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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어떻게 보냈나?
심평종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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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21 [04:31]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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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평종 목사 (로턴한인장로교회) 
빌 하이벨스는 윌로우 크릭이라는 교회와 함께 열린 예배를 전 세계로 확대시킨 장본인이다. 빌 하이벨스 목사의 성숙한 인격 계발서인 <아무도 보는 이 없을 때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책에서 용기, 비전, 인내, 그리고 사랑 등 성숙한 인격의 8가지 자질을 계발하도록 인도하고 있다.
 
우리는 타인의 눈을 의식하면 고상하고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타인의 눈을 의식할 필요가 없을 때에는 자신의 성품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의 가방을 나에게 보여 주면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 드리죠” 꽤 의미가 있는 말인 것 같다. 그래서 남자들보다 여인들이 그리도 명품 백에 사활을 걸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당신의 가방을 나에게 보여주면 당신이 누구라는 것을 알려주겠다는 말의 뜻은 가방을 열어서 내용물을 보면 그가 누구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방 안에 교과서가 가득 들었으면 학생일 테고 공구가 가득하면 뭔가를 수리하는 사람일 테고 이 말은 맞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정답도 아니다.
 
가방 안에 항상 양말 한 켤레를 넣고 다니는 여인이 있다. 어린 시절, 여인의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일하셨다. 하루 종일 고된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의 양말은 늘 젖어 있었다. 땀과 공사장에서 튄 흙탕물로 뒤범벅이 되어. 어른이 된 여인은 언제부턴가 비 오는 날이면, 아니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어떤 이유로 양말이 젖게 된 사람을 위해 가방 속에 보송보송한 양말 한 켤레를 챙기게 되었다.
 
옛날 아버지의 젖은 양말을 생각하면서, ‘전철과 모과’ 어디선가 향긋한 냄새가 아주 여릿하게 코끝을 간질였다. 흐흠 킁킁. “아, 뭐더라? 이 냄새 아는데” 한 청년으로 시작하여 꽤 여러 사람이 코를 킁킁대기 시작했다. “맞다, 모과! 음 향기 좋다. 어디서 나는 거지?” 잠시 후 나이 지긋한 중년의 신사는 옆에 서 있던 청년에게 주머니에 들었던 모과를 건넸다. 청년은 어리둥절했다. “이 모과, 자네가 가지고 있다가 내릴 때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내리게.” 그날 하루, 그 전철 칸에는 은은한 모과 향이 떠나지 않았다.
 
연말이다. 어떤 이들은 나이 한 살 더 드는 것만 확인할 뿐인 ‘한 해를 돌아보며’ 같은 연말 행사는 집어 치운 지 오래라고도 하고, 해 본들 반성뿐인 연말이 괴로워 애초에 계획도 세우지 않는다고도 한다. 꽤나 공감이 가는 이유들이다. 그런데 가방을 열어 보여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 주겠다는 말에 이상하게도 가방을 열고 확인하고 싶어진다. 올 한 해, 나는 가방 안에 어떤 물건들을 넣어 다녔는지. 그래서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 내 몸과 내 마음을 살찌울 물건들, 내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고 나를 남보다 돋보이게 해 줄 물건들, 이 이기적인 욕망의 틈바구니에 다른 사람의 젖은 발을 위한 양말이나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줄 모과 한 쪽을 발견할 수 있다면 난 꽤 괜찮은 한 해를 보낸 것이리라.
 
앞뒤, 옆 어느 주머니를 뒤져 봐도 나 자신을 위한 물건밖에 없다면? 조금 슬프고 많이 부끄럽겠다. 나는 한 달에 한번 성경을 정독하고 있다. 신구약 성경이 1189이장이니 하루에 40장을 매일 읽어야 한 달에 한번을 읽을 수 있다. 누군가 나의 가방을 열어보면 당신은 목사군요 하고 말을 들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금년 한 해를 보내면서 내년에는 나의 가방 안에 성경만이 아니라 딱 한 가지! 다른 사람을 위한 물건 한 가지를 넣고 다녀 보려고 생각해 본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그러므로 우리가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갈라디아서 6장 9, 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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