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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성경읽기(10) - 요단강 물 길 따라 이야기 따라
강폭 좁고 수심 낮아 개울에 불과…침수 범람 잦아
김동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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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27 [01:4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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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단강, 많이 익숙한 단어일 것입니다. 그런데 요단강하면 어떤 그림이 눈앞에 다가오는지요? 어떤 느낌이 다가오는지요? 요단강의 물색, 물 흐르는 소리, 물의 온도, 물 맛, 강 주변의 냄새와 바람소리, 주변 환경 등이 떠오르나요? 이런 질문에 당황하실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절대 다수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요단강에 관련한 많은 질문들을 들을 것입니다.

▲ 이스라엘 북부 텔산(단강)에서 흘러내리는 시원한 물줄기가 요단강의 상류를 이룬다.     © 김동문 선교사

요단강으로
 
요단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의 자연 경계이며, 물리적 장벽이요 국경이며, 비무장 지대입니다. 성경 시대에도 요단강에서는 수많은 전쟁과 단절, 분쟁이 이어졌습니다. 오늘날 터키 남동부에 해당하는 하란에서 돌아오던 야곱도, 여호수아와 함께 요단강을 건넌 출애굽 공동체도, 기드온 같은 사사들도, 압살롬의 반란을 피해 도망길에 올랐던 다윗왕도, 암몬 왕국의 수도 랍바 암몬성 공략 작전에 투입되었던, 헷사람 출신 우리야도, 요단강을 말린 엘리야와 엘리사도,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하던 느헤미야와 백성들도, 회개의 세례운동을 편 세례 요한도, 수많은 박해를 겪으셨던 예수님도 수없이 요단강을 오가셨습니다.

그런데 성경에 나오는‘강’은 과연 오늘날의 강과 같았을까요? 성경의 땅에서 ‘강’은 ‘폭’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시사철 물이 흐르기만 하면 강이라고 부릅니다. 누가 봐도 강처럼 보이는 나일 강이나 티그리스 강, 유프라테스 강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요단강이나 얍복강 등은 시냇물이나 개울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강폭이 좁고 수심도 대단히 얕기 때문입니다. 강 폭이 채 2-3미터도 안 되는 작은 개울입니다. 강 좌우편은 상습 침수가 이뤄지는 까닭에, 찰진 흙, 뻘이 자리한 습지를 이루고 있습니다.

요단강은 뱀이 움직이듯이 꾸불꾸불 흐른다하여 사행천(蛇行川)으로도 불립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요단강은 매년 상습적으로 범람했습니다. “요단이 곡식 거두는 시기에는 항상 언덕에 넘치더라.”(수 3:15). 그렇다고는 해도, 유독 요단강이 봄철이면 범람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봄에는 헬몬산 지역에서 겨우내 늘어난 물이 요단강에 합류하여 강 하류로 흘러가면서 수량이 늘었습니다. 요단강 중간에 급작스럽게 유입되는 물이 많아지면, 아래로 흐르지 못하고 주변 언덕으로 범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병목현상 때문에 물이 아래로 흘러가지 못하고 주변으로 넘쳐나곤 했던 것입니다.

