이는 파를 반대합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주 안에서 하나 되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목사님 뿐 아니라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은 하고 싶은 말을 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주님을 섬길 수 있습니까? 생각하는 대로 다 말하고서 누구와 화평할 수 있습니까? 나의 주장만 옳은 것이 아니고 상대방의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이면 나의 주장을 양보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교회의 평안을 위해서라면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오래 전에 어느 교우님이 하셨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나는 순교를 해도 화를 참지는 못합니다” 듣기에 좋은 말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화를 참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목숨을 내 놓은 순교를 당할 수 있습니까? 교회는 화를 발하는 곳이 아닙니다. 나를 희생하므로 다른 사람에게 화평을 주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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