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선교
교회당 개방 하려면 제대로 하라
교회운영이기에 전문성 더 필요...지나친 ‘전도’ 욕심도 금물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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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26 [02:49]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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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 한인타운에 있는 카페‘이음’.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부담없이 찾고 있다.     © 크리스찬투데이

왜 그렇게 교회 문은 무거울까?”

본지 배포를 위해 남가주내 주요 교회들을 방문할 때마다 참으로 안타깝게 느끼는 부분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무거운 교회문’이다. 실제로 무척 두껍기도 한 교회 대문은 크리스천인 내가 봐도 정말 답답하다.

하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적막함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평일엔 대부분 비어있는 교육실과 휴게실, 카페라는 곳은 일주일 정도 지난 커피향이 지난 주일의 흔적을 가늠하게 할 뿐 편하게 쉬기엔 조금 눈치도 보인다. 그냥 지나가다 쉽게 문을 열고 들어와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우리 교회당에는 정말 없는 것일까? 이렇게 휑한 교회 시설을 보고 있자니 안타까움은 더욱 커진다.

10여년 전 한국 교계에서는 교회 시설을 지역을 위해 개방하자는 운동이 발동했다. 그 중 국제기아대책기구 한국지부가 지난 2005년에 추진했던 세상을 섬기는 한국교회운동(Church As Servant, 이하 CAS 운동)은 적극적으로 소개할만 사례. ‘엿새동안 6만 한국교회의 문을 열자’라는 슬로건은 기구가 운영하는 ‘행복한 홈스쿨’에 지역 교회가 시설과 자원봉사자를 지원하는 등의 형태로 지역사회를 향해 빗장을 여는 좋은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 48주년을 맞는 성광교회(남윤석 목사)는 서울 행당동에 자리잡고 있다. 서울 도심내 교회들은 주일이면 주차 등의 문제로 지역주민과 마찰을 빚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성광교회는 그 반대로 지역 주민들이 사랑하는 교회로 성장해왔다. 비결은 바로 시설개방.

1996년 새성전 건축을 하면서 교회는 주변 아파트와 교회 사이 담을 허물고 아파트 출입구와 연결된 문을 텄다. 지역 주민들이 출퇴근하거나 아이들 등하교시 돌아갈 필요가 없고 지름길인 교회를 통해 이동을 했다. 자연스럽게 교회 시설에 피로도가 쌓여 파손되는 경우도 생겼지만 아랑곳하지 않았고, 주중에는 교회 주차장을 지역에 개방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성광교회는 현재 지역에서 종교시설이 아닌 꼭 필요한 친구가 됐다.

미주한인교회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그 전에 한가지 생각해볼 것은 교회가 지역과의 소통적인 측면에서 시설을 개방하는 것이 교회 입장에서 지역을 보는 것인지, 아니면 지역 입장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것인지에 대한 구분을 짓고 싶다.

교회가 만든 프로그램에 지역민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전자라면, 후자는 말 그대로 지역민들이 부담없이 시설을 편하게 이용 하게끔 만드는 것. 미주한인교회들의 시설 개방은 아직은 전자쪽에 무게감이 있어 보인다. 교회가 운영하는 프리스쿨, 교회가 운영하는 카페, 교회가 운영하는 탁아소, 교회가 마련한 세미나 등 시설적인 측면보다 교회라는 울타리가 여전히 강하다. 지역민들을 위한다고 하지만 그 안에 이용자를 들여다보면 타종교인은 찾기 어렵고 대부분 출석교인인 이유가 그것이다. 그래도 교회인데 지켜야할 룰이 있고 이용자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성향도 있으니 이해는 가지만, 이런 환경에서의 시설 개방은 사실 생색내기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지역을 위해 문을 연 교회들도 있다. 남가주사랑의교회 체육관은 훌러툰, 부에나팍, 애너하임 등 주변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체육시설. 특별히 배드민턴 시설이 우수해 즐겨찾는 이들이 많다. 은혜한인교회 역시 칼리지 페어와 같은 지역사회 행사에 교회 시설을 개방하고 있으며 특히 결혼식 장소로도 활용된 사례가 많다. 파사데나시에 자리한 드림교회는 길건너 자리한 파사데나시티컬리지 학생들을 위해 카페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지역민들을 위한 문화센터 등을 마련해 사랑을 받기도. 뉴저지펠팍한인교회는 지난해부터 교회시설을 지역에 전면 개방하겠다고 밝힌 후 교실과 도서관 등의 문을 열었고, 버지니아에 자리한 주예수교회 역시 커뮤니티를 위해 주중에 교회 문을 열고 에어로빅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마련, 주민들의 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시각에서 교회 시설이 활용되는 경우다.

