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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성경읽기(4)-엄청나게 많은 양의 메추라기
김동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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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3/24 [09:2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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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란 광야     © 크리스찬투데이

 

교리를 확증하기 위한 성경읽기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읽는 이가 성경 속 이야기에 담겨있는 당사자들의 '그 마음'을 느끼느냐는 것은 더욱 소중하다. 더하여 그 현장에 계셨을 하나님의 마음을 느끼는 것은 성경 묵상의 소중한 가치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익숙한 성경도 낯설게, 천천히 읽을 필요가 있다. 우리 마음껏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 자체가 말하고 있는 그 현장감을 갖고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공감하며 성경을 읽기 위해서는, 우리의 질문이 다듬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다운타운의 어떤 맛집에서 그 맛집의 역사, 맛집에서 파는 음식의 종류를 묻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 맛을 느끼는 것 같은 것이다. 제대로 그 맛을 알려면 직접 방문해서 그 곳에서 팔고 있는 음식 종류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메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맛 집의 맛난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시간도 써야 하고, 비용도 들여야 한다. 그리고 온 감각을 이용하여 먹고 마시는 수고를 하여야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 속 사람들이 느꼈을 감정이나 그들이 짓고 있었을 표정 같은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수고를 해보자. 그 하나의 예를 우리에게 익숙한 민수기의 한 장면을 통해 다가서본다, 메추라기 재앙으로 먼저 생각하는 기브롯 핫다와에서 있었던 메추라기에 얽힌 이야기이다.

 

성경 속으로

 

▲ 광야의 메추라기는 철새이다.     © 크리스찬투데이


"백성이 일어나 그 날 종일 종야와 그 이튿날 종일토록 메추라기를 모으니 적게 모은 자도 열 호멜이라. 그들이 자기들을 위하여 진영 사면에 펴 두었더라."(민 11:32)

 

이 익숙한 본문을 보면서, 곧장 탐욕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이스라엘 백성을 떠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천천히 그 장면 속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메추라기는 철새이다. 출애굽 광야에서 백성들은 메추라기 떼를 만났다. 메추라기는 철새다. 지중해와 홍해를 넘나들며, 아프리카와 유럽을 오가는 철새이다.

 

“적게 모은 자도 열 호멜이라.”(민 11:32) 그 잡은 분량이 적제 잡아도 열 호멜이라고 한다. 호멜’(Homer)이라는 단위가, '나귀에 가득 실은 한 짐'으로 대략 230리터 정도의 고체의 부피를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표현도 나귀(Hamar)라는 단어와 닮았다. 오늘 본문은 나귀 열 마리에 가득히 메추라기 잡은 것이 실려 있는 풍경을 떠올려봐야 한다. 나귀가 익숙하지 않기에 1리터짜리 생수 2 천병을 떠올려보라.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다가오는가? 출애굽 광야에서 잡아들인 메추라기, 많아도 너무 많았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메추라기 한 마리 더 먹기 위하여 욕심을 부렸다고 생각할 이유가 전혀 없다. 이미 잡은 메추라기 분량도 엄청나고 다 소모할 수 없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진영 사방으로 각기 하룻길 되는 지면 위 두 규빗 쯤에 내리게 한지라.”(민 11:31) 다시 이 본문을 읽어보라. 온 몸에 소름이 돋지 않는가? 1 미터도 안 되는 낮은 높이로 전후좌우 20킬로미터 지역에 뗴 지어 몰려다니는 메추라기로 가득 뒤덮인 그 들판을 떠올려보라. 나는 온 몸이 간지럽다.

 

▲ 바란 광야와 그 곁의 홍해     © 크리스찬투데이


전혀 상상이 안 되는 엄청난 양의 메추라기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머물던 지역으로 몰려왔다. 백성들은 그냥 주워 담았다. 그것도 하루 온 종일과 다음 날 반나절 동안(종일 종야와 그 이튼 날 종일토록, 민 11:31) 그렇게 잡았다. 밤에도 잡아 들였다. 사람들은 진이 다 빠졌을 것이다. 통 큰 하나님으로 인해 질려버린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적게 잡은 사람이 2톤 정도라면 많이 잡은 사람은 도대체 얼마를 잡은 것으로 상상해야 할까? 단순하게 2천 마리가 넘는 메추라기를 주워 담는 장면을 연상해보라. 백성들은 메추라기를 잡아들이느라 엄청난 노동을 한 셈이다.

 

“ 그들이 자기들을 위하여 진영 사면에 펴 두었더라.”(민 11:32) 이것은 메추라기 포를 만드는 장면이다. 육포가 다 그렇듯이 제대로 말린 고기는 이동 중에 아주 좋은 영양식이다. 메추라기 포 한 마리로 한 가족의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다면 참으로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영양식을 광야에서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메추라기로 포를 뜨고 있는 장면을 연상해보자. 메추라기를 널어놓았다면 어느 만큼의 면적을 차지했을까? 도로의 보도블록 2천개 정도의 공간을 떠올려보라. 천지사방에 메추라기가 덮여있는 장면이 다가오는가?

 

게다가 메추라기 포가 말라가는 냄새가 온 땅에 가득하다. 어떤 냄새였을까?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냄새였을 것이다. 발을 내딛지 못할 정도로 널려있는 메추라기, 그 냄새를 하루 이틀 사흘 날마다 맡고 있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겠는가?

 

“고기가 아직 잇 사이에 있어 씹히기 전에”(민 11:33) 그런데 이 무리 가운데 죽는 이들이 발생했다. 그것은 제대로 마루지 않은 메추라기 포를 먹어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포를 뜬 고기는 제대로 말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독성으로 인해 치명적이다.

 

다시 묵상하기

 

여호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약주고 병 주는 것으로 풀이하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백성들의 탐욕을 더 많이 먹으려는 욕심으로 이해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 몇 년 동안 질릴 정도로 먹을 수 있는 엄청나게 많은 메추라기 포가 있었기 때문이다.

 

민수기 11:31-35 이야기는 현장감 넘치는 표현으로 가득하다. 그곳에 메추라기의 움직이는 소리와 백성들의 소리가 뒤엉켜진다. 사람들의 움직임이 다가온다. 온 사방에 널려있는 메추라기 포에서 풍겨나는 냄새도 가득하다. 어느 날 사람들에게 재앙으로 인한 탄식과 고통의 소리, 원망의 소리도 다가온다. 광야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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