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특집
“선교지에서의 크리스마스”
더운 여름.캐롤과 성탄츄리 없어도 예수탄생 기리며 “메리 크리스마스”
송금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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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13 [03:1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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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가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이날만큼은 시대의 암울도 세상의 소란도 잠시 숨을 죽인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 소식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이 땅의 모든 이에게 기쁨의 감사와 소망의 축하를 전해준다. 본지는 이번 호에서 오늘도 세계 각지의 선교지에서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을 이어받아 각자의 소명을 다하는 선교사들의 선교지에서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뜻 깊었던 크리스마스의 이야기들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빤짝이는 더위속 “너는 뭘하러 여기까지 왔느냐?” 음성

배안호선교사(파라과이, GMS 예장합동)
 
▲ 배안호선교사(파라과이, GMS 예장합동) 
성탄절엔 춥고 눈이 내려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없어진 것은 아프리카 선교현장에 가서였다. 대개 적도 이하의 남반부에 위치한 아프리카나 라틴아메리카의 열대지방은 북반구의 성탄문화와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

나는 2002년 첫 번째 선교지에서 맞은 크리스마스를 결코 잊을 수 없다. 햇볕이 강하게 내려 쬐던 10월 하순의 무더웠던 어느 날 오후, 동료 선교사들과 함께 탄자니아의 수도 다르에스살람에 있는 큰 슈퍼마켓을 찾았다. 그 더운 날 입구에 장식된 성탄 트리를 보았다.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빤짝인 그날에 전혀 생뚱맞게 서있는 성탄 트리와 산타 할아버지라니!” 한 여름에 무슨 성탄절인가 하면서도 “아! 벌써 성탄절이 가까워 오는구나”하며 2달이나 족히 남은 성탄절을 환기시켰다. 약삭빠른 상인들의 상술에 세
상 사람들은 벌써부터 성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때 아프리카 선교지에서의 정착 단계인지라 이런저런 일로 분요했던 나에게 성탄의 주인되시는 주님이말씀하셨다. “너는 뭐 하러 이곳 아프리카까지 왔느냐? 너는 성탄의 주인인 나를 제대로 알고 있느냐?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면서 일생동안 불나방처럼 헛된 것만 추구하는 생명 없는 저들이 보이는가?”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듯 했다.

금년의 성탄절은 지난해 이어서 남미의 심장 파라과이에서 맞고 있다. 주님께서 내게 하셨던 “너는 뭐 하러 이곳까지 왔느냐?”는 말씀이 다시 가슴을 두드린다.

낡은 성탄트리 조차 부서져 나뒹걸어도 주님만 내 안에 계시면 은혜충만
 
나은혜 선교사(중국/ 지구촌선교문학선교회 대표)

▲ 나은혜 선교사(중국/ 지구촌선교문학선교회 대표) 
이번에 C국에 다시 들어와서 문득 옛날에 쓰던 성탄트리 나무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고 속에 비닐에 잘 포장해 보관해 둔 성탄트리를 보자 괜스레 마음이 설레었다. 거실로 꺼내다가 놓고, 성탄트리 나무를 세우고 분리해 놓았던 나뭇가지를 줄기에 하나하나 꽂고 잎사귀를 펴기 시작했다.

그런데 줄기에 나뭇가지를 두 개쯤 꽂아 넣을 때였다. 우지직~ 하더니 줄기에 붙여놓은 나뭇가지를 꽂는 부분이 부서져 버렸다. “아하~ 벌써 몇 년이나 지나버려서 부식 되어 버렸구나… ” 그래도 희망을 갖고 조심조심 윗부분에 성탄나무가지를 꽂기 시작하였다. 텅 빈 밑 부분은 나뭇가지를 윗가지에 걸쳐 놓아서 공간을 커버했다. 집에 있었던 빨강종과 빨강리본으로 색깔을 맞추어 장식을 했다. 성탄나무에 두를 색등도 마침 있어서 꺼내 보았다. 그러나 살살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색등이 빠져 떨어져 굴렀다. 역시 다해체가 된 것이다.

두 번째 것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실망이 되었다. 그런데 다행히 세 번째 것은 불이 들어왔다. “와~ 정말 다행이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신나게 완성된 성탄트리 나무에 색등 줄을 걸었다. 맨 꼭대기에 꽃은 다윗의 별에서부터 아래까지…, 그리고 이제 완성되었으니 나 혼자 서라도 밤마다 보면서 감상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성탄 트리를 봐줄 손님들이 온 것이다. 그것도 귀여운 소녀들이, 사실 늘 드나드는 앞집 사람들 외에 우리집에 손님이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성탄트리나무 장식을 한 이튿날, 하나님은 두 소녀를 보내 주셨다. 소녀의 부모님들과 함께 말이다. 내가 한국어를 가르쳐 주기로 한 여중생들이다. 소녀의 부모들이 감사의 표시로 가지고 온 풍성한 과일 바구니와 성탄 트리가 잘 어울리면서 집안에 성탄을 맞을 풍성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하루가 지났을까, 타일바닥인 거실에 성탄장식등이 떨어져 떼구르르...구르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라서 바라보았다. 그랬더니 성탄나무 가지가 빠져 버린 것이다. 이미 부식되어 있는 나무줄기가 겨우 꽂아 논 나뭇가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떨어져 버린 것이다.

