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특집
교회서 심리테스트에 열광...“왜?”
에니어그램, 심리분석 은사발견 도구 넘어 영성훈련 차원 활용 사례도
황인상 기자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사입력: 2016/10/22 [02:44]  최종편집: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알수 없는 불안장애에 빠져 어려움을 겪어왔다.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함께 살아가는 이유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고 이것이 곧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른 제임스 김(가명) 성도는 몇년 전부터 신앙으로 이를 극복하려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다. 치료차 방문한 한국의 한 교회에서 우연히 심리 분석 기법을 통해 자신의 현재 모습을 발견하면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줄고 자아에 대한 확신이 섰다고 한다.

현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우울증과 같은 현대적 정신질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국립서
울병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전체 신규환자 중 우울 또는 불안장애 등을 호소하는 비율이 37퍼센트에서 무려 51퍼센트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것이 하나의 관리해야 하는 질병의 종류로 자릴 잡아가는 듯 보인다.

현대적 정신질환과 관련하여 약물을 통한 치료 방법도 있지만 거부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있기에 심리적 치료가 병행된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지난 몇년간 큰 효과를 보이며 자릴 잡아오는 것 중 하나가 에니어그램(Enneagram)이다.

특별히 이 기법은 몇몇 한국 교회를 중심으로 성도들의 심리 분석이나 은사 발견을 위한 방법으로 선호되고 있고,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영성훈련적 차원에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예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국내 선교부에서는 웹사이트를 통해 총회상담학교 교육과정으로 에니어그램 자격교육
(기초과정)을 개설하고 목회자, 사모, 신학생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뉴스파워>는 고영순 교수(크리스챤치유 상담대학원 대학교)와의 인터뷰를 통해 ‘에니어그램과 영성은 성경적 통찰을 가능케 한다’라는 부제를 적은 기사를 통해 “신앙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영성의 틀을 벗어나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조용히 자신을 찾아 안식하고 쉼을 얻을 수 있는 멋진 강좌가 있는 곳이었다”라고 언급하며 에니어그램과 관련한 영성 중심 강의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현재 교회 안에서 에니어그램의 활용과 영성 훈련의 한 도구로 활용되는 사례는 참 많았다. 분명한 것은 지금 현대 교회가 에니어그램 뿐 아니라 여러 심리적인 툴에 참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데 에니어그램이 과연 무엇이길래 교회들이 이처럼 반겨하는 것일까? 이 방법은 성격 유형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람을 9가지 성격으로 분류한다. 이름의 유래는 희랍어에서 9를 뜻하는 ennear와 점, 선, 도형을 뜻하는 grammos가 만나, ‘9개의 점이 있는 도형’이라는 뜻의 합성어이다. 이 방법의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전적 추정으로 ‘에니어그램 시스템’은 ‘구전을 통해 전해진 옛 선인들의 지혜’라는 것으로 여기는 시각이 보편적. 지역과 시간적으로는 기원전 2천500년 근동 지방이라고 보는 설이 다수다.

선인들의 지혜로 내려오던 에니어그램을 서구 문화에 소개한 것은 러시아 신비주의자인 구르지예프. 그는 자신의 연구에 수피즘의 일파인 나크쉬밴디스를 통해 에니어그램 시스템을 소개받아 적용했고, 이후 볼리비아의 이차소가 에니어그램 시스템을 기반으로 인간의 9가지 성격을 파악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이후 종교나 철학 등에서 보는 시각을 벗어나 심리분석으로 이를 이용하는 사례 등이 늘면서 오늘날에는 기업, 학교, 가정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심리분석의 주요한 툴로서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과연 에니어그램이 교회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듣기위해 남가주 지역에서 에니어그램에 관해 전문적 지식을 가진 송경화 사모(클레어몬트 한인교회)를 만나보았다. 송 사모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에 에니어그램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는 클레어몬트 신대원에서 목회상담학 박사과정에 있으며, 남가주주님의교회에서 열린 은사개발세미나에 주강사로 에니어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에니어그램 성격분석으로 내면의 자아발견과 교회내 인간관계에 도움”
 
