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바닷가의 추억
유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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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04 [10:4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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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기 목사(나성북부교회)

저희 부부가 지난 달 3박 4일로 시애틀에 다녀왔습니다. 교회에서 받은 정식 휴가 4일을 썼습니다. 시애틀에서 해협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에 큰 누님 댁이 있습니다. 작은 누님부부와 함께 3남매 부부가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누님 집 바로 앞이 조용한 만으로 이루어진 바닷가입니다. 몇 발자국만 나가면 썰물에 모래와 진흙이 섞인 갯벌이 드러납니다. 그 위에 그냥 노출된 조개들도 있습니다. 몇 삽 뜨면 주먹만 한 조개는 셀 수도 없습니다. 1 미터 정도 깊이 파면 코끼리조개와 왕우럭조개도 나옵니다. 모터보트를 타고 5분 정도 나가서 바다 속에 던져놓은 게덫을 건져 올리면 큼직한 ‘던지니스’ 게들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신나는 어부생활을 하며 해물을 마음껏 먹었습니다.

 

저는 바다를 무척 좋아합니다. 아버님 고향이 평안북도 철산의 바닷가입니다. 앞에는 섬들이 보이는 바다이고 뒤에는 밤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산입니다. 저는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지만 할머님이 그 풍광을 자세히 설명하시곤 했기에 실제로 본 듯한 느낌입니다. 남한으로 피난 온 후에도 저희 가족과 친척들은 여전히 바닷가의 추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여름마다 대천이나 만리포 등으로 친척들이 함께 바캉스를 가곤 했습니다. 그곳에서 어부가 잡은 생선들을 직접사서 아버님이 손수 회를 치고 해물요리를 만들어 먹던 추억이 있습니다.

 

큰 누님 집에 3남매 부부가 모여 손수 잡은 해물들로 각종 요리를 해먹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물론 조개와 게를 직접 잡아 손질하는 과정은 꽤나 힘이 드는 노동입니다. 그러나 가족이 함께 힘을 합하여 식재료를 수집하여 요리하고 대화하며 식사하는 것은 노동의 보람과 기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누님부부들은 70대가 되었고 거의 다 은퇴하였습니다. 저희 부부도 이제 은퇴를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누렸던 바닷가의 추억을 다시 재현해보니 세월이 무색해집니다. 나이가 들고 흰머리와 주름살이 늘어도 화기애애한 가족모임은 시간을 초월하여 동심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바닷가의 추억들이 다시 생생해지며 마음에 감사가 가득 차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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