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특집
“빈 그물을 내리는 피곤한 목사”
독일교회를 통해 진단해 보는 오늘날 목회현장의 모습
이성춘 선교사(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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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2/11 [02:32]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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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 목사라도 그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의 환경에 따라 그 정체성 내지 모습들이 크게 다를 수 있다. 유럽하고도 독일, 개신교의 발상지이기도 한 독일에서는 종교개혁이 발생한지 500년이 흐른 오늘날, 과연 목회자들의 사역 현장 모습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독일에서는 긴급하고 위기적인 상황에서 도움을 주는 직업들이 신뢰를 받고 있다. 소방관, 수리공, 병원종사자, 약사, 의사, 전철기사 등이 2014년 이후부터 순위가 거의 변동되지 않고 사회적으로 최고의 신뢰를 받고 있다. 목사의 신뢰도는 노동자, 판사, 택시기사, 변호사, 군인 다음의 순서로 32직종에서 19번째를 차지하고 있다.

프란크 클레만 교수는“이런 직종의 종사자들이 높은 신뢰를 얻는 것은, 이 직업이 불편하고 힘든 업무를 요구하지만 사회를 위해서 꼭 필요한 업무를 감당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런 신뢰가 수입과 교육의 정도와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청소부나 양로원의 종사자들은 사회를 위한 귀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그들의 신뢰도가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일상적인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과 건강의 영역에서 전문적인 돌봄을 주는 분들이 신뢰받고 존중되어지고 있다. 고령화 사회가 되어갈 수록 더욱 이런 사회, 곧 사회봉사의 사역에 선교사역이 주 사역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 2016년 독일 직업 선호도 <도표1>  

에긴하르트 포이그트 목사는 교회의 고기잡은 일에 대하여 “그물이 비어있는데, 누가 그것을 말할 용기가 있는가?”라고 독일정기간행물<Christsein heute>을 통해 제기하고 있다. 신앙영역이 독일 사회의 일상적인 삶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독일에서의 목사는 빈 그물을 내리는 어부가 되어가고 있다.

교회성장 연구에 의하면, 일부 교회만이 큰 무리를 수확하고 있으며, 대부분 교회는 고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목회자들이 그들의 사역에서 어떤 교회성장도 경험하지 못할 때에 스스로에게 능력을 발휘해야한다고 강압하게 되거나, 단순히 현재의 상황에 적응하며 현상유지에 집중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독일에서 교회와 목사들이 빈 그물에 적응되어 버리는 큰 위험과 염려인 것이다.

독일교회 목사는 빈 그물을 내리는 일만 아니라 교회의 헌당을 해제하고 사역을 축소하는 일을 감당하고 있다. 목회자는 세속화된 사회에서 믿음을 변호해야할 뿐만 아니라 교회의 철거∙해체와 같은 일들을 감당하고 있다. 이전 세대의 목사들은 교회와 교육관 등을 새롭게 건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목회자들은 교회 건물들의 봉헌을 해제하고, 교회들을 통폐합하고 사회영역의 활동들을 폐쇄한다. 그래서 현시대의 목회자들은 교회의 사역중에서도 부정적인 사역들을 주도하는 목회자들이 된 것이다. 폐쇄되는 교회 성도들의 원망과 지탄을 온 몸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브라운쉬바이그의 주 총회의 감독인 크리스토프 마인스(볼펜뷔텔)는 교회가 작아지고 있는 것은 믿음에 관련된 것보다는 오히려 급변하는 사회의 구조와 관련된 것이라고 목회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그는 “소속감에 안정성을 제공했던 사회적 환경이 달라져 버렸기 때문에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정당, 조합, 클럽, 심지어 교회들로부터 떠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에 의하면 1970년에는 독일 국민의 62%가 클럽에 속했지만, 지금은 44%로 줄어들었다. 다원주의와 개인주의의 영향도 이런 변화에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마인스는 “소수자만이 교회의 삶에 참여하는 현상과 많은 교회 이탈자의 현상을 너무 빨리 목회자 자신의 문제로 돌리고, 자신들이 무엇인가를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도 지적한다. 그러나 이런 현실 인식이 목회자로서 자기 면책의 사유로 작용하거나, 빈 그물에 적응해 버리도록 핑계거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자기 개혁과 사역의 역동성을 지켜나가
야한다.

