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삶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미안해 ∙ 사랑해 ∙ 고마워”
크리스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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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0/22 [05:18]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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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꺼내기 힘든 세 단어가 있다. “미안해”,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가깝다는 이유로, 멀리 있는 사람은 멀리 있다는 이유로 우리는 인색한 감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올 가을, 감사를 떠올리게 하는 절기를 맞아 <크리스찬투데이>는 사랑하고 고맙고 미안한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마련해 본다. 입으로 차마 건네지 못했던 이야기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편집자주>
 

“사기당한 카메라 배상금 도와주신 장로님 고마워요”

장명석선교사(예장합동 GMS, 말레이시아, 현재 안식년으로 인디애나주 그레이스신학교에서 수학 중)

대학생인 아들이 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 고가의 카메라를 대여하고, 인터넷 쇼핑몰 사진을 찍어 주기로 하고 약속 장소에 나갔다가 그만 업체를 위장한 사람에게 사기당해 카메라를 도난당했다. 선택의 여지없이 당장 고가의 카메라를 대여한 곳에 배상해야 할 처지에 놓인 적이 있다. 소식을 듣고 너무나 황당하고 분이 났다. 중고 카메라지만 약 500만원 배상해야만 했기에 우선 급하게 기도제목을 지인들에게 알렸다. 배상일이 다가오고 황망함이 가득할 때 한국에서 아는 장로님께로부터 전화가 왔다. 장로님의 위로와 함께 500만원을 보내 주시겠다는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악한 이에 대한 원망과 울분 그리고 현실적으로 나름 큰돈에 대한 막막함이 한순간 무너졌을 뿐 아니라 장로님의 사랑에 큰 감동을 했기 때문이었다.
또 얼마 전에는 안식년을 맞이해 고국에 나갔다가 평소 친분 있는 집사님 내외분을 만났는데, 그 분들이 우리 부부를 데리고 의류 매장 몇 군데를 가서 직접 옷가지들을 챙겨 주셨다. 진정 브리스가와 아굴라 같은 부부 집사님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분들이 있어 힘을 얻고 보다 하나님 나라 확장에 충성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 가을, 그 분들에게 다시금 감사 안부를 전해야겠다.

“시부모님! 늘 감사하고 사랑해요”

장주혜 자매(배안호 선교사 며느리)

지금도 저 멀리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에서 선교사역에 여념이 없으신 사랑하는 시부모님 배안호∙박옥산 선교사님께 둘째 며느리가 크리스찬투데이 지면을 통해서 인사드려요.
가을이 오고 한 해가 저물어가며 고국이 얼마나 더 그리우실까요. 특히 다섯 살, 세살 손주들이 눈에 아른거리실 것같아요.
아들 많은 집안에 하나님께서 셋째 아이로 딸을 주셔서 기뻐하시며 밤낮으로 기도해주시고, 멀리서도 챙겨주시는 부모님 덕분에 건강하게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어요, 이제 곧 다섯 식구가 함께 파라과이를 방문할 그 날을 기대합니다. 자주 뵙지 못해 죄송하고, 늘 감사하고, 사랑해요!

“낡은 표지판 교체에 고마워하던 시골교회 식구들”

Kyle Jung 집사(다우니제일교회)

여느 시골교회 같네요. 듬성듬성 연세드신 분들에…, 무언가 엄숙한 분위기.
강단에서 기도하는 어느 권사님의 기도소리에 깜짝 놀랐다. 내용은 서투른데 물맷돌처럼, 목표가 뚜렷히, 명쾌하게 들리더니 살짝 뜬 실눈 사이로 보이는 차분한 모습들은,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분들처럼 느껴졌다.
토요일 저녁, 다가올 내일 일들로 두려워진지 오래됐었는데 모처럼 내일이 기다려지더군요. 온통 어색한 시선들 속이었지만 조촐하고 투박한 준비인데도 상큼한 산채정식을 먹는 듯 했지요. 누군가 이 예배를 받는다면 슬며시 미소를 지을, 그런 향내로 가득했다.
조심스런 마음의 발걸음은 그렇게 몇 달인지 모르게 지나갔다. 단정한 피아노 소리와 어우러진 찬양들은 아늑한 하늘의 소리 같아서 내 귀의 내 목소리에 가려질까, 가만히 눈을 감고 듣다 보면 더 평온해졌다.
그런 모습으로 예배는 기다려졌다. 감사한 마음에 용기를 내서 교회 모퉁이의 낡은 STOP SIGN도 새것으로 바꿔봤다. 그 빛바랜 표정의 비스듬히 꽂혀진 표지판들은 아픈 이 야기들을 말하고 있었어요. 잠들기 전, 슬며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새하얀 머리의 권사님께서 다가와 “SIGN들이 너무 잘 보여서 참 고맙다”는 말씀이 귀에 쟁쟁했거든요. 녹슨 새신자용 주차 표지판을 바꾸려는 설레는 마음과 어울려 찾아든 미소지요.

