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보일러 팔면서 ‘가슴 속 보일러’도 데핀다
나눔통해 기업이념 실천하는 경동나비엔 이상규 미주법인장
황인상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7/09/27 [03:34]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경동나비엔 이상규 미주법인장     © 크리스찬투데이
쌀쌀한 가을.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지는 기업 이야기가 있어서 눈길을 끈다. 미주에 진출한 경동나비엔 이야기다. 한국을 대표하는 보일러 브랜드 경동나비엔은 미주지역 순간온수기 시장에서 탄탄하게 입지를 다져가는 실력있는 회사. 특히 프리미엄 온수매트 ‘컴포트 메이트’를 선보이며 생활 소비자 시장에서도 남모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런데 비즈니스의 성공이 이 회사의 자랑이 아니다. 미주법인에서는 몇해전부터 미주 한인 커뮤니티를 비롯 사회 공헌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기업의 이윤을 사회로 환원하고 나누는 고마움 뒤에는 회사의 모든 직원들과 함께 이상규 미주법인장이 있었다.

이 법인장은 독특한 입사 동기를 지니고 있다. 그는 지난 2015년 1월 경동나비엔 미주 법인장으로 자릴 옮겼다. 한국 본사에 합류한 것은 지난 2011년. 그 이전에도 대기업에 종사하며 약 10여년간 미국과 남미를 오가며 해외 업무를 담당한 베테랑. 실력있는 비즈니스맨으로 남부럽지 않던 그에게 웬지모를 방황이 찾아온다. 남미 에콰도르에서의 2년. 그는 이 시기를 제 2의 사춘기라 부른다.

“나이 마흔이 넘어가면서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미의 그 어려운 환경과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나 혼자 잘 살아도 되는 걸까? 돈은 벌어서 무엇에 쓰지? 말 그대로 주변 사람들을 향한 연민에 눈을 뜨면서 제 2의 사춘기가 왔다고 할까요? 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남을 돕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다짐이 깊숙히 자리잡았습니다. 경동나비엔에서 입사 권유가 왔을 때 이 회사가 가진‘기업을 통한 사회 공헌’ 이라는 이념을 보고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직할 수 있었던 큰 동기였지요.”

그렇게 부임한 첫해부터 이 법인장은 이 회사를 통해서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크고 화려하게는 할수 없더라도 작은 것부터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제대군인을 후원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해비타트 운동에도 동참했다. 미주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서는 지난해 12월 LA한인타운에 자리한 노인센터에서 어르신들께 팥죽 잔치를 열고 봉사자들에게 온수매트를 나눠주기도.

“본사 회장님께 보고를 드리고 작게 후원 활동을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흥쾌히 좋아하시더군요. 그리고 법인장의 위치에 있다보니 마음 속으로만 생각했던 나눔과 봉사를 해볼 수 있는 그런 기회도 생겼습니다. 지난해 노인센터에서 100여명 어르신들께 잔치를 열어드리고 봉사자 5인에게 온수매트를 나눠드린 행사는 지금 생각해도 참 훈훈했던 것 같습니다. 가정 폭력 피해자를 돕는 단체와도 인연이 닿아서 지난해 한인가정상담소를 통해 가정폭력 피해 여성에게 온수매트 5개를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정말 작은 것이지만, 이것이 그분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을 보면서 참 따뜻한 기분이 듭니다.”

마침 인터뷰를 위해 이 법인장을 만난 자리는 한인가정상담소를 통해 입양된 아이들이 양부모를 만나기 위해 잠시 머무리는 위탁가정에 온수매트를 나눠주는 행사장이었다.

▲ 한인가정상담소에 온수매트를 전달하고 있는 이상규 법인장(사진 오른편).     © 크리스찬투데이

증정 행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온수매트를 받은 가정으로부터 받은 따뜻한 편지 몇통이 그에게 전달됐다. 사연을 읽어가는 중 특별히 ‘따뜻함’이라는 단어가 반복됐다. 마음도 몸도 모두 추운 그들에게 경동나비엔은 분명 가슴 속 보일러가 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 법인장에게 나눔의 따뜻한 마음이 어느 한순간 갑자기 생기게 된 것일까? 그의 남미에서의 경험도 중요했지만 혹시 모를 교회 생활에 대해 물었다. 그리고 의도하지 않은 간증이 이어졌다. 그의 교회 경험은 한편으로 은혜스러운 부분들도 엿보였다.

“저는 사실 신자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부끄럽습니다. 교회를 그렇게 잘 섬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자리한 어바인에 있는한 교회를 출석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교회 이야기를 꺼내니 젊은 시절 기억이 떠오르네요.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고 몇몇 기독교 청년 단체의 권유로 성경을 가까이 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마음은 열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친구들과의 모임을 위해 신촌을 찾았다가 집에 가는 도중 정말 갑자기 ‘아 교회 한번 가볼까?’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갑자기 주변을 둘러봐도 교회는 보이지 않았고 신촌오거리까지 걸어가니까 교회 십자가 하나가 보이더군요. 무작정 그 교회로 가서 한밤중에 벨을 눌렀습니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그 교회를 출석하게 됐어요.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꾸준하게 신앙 생활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입사를 하게 되고 여러 바쁜 일들로 교회를 멀리하다가 2013년인가 독일 출장을 떠난 길에 터키 일정이 있었는데 함께 했던 지인께서 마침 주일이라 교회를 가자는 겁니다. 그 때 그분은 지금 장로가 되셨고 그 분이 제가 미국으로 간다고하니 어바인에 교회와 목사님을 추천해주시기도 했어요.”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교회를 출석해 신앙 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끈이 그를 자꾸 교회로 이끈 것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안에 남을 돕는 따뜻함을 심어주시고 실천할 수 있는 그 위치에 올려주신 것도 하나님이 하시지 않았을까 싶다.

앞으로도 경동나비엔 미주법인은 사회를 돕고 나누는 일을 등한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 법인장은 이런 활동을 회사의 전통으로 만들어 놓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비쳤다. 실제 회사 직원들과 함께 오렌지카운티에서 해비타트 운동을 하는 곳에서 봉사를 했는데, 그도 놀랄 정도로 직원들이 봉사를 즐기고 열심을 다했다고 한다.

끝으로 이 법인장은 강원도 여행 중 우연히 발견했던 한 문구를 소개하며 앞으로의 다짐을 밝혔다. “인터뷰 중에 제가 여행 중 봤던 글귀가 스쳐갑니다. 20대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살고, 30~40대는 가족을 위해 일해야 한다. 하지만 50대가 넘어서도 가족만을 위해 사는 것은 무의미 하다…라는 글. 인생에는 쉬프트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50대가 넘으면 가정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나눔과 공헌, 봉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미국에 와서 보니 이민 사회의 그늘진 구석이 많더군요. 미주에 진출한 여러 한인 기업들 역시 얻은 이윤을 나누며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