▲ 2016년 독일 직업 선호도 <도표2>   

목사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을 공개해서 드러내야하는 존재로서 부담을 갖고 산다. 목회자는 자신의 사역에 있어서 스스로 최고 수준의 동기부여를 해야 하지만, 이것을 장기간 동안 유지하기가 쉽지 않는 것이다. 독일 목회자들은 대부분 쉬어야하는 저녁 시간에 이루어진 약속들로 자신의 업무가 매번 다른 장소에서 진행되는 업무 방식으로 지쳐가고 있다. 일례로 등록된 교인들을 위한 엄숙한 장례식을 마치자마자, 아이들을 위한 세례입문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일들이 목회자들을 지치게 한다.

독일 직장인들의 한 주간의 법적 근무시간은 37.7시간이며, 추가 시간은 평균 3시간 정도이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독일 목사들은 한 주간 평균 55시간에서 60시간의 근무를 하고 있다. 이런 목회자 업무환경은 목회자들을 최고의 왕성한 활동신드름을 가진 주의(집중)결핍증에 걸린 환자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한다. 목사가 어느 한 장소에 가게 되면, 처음 만난 사람에게 악수를 하고 바로 이어서 두 번째 사람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모습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이런 삶의 방식이 목사로 하여금 삶의 중심을 잃어버리게 한다.

안드레아스 폰 헤일 신학교수는 독일교회협의회의 지역선교 센터의 연례적인 컨퍼런스에서 목회자들의 피곤과 영적고갈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정신적인 노동자들이 더욱 더 피곤함으로 지쳐 가는데 목회자들도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오늘의 사회는 전적으로 스트레스 사회가 되었고, 지친 교회는 지친 사회의 일부가 되어 있다.

이런 사역환경에서 독일 목회자들은 영적, 신체적 고갈과 믿음의 위기, 교회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사역자들이 용기를 잃게 되는 것들, 곧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공허한 시간, 거의 결과들을 창출해내지 못하는 새로운 제안들, 사람들이 믿음과 교회로부터 떠나는 현상, 교회의 사역들을 어렵게 하는 다툼의 발생 등을 경험한다.

목사들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서 능력을 공급받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존재들이다. 많은 독일교회 목사들은 자신들이 하나님과의 개인적∙ 인격적 관계를 지속할 시간도, 여유도 가지지 못하고 산다고 고백하고 있다. 목회자들은 변화(개선)를 위해서 안식이나 좋은 친구들, 상담자, 조언자들이 필요한 것이다. 기도하는 것, 작전타임을 가지는 것, 사역에서 잠시 떠나는 것, 수도원 방문, 금식기도의 날을 가지는 것 등이 유익한 것이다.

하노버 근처에 있는 ‘인스피라티오’라는 개신교 센터는 목회자들의 회복과 균형을 위한 곳이다. 센터의 운영자인 구이도 데펜브록크 목사에 의하면, 일년에 6번에 걸쳐 9명이 참석할 수 있는 6주간의 코스에 언제나 정원 이상으로 등록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2년 전에는 참석자가 32명이었는데 2016년에는 이미 50명이 되었다.

목회자가 자신이 힘겹다고 느껴지며 탈진되었을 때 그곳에서 일상의 사역을 내려놓고 탈진의 원인을 찾는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은 치료가 아닌 보호와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이 과정을 이수하면 의사를 통한 번아웃과 질병의 치료과정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나는 지쳐있다고 느끼는 목회자, 수면장애와 입맛을 잃은 목회자, 실패자의 마음, 추진력의 상실등과 같은 신체적인 증상을 나타내 보이는 목회자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목사들은 사역 현장에서 떠나와 이런 분리된 장벽을 가진 수도원와 같은 보호실에서 보호를 받는 기회들을 가져야할 것이다. 개별적, 집단적 대화와 창조적이며 체력적인 프로그램들을 찾아서 자신의 회복과 충전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목사는 교회의 미래가 목사 자신에게 주어진다는 책임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베를린-라이닉켄도르프의 사도 베드로 교회의 스웬 쇈하이트 목사는“지금까지 주교회나 교파교회에서 목사들은 교인들에게서 좋은 프로그램을 기대하는 그런 모든 것을 위한 소녀의 모습을 가졌지만, 이제는 목사 중심의 교회가 포기되어지고 교회사역의 형식과 실제에서 평신도들에게 지도력이 위임되어야 한다”고 교회사역의 방향을 안내하고 있다. 루터의 만인사제설의 기본정신에 충실하게 다가가야 한다. 그래서 평신도가 이끌어 가는 교회를 신선한 새로운 교회의 모습으로 열어가야 한다.
 
특별기고/ 이성춘 선교사(독일)
sungchoon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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