“10살 많은 나와 결혼해 지켜준 여보, 사랑해”

김사라 자매(나성순복음교회)

“주님! 제가 아무런 조건도 바라지 않고 오직 주님만 믿고 사랑하는 남자, 저에게 그런 짝을 보내 주시겠어요? 저도 더 늦기 전에 시집가고 싶어요”라고 하늘을 보며 외쳤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주님은 정말 나에게 주님을 사랑하는 믿음 좋은 남자를 보내주셨고 나보다 10살이나 연하인 남편과 작년에 결혼을 했다.
연애초반에 우리는 새벽기도를 함께 다니며 믿음 안에서 사랑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순간의 유혹에 무너져 제가 임신을 하게 되었다. 임신 소식을 남편에게 알렸을 때 10살이 어린 남편은 많이 떨리고 두려웠을 텐데 첫마디는 “괜찮아, 내가 아르바이트를 한개 더 할께”라는 말을 했다.
듬직한 그 말에 신뢰를 얻고 우리는 결혼을 했다. 그리고 작년에 우리 부부를 꼭 닮은 아들이 태어났다. 아직 남편이 학생이라 학비와 생활비를 버는 것도 벅차기 때문에 저희는 아직 결혼반지도 없다. 하지만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10살이나 많은 나를 책임지고 지켜주려고 했던 남편의 용기에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가끔씩 육아에 지치면 남편을 향해 상처 되는 말로 가슴을 아프게 하고 단 한 번도 직접 편지를 써서 준적이 없는데, 이 자리를 통해 꼭 이말을 전하고 싶다. “여보난 정말 행운아야, 이렇게 멋진 당신 옆에서 늙어갈 수 있어서! 세월 앞에 내 주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여보를 향한 내마음은 주름하나 없이 늘 빳빳할 거야, 사랑해!”

“선교사 부모 때문에 고생 많았던 내 아이들...미안해 사랑해”

김미영 선교사(예장합동 GMS, 케냐)

만 네 살부터 부모 따라서 열악한 아프리카에 와서 자라며 갖은 풍토병과 말라리아로 고생한 아이. 맏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한 번도 부모인 우리 앞에서 투정 부리지 않고 동생들을 먼저 생각하며 자라온 아이. 초등학교 2학년부터 멀리 학교 기숙사에서 자라온 아이였다. 그저 아무 탈 없이 무난하게 잘 자라며 공부 잘해서 효도한다고 우리는 좋아하기만 했다. 아이들의 성적표는 항상 평균점수가 만점에 가까웠다.
이때 아이들에게 그저 만족하고 있던 못난 부모의 모습을 발견했다. 아이가 가족을 그리워하며 눈물로 지낼 때 우리는 뜨거운 선교 열정에 들떠 사역 위주로 살았던 것이다. 늘 엄마 앞에서는 “괜찮아”라는 말만 달고 사는 아이들의 혼자만의 세계는 아픔이 그득했던 것이다.
이제 아이들에게 말해줘야 하겠다. 선교사인 부모를 먼저 생각하느라 “가슴 속에 삭이지 말고 그저 아프면 아프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마냥 투정부리는 아이가 되라고….
얘들아!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와서 고생을 많이 시켜서 미안하다. 그리고 아주 많이 사랑한다.

“더 잘해주지 못했던 것 미안해 내 사촌 동생아”

김 도르가 권사(도르가 기독백화점대표)

왠지 모르게 요즘 들어 부쩍 떠오르는 것은 사촌동생에 대한 기억이다. 이민오기 오래전 일이니 아마도 40-50년 전은 되었을 때이다. 작은아버지는 도박과 가출 등으로 가정을 소홀히 하셔서 작은엄마와 두 아들을 돌보지 않았다. 때문에 가난에 시달렸던 작은엄마와 사촌동생들이 종종 더부살이 비슷하게 우리집에 얹혀살았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작은 사촌동생은 제 형과는 달리 발육도 늦고 조금 어수룩하기도 했다.
당시에 집안에서 내가 처음 예수를 믿고 신앙생활 할 때였는데,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동생들이 늘 안타까웠다. 한 집에 살면서 동생들을 밥을 챙겨주고 목욕을 씻겨주기도 하고 또 학교에 등하교를 시켜주기도 했었다.
문득 사촌동생이 생각날 때면“미안해, 내가 그때 좀 더 잘해줄 껄”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연락이 끊겨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며 살고 있을지 모를 사촌동생을 위해 좀 더 잘해주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 안타까운 마음으로 주님께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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