이튿날, J선교회 사모님과 모처럼 장식한 성탄트리가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랬더니, “저희가 작은 트리 하나가 있는데 보낼까요?”한다. 하지만 나는 “성탄트리가 처음엔 봐줄만 했는데, 가지가 자꾸 떨어져서 가운데가 텅 빈~ 아픈 성탄트리가 되었네요. 올해는 아픈 성탄트리와 함께 성탄절을 보내지요. 지구상의 수많은 아픈 이들을 기억하면서요.”

엉성한 성탄 트리가 대수인가? 우리 마음속에 진정으로 아기 예수님을 모시지 못한다면 아무리 멋진 성탄트리를 장식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올 성탄절 어차피 이곳에서 나는 좀 외롭게 보내야 하겠지만, 덕분에 아기 예수님이 왜 이 땅에 오셨어야 하는지 더욱 깊이 묵상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주님만 내 마음에 계시다면 상처입은 성탄 트리에도 은혜가 넘칠 것이기에….

얼굴 피하는 한인 학부형들을 화평케 한 선교사 자녀들의 연주회서 함께 부른 캐롤
 
이희재 선교사(러시아/ 미르선교회, 예장통합)

▲ 이희재 선교사(러시아/ 미르선교회, 예장통합)
전통적으로 러시아 성탄절은 1월7일이다(율리우스력). 러시아 최대의 명절인 1월1일(novui god) 전날부터 국가 공휴일이어서 약 10일을 명절로 보내는 셈이다. 시골에서 도시에 이르기까지 각종 행사가 열리는 축제기간이다. 요사이는 개신교 성탄절인 12월25일 전날부터 시작되어 1월 황금연휴까지 제대로 성탄절기가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에는 한인들이 다니는 국제기독학교, 디베랴교회, 미르 고려교회, 미르 한인교회, 미르선교회 등이 있다. 이들은 제각기 때로는 함께 성탄절과 새해를 맞이한다.

어느 해 성탄 절기 때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엄청난 양의 눈이 쏟아진 적이 있다. 이 눈을 뚫고 선교사 자녀들이 다니는 국제기독학교에서는 성탄 축하 연주회 및 연극을 보기 위해 학부모들과 한인들이 빼곡히 들어섰다.

자녀들의 클라리넷 ,오보에 등 악기를 부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기특해 보였다. 반가운 여러 얼굴들을 보고 회중과 연주자 및 진행자를 둘러보았다. 무엇보다도 성령께서 어떻게 인도하시나 주의 깊게 살폈다. 두루두루 골고루 비추는 빛을 느낀다. 로고스신학교 홀이 아름다운 것은 사실이지만 저학년, 고학년 선교사 자녀들의 연주와 찬양, 특히 Reffner와 Donet 선생님의 듀엣은 서로 독특하나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우리 한인선교사들의 연합사역도 이처럼 물 흐르듯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갑자기 내 옆에 앉은 젊은 선교사가 앞으로 등단하여 자연스럽게 몇 마디를 한다. 알고보니 중고등부 지휘자이다. 조금 전 서로 인사하며 짧은 대화를 주고받은 인상적인 미국 선교사이다. 어느새 연주회가 다 끝나갈 때 다같이 일어나서 영어로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른다. “천사 찬송하기를…”찬송을 부르다가 홀연히 빛이 마음에 비추인다.

드디어 기다리던 성탄 메시지를 받았다. “화해케 된 하나님과 죄인!”참으로 놀라운 역사이다. 같은 학부형끼리도 서로 얼굴을 피하는 사이로 화해케 하지 못하고 있는데. 실로 말할 수 없는 하늘 영광을 버리고 이땅에 오신 예수의 탄생과 십자가와 부활로 진정한 화해와 구속을 이루신 주께 참된 영광의 찬송을 드렸다.

놀라운 평화가 눈처럼 내려온다. 화평케 하는 놀라운 능력이 예수의 온전한 사랑으로부터 오고 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성탄절이 평일인 이슬람권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내아들 태어나 감사
 
LJM 선교사(터키/ 예장통합)
 
▲ LJM 선교사(터키/ 예장통합)
터키에서는 이슬람 문화로 성탄절이 평일로 지나간다. 한국에서 보던 크리스마스 문화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2009년에 파송되어 터키 이스탄불에 왔고, 2011년 3월에 GP교회를 개척했다.

매번 성탄절이 찾아올 때마다 다시 생각해 본다. 여긴 왜 성탄절이 없지? 평일처럼 지나가고 정말 공휴일도 아니라서 학교도 갑니다. 학부모가 된 전 딸아이가 터키 학교를 가는 것을 보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우리 교회 오는 성도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어졌다. 그래서 터키 아줌마들에게 간단한 율동을 가르치고 예배시간에 같이 발표를 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본 성탄 발표회에 터키 아줌마들은 신이 나서 열심히 했다.

이들에겐 어려서부터 성탄절 발표를 하며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던 기억들이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인정하지 않고 이슬람 교육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인터넷을 찾아보고 저희 교회에 찾아오기도 하고 우리와 함께 예배를 드리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2010년 12월 24일에 제 아들이 이 땅 터키에서 태어났다. 정말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들뜬 한국과는 달리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가장 귀한 아들을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셨습다. 첫째 딸은 만 23개월 때 터키 땅에 왔고, 둘째인 아들은 이곳에서 태어나 함께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제 이곳엔 크리스마스 이브에 제 아들 생일도 있고, 함께 할 교회 공동체가 있으며, MK 피아노 발표도 해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아무 것도 없는 이곳에 왔지만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채워주셨다. 가정과 교회 또한 나의 할일들을 주셔서 감사히 지내게 하셨다. 이번 크리스마스도 이들과 함께 할 것이기에 또다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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