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특집
‘계란’ 보단 ‘떡’ 있는 부활절
이방종교서 유래된 계란 보다는 성경에 나오는 떡을 나눔이 더 적절할 듯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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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04 [06:14]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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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호박 떡케이크. 사진제공=한식조리아카데미

<누가복음>은 24장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후의 행적 그리고 승천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중 13절부터 35절 사이, 예수가 부활하시어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와 동행하시고 그들과 함께 유하며 음식을 잡수시는 장면이 나온다. 30절에서 “그들과 함께 음식을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니”라는 말씀은 예수가 제자들에게 나누어준 떡. 그리고 그 떡은 35절에서 사람들에게 예수의 부활을 알리는 징표로 나타난다.


예수가 부활 후 드신 첫 음식은 떡으로 보는 것이 옳다. 43절에서는 믿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구운 생선
을 드시기도 했다. 영어 성경에서는 떡을 ‘브레드(Bread)’라고 말한다. 여기 뿐 아니라 성경에서 ‘떡’은 여러번 등장한다. 예수의 삶과 부활 속에서 ‘떡’은 슬플때나 기쁠때나 그것을 상징하는 하나의 징표로 서 사용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부활절이 되면 예수의 부활을 기뻐하며 예수가 처음 떼어 징표로 삼았던 그 떡을 먹고 예수 부활을 기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해마다 부활절이 되면 모든 교회들은 계란 준비에 여념이 없다. 알록달록 색칠한 계란을 장식하고 성도와 함께 나누며 계란이 부활의 상징이라고 말해왔다. 엄밀히 말하면 계란은 부활하는게 아니고 ‘부화’라고 말한다. 새 생명이 잉태되어 껍질을 깨고 나오는 하나님의 오묘함을 상징할 순 있지만 그것이 죽었던 이가 새롭게 부활하는 상징으로 말하기에는 사실 억지스러운 느낌도 있다. 그렇지만 아주 오랜 세월동안 계란은 예수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되어왔고 지금도 곧 있을 부활절을 위해 이것이 쓰일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 계란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이것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먼저 부활절이 이스터로 불려온 것부터 되새겨봐야한다. 한글로는 ‘부활절’ 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표현으로 불리고 있지만 영어로 는 ‘easter’ 심지어 이 단어는 성경에서도 부활로 사용된 적이 없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디서 이 이스터가 왔을까? 여기에는 여러가지 설들이 존재하는데 교회사에서 보면 3-4세기에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기리는 의미로 사용된 것은 파스카 즉, 유월절이라는 것이었다. <가톨릭 백과
사전>에 따르면 이 파스카가 주후 325년 로마카톨릭이 니케아공회에서 부활절을 ‘춘분 뒤에 오는 만월 직후의 일요일’로 정하고 이를 ‘이스터’라고 칭했다고 한다.


로마카돌릭에서 정한 이 시기는 사실 이방 종교에서 비교적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절기 중 하나로 다산 또는 봄의 여신 등을 상징하는 시기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다시 찾아오는 봄. 만물이 싹 트는 이때는 어쩌면 부활이라는 의미를 가져다 대기에 설득력이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춘분, 태양의 황경이 ‘0’으로 되는 이날부터 낮의 길이가 길어진다. 양력으로 3월 21일인 춘분은 앞서 살펴본 부활절 계산의 중요한 기준이다.


그런데 이 3월 21일에는 여러 이방신들 중 유독 봄과 새생명, 다산 등에 연관된 이방신들을 기리는 날이 겹친다. 대표적으로 에오스트레(eostre)는 오스타라(ostara) 또는 이스트레(eastre)로 불리는데, 봄의 여신이자 새생명의 상징으로 통하며 에오스트레를 기리는 행사가 3월 21일에 치러지고 만월이 아닐 경우 그 다음 일요일로 제일이 정해지기도 한다. 이 에오스트레에서 이스터라는 이름이 유래됐다고 보는 시각들이 대체로 다수로 통하고 있다.


고대 바빌론 이방종교에서는 이런 다산과 봄을 상징하는 여신들과 함께 계란이 등장한다. 에오스트레의
같은 경우 지역마다 조금 다른 이름을 같지만 탄생신화를 보면 하늘에서 떨어진 계란 속에서 나타난 사
례가 많다. 이는 동양 고대 왕의 탄생 설화 등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사례로 그만큼 계란이 귀하게 여기어졌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기독교로 전파된 배경으로는 사순절 동안 육류, 계란 등을 먹지 못하게 했기에 예수의 부활을 축복하기 위해 사순절이 끝난 뒤 계란을 먹었기 때문이라고도 본다.


이밖에도 배경에 관한 여러 사례들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사는 현 시점에서 부활절은 이스터라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고 여전히 계란이 부활의 상징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토끼의 경우, 고대 이방종교에서부터 다산의 상징으로 쓰였고 봄의 여신과 함께 늘 등장하는 것이 토끼이므로 함께 기독교로 스며들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렇게 이스터, 이스터 계란, 이스터 버니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가톨릭 뿐 아니라 개신교 전반에 걸쳐서도 깊게 자리해왔고 우리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왔다.


그렇다고 당장 이스터 용어를 쓰지말고 계란을 먹지말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방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계란보다는 보다 성경에서 말한 브레드, 즉 떡을 함께 나누면 어떨까 싶다.


특별히 미주한인교회들이라면 떡은 대대로 우리 민족의 잔치와 축하할 일에 빠짐 없이 등장해온 주요 상징이자 음식이다. 예수가 부활한 그 큰 기쁨을 나누기 위해, 우리 미주한인들부터라도 부활절에 떡을 돌리고 함께 먹으며 성경에서 말한 그 부활의 징표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부활절 계란을 준비하려는 교회가 있다면, 하얀 백설기 또는 떼어 먹을 수 있는 가래떡 등으로 그 기쁨을 함께 나누어보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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