특히, 여호수아 시대에 요단강을 건너던 때에 강물이 멈추었던 장소인 아담 읍 지역은, 강의 깊이도 30-90미터에 이르고, 폭도 최대 1.2킬로미터에 이르렀습니다. 그 장소는 누구나 다 아는 장소였습니다. “곧 위에서부터 흘러내리던 물이 그쳐서 사르단에 가까운 매우 멀리 있는 아담 성읍 변두리에 일어나 한 곳에 쌓이고..”(수 3:16) 라고 성경은 묘사하고 있습니다. 평상시 요단강의 폭이 2-3미터에 이르는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자연 재앙으로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요단강의 물빛은 어떤 색이었을까요? 부드럽고 미세한 진흙입자가 가득한 요단강 하류는, 물빛이 진한 황토색입니다. 강 좌우편은 늪지와 습지, 곳곳에 진뻘도 형성되어 있었기에, 퇴적토에서 나는 냄새들도 다양하였을 것입니다. 침수되었다가 물이 빠진 뒤의 물가 풍경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 시대 이전에는 요단강에 다리가 없었습니다. 다리가 놓이기 시작한 것은 대략 기원후 2세기 이후의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때는 어떻게 요단강을 건넜을까요? 수심이 낮은 곳은 물론 그냥 건넜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심이 낮더라도 물살이 샌 곳은 그냥 건너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수심이 깊거나 강폭이 넓은 곳은 거룻배나 나룻배를 이용했습니다. 짐이나 사람을 실어 나르는 작은 배인 거룻배는 강 좌우편에 동아줄을 두 줄 묶어 놓고 사공이 그 줄을 당기면서 강 좌우편을 오가는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나 강이 범람할 때는 아예 노를 저어 강 좌우편을 오가는 나룻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갈릴리 호수와 사해 사이 요단강 좌우에 최소한 60개 정도의 나루가 있었습니다. 나루는 강물의 흐름이 빠르거나 수심이 깊거나 모래톱이 형성되어 강폭이 넓은 곳에 자리했습니다. 요단강 나루는 요단강과 얍복강의 합류 지점인 아담읍 나루 북쪽에 60-70% 정도가 있습니다. 이런 사실은 아담 나루 북쪽이 강의 흐름이 빠르고 수심이 깊었던 것을 보여줍니다. 사르단에 가까운 아담 읍 근처 얍복강 어귀, 갈릴리 주민들이 예루살렘을 오갈 때 사용하던 요단강과 야르묵 강이 만나는 어귀, 여리고 가까운 와디 켈트 어귀, 그릿 시내에서 가까운 와디 지끌랍 어귀 등은 상습 범람과 침수 지역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 나루는 겨울과 봄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머릿속에 요단강이 그림으로 떠오르는지요? 

▲ 갈릴리호수에서 흘러 내리는 요단강은 꾸불꾸불 뱀이 움직이듯 작은 하천을 이룬다.     © 김동문 선교사

다시 묵상하기
 
이제, 성경 속에서 요단강을 오고가는 사건과 인물들을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범람하던 시기에 요단강을 건넌 이들은 누가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다윗과 밧세바 범죄 은폐 과정에 죽임 당한 우리야가 있습니다. 그때도 봄철이었고, 요단강은 당연히 범한 상태였습니다. 엘리야 승천 전후에 일리야와 엘리사는 어떤 요단강을 건넜을까요? 다윗이 그의 아들 압살놈의 반란을 피해 도망치던 때는 어떤 계절이었을까요? 

어떤 풍경이 떠오르나요? 어떤 방법으로 요단강을 건너고 있나요? 병사들은, 나루에서 또는 거룻배를 이용하여 요단강을 건어야 했을 장면을 떠올려볼 수 있는지요? 요단강을 건너는 병사들은 어떤 표정인가요? 요단강 좌우편에서 나루를 지키는 병사들의 눈에는 어떤 긴장감 같은 것이 담겨 있나요? 요단강을 건너는 데 시간은 얼마가 걸리고 있나요? 요단강의 침수와 범람으로 만들어진 진흙뻘을 건너느라 애쓰는 병사들의 모습도 보이나요? 이런 여러 가지 정황을 고려하면, 요단강을 건너는 병사들은, 한 줄로 서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는 없었습니다.

봄철, 겨울보리 거두는 시기, 유월절 전후한 시기부터 요단강은 범람하곤 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유월절을 위해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을 떠올려 보시면 어떤 풍경이 다가오나요? 요단강 건너편 베다니에 머물던 예수님과 제자들이 범람한 요단강을 건너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을 떠올려보시기 바랍니다. 

그 때 그 자리에 대한 바른 이해해 바탕을 둔, 적절한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성경 본문을 들고 그때 그 자리로 나가는 것은 소중합니다. 인명, 지명, 동물, 식물, 음식, 옷차림새, 탈 것 등이 등장하면, 그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천천히 읽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렇듯이,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그 때 그 자리에 서는 수고를 필요로 합니다. 아무런 상상을 안하는 것도 문제이고, 현장과 관계없이 마음대로 상상하는 것도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 요단강은 범람하곤 했다. 사진 속 푸른 지역은 기본 침수지역이고 그 좌우편의 둑은 넘칠 때도 있다.     © 김동문 선교사

■ 필자 김동문 선교사는 이집트와 요르단에서 사역했으며 <오감으로 성경읽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현재 미주한인교회들을 대상으로 이슬람 선교전략과 성경의 땅에 대해 폭넓게 조명하는 세미나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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