송사모는 “에니어그램은 나 자신을 찾아가는 영적인 여정, 내면에 알 수 없었던 내 모습을 알게 되고 내 깊은 하나님과 만나는 그런 공간 까지 안내하기 때문에 나 자신에 대한 인식을 넓힐 수 있다.”, “ 또한 교회에는 항상 인간적인 관계가 많다. 자기를 이해하고 남을 이해하면 교회내 갈등 등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알게 되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은사 이런 것들을 개발해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할 수 있다”라며 이 기법이 가진 장점을 소개했다. 종합해보자면 내가 가진 은사를 발견하고,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며 내적인 자아를 찾아 신앙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교회에서 에니어그램을 활용하면 좋을 이유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에니어그램을 교회에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정태홍 목사(성경적상담연구소)는 교회들이 에니어그램의 실체를 알고 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정목사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신성한 자아’ 강조와 이교도에 뿌리 두었기에 교회서는 활용 말아야”

우선 정목사는 교회들이 에니어그램의 기초적인 지식조차 말하지 않고 이를 수용하는 심각성을 지적한다. 그는 지금 교회들이 에니어그램을 선전하면서 “교회에서는 나를 알고 상대를 이해하며 주님과 가까워지는 훈련”, "자아를 발견하거나 타인을 아는 도구 등으로 포장하고 있다"고 전하며, 그 안에 담긴 에니어그램의 실체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에니어그램에서 말하는 자아는 ‘신성한 자아’를 뜻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신이 ‘신성한 자아’라고 믿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교회는 지금까지 바로 이 ‘신성한’이라는 기법이 숨긴 뜻을 말하지 않고 ‘자아’만 주장한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정목사는 “이 기법을 보급시킨 장본인 중 하나인 조지 그루지예프는 그의 자서전에서 분명 에니어그램이 이교도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기법은 무엇보다 영지주의와 카발라에 기초하고 있다. 그들은 인간 안에 신성이 있다고 믿으며 존재존적 신성화를 꿈꾼다. 그들에게 예수는 그저 ‘영적인 안내자’ 중 하나일 뿐”이다고 언급하며, “교회가 이를 가르친다는 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신성과 그 신성을 계발하는 구상화를 통해 존재론적 신성화에 도달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 덧붙였다.

이렇듯 에니어그램과 관련해 교회에서 활용할만한 효과가 있다는 측면과 아예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 팽팽하다. 이 같은 비성경적이라는 주장에 관해 송경화 사모는 “에니어그램을 반 또는 친성경적이
라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심리학에  대한 충분한 전문성을 가지고 누가 어떤 목적에 따라 사용하는지에 따라 성격이 바뀌는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크리스천들 본인이 영성, 정신건강으로 위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유익을 줄 수 있는 자원”이라고 말했고, 정태홍 목사는 “교회에서 에니어그램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영성에 대한 시대적 흐름 때문. 기독교 신앙의 바른길이 아닌 시대적 영성에 휘말리고 있으며, 이 기법은 그런 영성에 어울린다. 이는 우리 안에 신성을 계발하는 도구이고, 존재론적 신상화로 가는 것은 기독교 신앙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제니킴 자매는 현재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으며, 앞으로 목회상담에 다양한 심리적 검사요법을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녀는 “칼은 누가 쓰느냐에 따라 성격이 바뀐다. 요리사에겐 맛을 내는 도구이고, 강도에겐 생명을 빼앗는 무기이다. 크리스천들이 너무 심리적 검사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이를 선하고 도움되는 방향으로 사용한다면 분명 좋은 도움되는 일이 많을 것이다”라며 사용에 무게를 두는 입장을 전해왔다. 지난해 교회를 개척한 폴리 목사(가명)는 “관계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이런 심리 검사 등을 교회로 가져오는 것은 옳지 못하다. 모든 것은 성경 안에 있다. 나 자신도 결국 성경 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쉽게 쉽게 사람들을 꼬득여 보려는 심리가 이런 것들을 교회로 불러오는 것이 아닌가?”하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본지는 이 자리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것을 말하고자 함은 아니다. 다만 지금 교회들마다 선호하는 이러한 심리 테스트 등이 정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점검하고, 동시에 그 안에 유의해서 볼 부분은 없는지를 한번은 살펴보는 시간을 되길 바라본다.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선거 동안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게시물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이 되지 않은 선거관련 지지 혹은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17.04.17~2017.05.08)에만 제공됩니다.
일반 의견은 실명 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