하지만 실제 이와 같은 교회 시설을 이용하려는 이들의 마음은 아직도 편치 않다.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시에 거주하는 제니리 씨는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다. 그녀는 “주변에 대형교회가 많고, 다양한 문화강좌 등이 있다고 하지만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교회에서 하는 것이다보니 다가서기가 쉽지 않다”고 말해 시설이 아닌 교회가 먼저 보이는 현실을 꼬집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시각은 단지 그녀만의 것이 아니라 여겨진다.

사실 교회들이 적극적으로 지역을 향해 문을 연다고 하지만, 교회라는 향수를 지울수는 없다. 게다가 일부 프로그램의 경우 ‘교회에서 하는 거니까’라는 약간의 동정심으로 인해 질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다보니 결과가 좋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LA한인타운에서 카페 ‘이음’을 운영하는 김동일 목사(생명찬교회)는 바로 이런 부분을 꼬집어 말한다. 김 목사는 “교회들이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위해 카페들을 생각한다. 하지만 운영상 어려움을 겪거나 이내 문을 닫는 이유는 프로정신이 없고 단순히 은혜로 열면 잘될 것”이라 여기는 풍토를 지적하며, 카페를 한다고 하면 정말 일반 카페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요구한다. ‘이음’은 스페셜티 커피를 주변보다 저렴한 값에 내놓아 단골 손님을 늘리고 있다. 생명찬교회가 운영하는 이곳에서는 ‘교회’라는 어떤 경계를 느끼기가 어렵다. 음악도 가스펠이 아닌 잔잔한 팝이 들려온다. 그래서 아무나 부담없이 이
음을 찾는 것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김목사는 이곳에 크리스천의 향기가 있음을 말한다. CCM 콘서트, 크리스천 문인 갤러리 등으로 카페가 활용되고 있기에 말하지 않아도 이곳에 오면 교회라는 백그라운드를 느끼게 된다.

교회들이 지역을 향해 문을 여는 이유에는 사실 ‘전도’라는 욕심도 무시할 수 없다. 교인은 줄고 지역내 다른 교회가 늘고 하는 때에 한명이라도 더 교회로 데려오기 위한 방법으로 이 같은 아이디어도 나올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과정을 통해 전도라는 열매를 맺은 사례는 대부분 문을 연 곳에서 ‘교회’라는 냄새를 지웠을 때 가능했다. 그리고 교회가 하는 것이니 조금 모자라도 눈감아 주겠지 하는 생각보다는 이음 카페와 같이 프로정신으로 임했을 때 성공확률이 높다.

문화센터 역시 세상에서 만나는 프로그램보다 강사도 더 좋아야 하고 내용도 훨씬 알차야 한다. 그러나 열악한 교회재정 상황 그리고 주중에 시설을 개방했을 경우 그만큼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또한 사고나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미국이니 만큼 교회가 지는 법적인 책임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니 무작정 왜 문을 열지 않느냐며 교회를 탓할 것도 아니다.

최근 새로짓는 교회들의 경우는 전통적 교회 디자인이 아닌 상업용 시설과 흡사할 정도로 다용도를 고려해서 짓는다. 그리고 실제 이렇게 지어진 건물은 의도대로 콘서트홀, 극장, 세미나, 체육시설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앞으로 이런 스타일의 교회는 점점 많아질 것이다. 이것을 교인들만 이용할 것인지 아니면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지역민에게까지 개방할 것인지는 사실 교회의 몫. 하지만 한인들 중심으로 다문화권 전도를 부르짖는 요즘, 이민사회에서의 역할론을 따져 볼때도 한인교회가 문을 열고 지역에 더욱 다가서야 한다는 것에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이제는 앞서 언급된 사례와 우려되는 부분들을 고려해 미주한인교회도 이에 관한 사례 분석과 아이디어를 나눌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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