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교계행사의 인원동원
송금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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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07 [08:1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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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계 행사 취재를 다니다보면 주최하는 단체가 인원을 동원하는데 있어서 무진 애를 먹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는 세대가 되어서 그런가 요즘은 어느 행사를 가도 참석하는 인원들이 많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인들의 일상은 워낙 바쁘게 돌아가고, 비슷비슷한 행사에 오라는 데는 많은데 시간을 쪼개서 일일이 다 찾아 참석한다는 것이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나마 친분이 두터운 경우에는 면을 세워주기 위해서라도 참석하는 것이 정례처럼 되어있다.

이렇듯 교계 행사에 인원동원의 어려움이 있으니 주최 측은 여러 방법을 동원해 노력을 기울여 보는 듯하다.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은 물론이고, 행사가 있기 전에 기자회견도 몇 차례씩 갖기도 한다. 또한 나름대로 카톡이나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행사 알림 전달도 열심히 해본다. 하지만 요즘은 그것도 효과가 그리 신통치 않아 보인다. 내가 하는 방법은 남들도 다하니 여기저기서 알려오는 행사 소식에 파묻히지는 않을까하는 염려가 있다. 그래서 다른 단체의 행사를 피해서 날짜를 잡기도 한다.

특별히 남가주에는 지난 10월 달 여러 교계 단체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을 잇달아 열었다. 연합기도회, 연합합창제 등 그 이름만 놓고 본다면 상당한 규모의 행사였음을 짐작케 한다. 하지만 정말 그 연합이라는 타이틀에 걸 맞는 진정한 의미의 연합 행사였는지는 보도된 신문 기사의 내용들로만은 충분히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달 29일 은혜한인교회에서 열린 종교개혁500주년 기념 다민족연합기도대회는 그런대로 짜임새 있고 준비에 심려를 기울인 모습들이 보인 행사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다민족연합기도회는 다른 어느 해보다 다민족 참여율을 최대한 높인 해였다고 한다. 실재로 라티노교회인 Elim Church에서 200여명, 백인, African American, 중국인, 유태인, 중동인 등 다양한 다민족 약 350여명이 자리를 함께해 다민족연합의 명분을 충분히 살렸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1,500여명의 참석자들 중 다민족 성도들 숫자를 제하고, 장소를 제공한 은혜한인교회의 교인들 숫자를 뺀다면 과연 다른 한인 교회들의 행사 협조는 어땠을까. 앞으로는 한인 교인들보다 다민족 성도들의 참여 숫자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하는 부분이다.

또 다른 행사 하나는 지난달 15일 이제는 그 존재마저도 희미한 남가주교협이란 단체가 주최한 역시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한다는 연합합창제에는 5개의 찬양팀만이 출연했다. 그보다 더 희한한 일은 관객보다 참석한 찬양팀 단원들의 숫자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그날 출연했던 한 찬양단원은 청중은 없고 합창단끼리 모여 무대에 선다는 게 민망했다고 전해왔다.

행사를 함에 있어서 참석인원이 많지 않으면 사실 행사가 맥이 빠질 수도 있고 행사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행사의 인원동원에 치중하기 보다는 행사 본연의 목적과 취지가 먼저 바로 서야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목적과 취지에 동조하고 따르는 지지자들을 먼저 확보해야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한번하고 그칠 행사가 아니라면 그 다음은 점진적으로 교육과 계몽을 통해 한인 교계가 지향해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운동으로 이끌어 나가야 바람직하다. 이것이 교계 단체의 행사가 개 교회의 행사와 다른 점이다.

 

당장의 행사에 급급해 자리를 채우고 외적으로 많아 보이게 하는 것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청중들은 없고 합창단만 있는 그러한 모습들은 오늘날 교계 단체 행사의 단적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주고 있는 것이다. 사람에게 인정받기 원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하는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안타까운 노력들이 남가주 교계에서 속히 사라지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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