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페루 합동결혼식
유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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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06 [03:5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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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기 목사(나성북부교회) 

지난 8월 19일 페루 빈민가에서 9쌍의 합동결혼식을 주례했습니다. 2010년 1월 11쌍의 합동결혼식도 주례했었습니다. 스페인어를 못하는 제가 어떻게 그 먼 곳까지 가서 합동결혼식 주례를 하게 되었을까요?

11년 전, 저희 교회 교인이었던 박남은·박성숙 부부가 페루에 선교사로 파송되었습니다. Ventanilla(작은 창문)이라고 명명된 빈민가에서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바닷가 모래사장에 단체로 몰려가 지붕도 없는 무허가 판잣집을 짓고 삽니다. 그 사람들이 무려 백만 명이나 됩니다. 그렇게 자리를 잡고 몇 년 살다보면 정부에서도 마침내 토지소유권을 인정해준답니다.

가난해도 사람 사는 곳이라 대부분 부부가 되어 삽니다. 문제는 정부에 혼인신고를 하려고 해도 가난한 사람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듭니다. 결혼식 비용도 없습니다. 결국 그냥 동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법적절차 없이 동거하다 보니 또 쉽게 헤어지기도 합니다. 부부관계가 견고하지 못하면 자녀들이 피해를 입습니다. 가난과 불안정의 악순환입니다.

박남은 선교사 부부는 빈민가 사람들이 믿음 안에서 좀 더 견고하고 안정된 가정을 이루게 하는 것이 그들의 삶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지의 여러 교회 담임 목사님이 추천한 커플들이 13주에 걸친 부부교실에 참여한 후에 정부에 정식 혼인신고도 하고 결혼식도 하도록 주선했습니다. 그 부부교실의 이름을 ‘Encuentro Agape’ 즉 ‘아가페 만남’이라 명하고 우리 나성북부교회의 ‘사랑의 만남’ 내용을 많이 본 땄습니다.

그 커플들의 혼인신고와 결혼식, 그리고 신혼여행에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것을 우리 교우들이 한 커플씩 맡아 후원했습니다. 거리가 4,200마일이나 떨어져있지만 나성북부교회의 후원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됩니다. 저는 교우들의 마음을 대표하여 그 결혼식을 주례하며 축복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도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인식합니다. 그런 연결을 주신 하나님께 너무도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합동결혼식을 잘 마친 부부들이 대부분 소속교회에서 좋은 일꾼들이 되어 열심히 봉사한다고 합니다.

결혼식에 신랑신부가 입은 예복들은 미국에서 웨딩센터를 운영하는 어떤 분이 기부한 것입니다. 다른 교회에서 두 분이 전문사진사로 참여했습니다. 하나님의 일은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모여 이루어집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합동결혼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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