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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동안 교회를 충성스럽게 섬기셨던 장로님을 보내드리면서
이상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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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23 [06:5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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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7일 토요일 밤 K 장로님이 89세의 연세로 방금 전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잠에서 깨어나 20여 분을 달려 장로님 댁으로 갔더니 이미 911 응급 팀이 와서 응급조치를 해도 소생이 되지 않자 경찰에 연락을 취하여 현장에 4 명의 경찰이 와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었다.
 
한국과 다른 것이 미국에선 집에서 운명을 하게 되면 경찰이 오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고인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자연사한 경우에만 시신을 장의사로 이송하는 것을 허락하기 때문이다. 만일 조금이라도 의심이 갈 때는 바로 검시소로 보내지기 때문이다. 경찰의 허락 하에 장로님을 장의사로 떠나보내고 돌아와 잠을 자려는데 잠이 오질 않았다.
 
지난 36 년 동안 K 장로님과 함께한 아름다운 감동의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1 년여 전부터 병을 앓아 오셨기에 가까운 시일에 우리의 곁을 떠나실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일을 당하고 나니까 그렇게 빨리 가신 것에 대하여 서운한 마음과 허전함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장로님은 미국에 오신지 50년이 되신다. 필자가 처음 만난 것은 40년 전이다. 지난 삶을 돌아보니 나의 삶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 장로님과 함께 한 세월이었다. 부모님이나 형제자매 가족들보다 장로님과 함께한 세월이 더 많았던 것이다. 나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에 장로님이 계셨던 것이다.
 
오늘의 내가 존재하는 것도 장로님을 만났기 때문이며 지금까지 한 교회에서 부족한 사람이 목회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장로님 때문이었던 것이다. 목사 안수를 받고 두 달여 지나서 사역지가 정해지지 않았을 때 장로님으로부터 새 교회를 설립하려고 하는데 함께 하자는 제의를 받았을 때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당시 서류 미비자로 7년 여 동안 불안하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장로님의 제의로 받고 두 달 만에 장로님 댁에서 첫 예배를 드리며 지금의 평강교회가 탄생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의 내게는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더구나 담임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가 없었다. 교회 이름도 장로님이 지으셨다.
 
교회 등록도 목사인 내가 하지 아니하고 장로님이 하셨다. IRS 면세 신청서류는 물론 교회 허가서가 나오자마자 제일먼저 하신 것은 가족 4 명의 영주권신청을 새로 설립한 교회이름으로 신청해서 일 년 여 만에 영주권을 받게 해 주셨던 것이다. 변호사에게 지불하는 모든 비용까지도 장로님이 담당해 주셨던 것이다.
 
오래전에 어느 일간지 신문사의 종교담장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면서 장기목회를 하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어온 적이 있어서 글로서 답을 한 적이 있었다. 경험상 목회 개인의 능력보다는 장로님들의 믿음에 달려 있다고 했던 것이다. 목사가 아무리 신령하고 설교를 잘해도 장로님들의 도우심이 없이는 절대로 목회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장로님의 소식을 들은 필자의 큰 딸이 카톡을 보내왔다. "Please let us know when funeral is... Elder Kim was an amazing man. I know our Heavenly Father is welcoming Him in. Hope you are ok, dad." 그렇다 장로님은 단 한 번도 말이나 행동에 실수를 보이지 않으셨다. 내게만 아니라 나의 가족과 모든 교우들에게도 그러셨다.
 
교회에서만이 아니시다. 진실로 장로님은 믿음의 사람이셨던 것이다.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이셨다. 그런 장로님 때문에 행복한 목회를 지금까지 해 올 수 있었다. 단 한순간도 교회에 장로님이 계시지 않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못했기에 명을 달리 하시고 나서 지난날을 돌아보니 장로님의 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장로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부족한 종을 그렇게 사랑해 주시고 섬겨 주셨습니다. 장로님은 교회 밖에 모르고 사셨던 분이시다. 그 흔한 여행도 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지난 10여 년 전에 당회를 하다가 교회 페이먼트가 완료되고 헌당을 하게 되면 그 수고의 기념으로 크루즈 여행을 보내 드리자고 했는데 그 선물도 받지 못하시고 주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장로님은 믿음의 거장이셨습니다. 그런 장로님과 함께 한 것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도 큰 은혜요 축복이었습니다. 장로님을 주님께 먼저 보내 드리면서 장로님이 그토록 사랑하시고 충성하셨던 교회의 유산을 저희들에게 남겨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본을 보여 주신대로 우리도 장로님의 발자취를 따라서 생명이 다하는 날 까지 충성하겠습니다.
 
장로님! 천국 입성하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주님의 나라에서 기쁨으로 다시 뵈올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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