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내치(內治)
정공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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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11 [09:2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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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공필 목사(라스베가스장로교회)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여 시작한 의료보험제도, 흔히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는 의료보험제도를 폐지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폐지할 수 없었던 것은 대안을 제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폐지보다는 수정의 길을 선택하여 ‘트럼프 캐어’라고 불리기도 하는 법안을 만들어서 상원 표결을 유도하려고 했으나, 상정 직전에 포기 하였다. 그것은 야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인한 것이 아니라 같은 당인 공화당 안에 있는 특정한 그룹(Freedom Caucus)에서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내 한 정치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료보험제도보다 쉽게 동의를 얻어낼 수 있는 세금제도를 먼저 손을 댔다면 결과는 달려졌을 것이라고 평을 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트럼프는 내치에 흠집을 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백악관을 장악했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잦은 인사 단행과 예측할 수 없는 행정 결정을 보면서 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문하고 있을지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의아해할 수밖에 없다. 며칠 전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지역을 향해 독가스 폭탄을 발포함으로 수많은, 특히 어린이들이 살상을 당했다. 트럼프는 바로 다음 날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독가스 폭탄을 발포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곳에 50여 기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지금 백악관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독단으로 발포 명령을 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끊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의아스러운 것은 공화당 내에서도 분란이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라고는 하지만 정확히 투자가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보면 정치와 외교, 그리고 경제면에서 -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도 있지만 - 경험이 부족하며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이다. 그런데 트럼프에게 조언해 주는 그룹이 누구인지 이제는 헷갈리는 정도다.

 

한국의 정치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의 박근혜 전 대통령만 보아도 자문해 주는 사람도 한정되어 있어서 마치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속 전까지도 몰랐던 것처럼 보인다. 대선 정국인 현재의 대한민국의 상황도 다를 바 없다. 대선 후보들은 자기가 검증된 자고, 준비된 자라고 떠들고 있지만, 그들 옆에는 과연 제대로 자문을 해 주는 사람이 있는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문재인 후보를 예를 든다면, 같은 당의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

 

한국은 누가 차기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하더라도 당분간은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게 될 것이다. 대통령의 자질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내치를 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내치를 할 줄 모른다는 것은 결국 소통의 문제다. 대통령 자신이 모자라는 부분은 솔직히 인정하고 도움을 청하며,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뿐 아니라, 동시에 자신의 소신을 국무위원과 소속 정당, 그리고 다른 정당에까지 전달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한국에는 세월호를 인양한 후 육지로 올리고 조사하는 과정에 모든 관심사가 쏠려 있다. 이 과정에서 아쉬운 것은 세월호가 다른 선박(또는 잠수함)과의 충돌로 인해 침몰하였다고 이야기한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이미 인양을 하면서 전문가들이 “아니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또 다른 전문가를 데려다가 조사를 한다는 뉴스는 정말 화를 나게 한다. 같은 한국인 전문가의 말을 믿지 못한다는 자체가 내치를 잃어버린 국민임을 증명하고 있다. 물론 “믿을 수 없으니까”라는 말로 이유를 달 수 있지만, 그러니까 더욱 혼란의 길로 가고 있다.

 

내치의 가장 기본은 가정이다. 지금 한국 대통령 후보자들을 검정하는 절차 가운데 가족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큰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는 반드시 가정을 먼저 다스려야 한다. 중국 4서의 하나인 대학(大學)에서 올바른 군자의 자세를 강조하는 말 중에 ‘수신제가 치국평천하(修身齊家 治國平天下)’가 있다. 이것은 먼저 자기 몸을 바르게 가다듬은 후 가정을 돌보고, 그 후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태평하게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람을 지도자로 선출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기본의 기준을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가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이다. 둘째는 국가를 위한 자신의 소신을 관철하되 들을 줄 아는 귀와 마음 자세를 갖춘 사람이다. 셋째는 자신 없는 부분, 연약한 부분은 인정하고 전문가를 신뢰하고 함께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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