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남가주교협 동영상 파문을 보며…
송금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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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09 [10:06]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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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라는 작가가 쓴 <세 황금문>에서는 인간의 언어생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충고하고 있다.
 
“말하기 전에 세 황금문을 지나게 하라.
다 좁은 문들이다.
첫째 문은 ‘그것은 참말이냐?’
그리고 둘째 문은 ‘그것은 필요한 말이냐?’
네 마음속에서 참된 대답을 하라.
마지막이고도 가장 좁은 문은 ‘그것은 친절한 말이냐?’
그 세 문을 지나왔거든
그 말의 결과가 어찌 될 것인가 염려말고 크게 외치라”


며칠 전, 자칭 남가주 지역 1,000여개 한인교회를 대표한다고 하는 이름도 거창한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교협)가 임원회에서 수석부회장의 욕설과 폭언이 담긴 동영상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던 교협이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차마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욕설은 이 글에는 올리지 않는다(본지 8월7일자 기사 참조).

사건의 배경과 자초지정이야 어찌 되었건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일이지만 한번 입을 통해 나온 말과 행동은 이미 인터넷을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교계가 어찌 슬프고 수치스러운 사건들로 더해갈까 하는 안타까움과 흡사 정치판을 보는 것 같다며 참담한 교계 단체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인간은 누구나 위의 짧은 글에서처럼 세 개의 황금문을 순간 놓쳐버리고 그냥 지나쳐 말할 때가 다반사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참말 · 필요한말 · 친절한말을 떠나 욕설과 막말은 상대방의 인격과 자신의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하지 않는 것이 통례다.

더군다나 공적인 자리에서 그것도 목사의 신분으로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거침없이 욕설과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 것은 보통 심각한 언어폭력이 아닐 수 없다. 생각 없이 내뱉은 한마디의 폭력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상처입고 신음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포스팅이 공개된 것으로 인해 교계와 일반 사회에 끼치게 될 부정적인 일들이 생길 수 있다고, 혹은 교협 내부의 일이니 공론화될 필요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기독언론이라면 거짓없이 있는 사실대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우리의 신앙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교계에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으니 이것은 신앙적이 아니고 저것은 본받아야 하는 것이니 하면서 가려서 기사화 한다면 언론의 사명을 소홀히 하는 것이다.

공의는 하나님께 맡기자. 불의한 일은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공의는 언제나 살아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니 사랑만 있다고 생각하고 믿는다면 잘못이다. 불의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아니시다. 하나님의 사랑 속에는 반드시 공의가 있다. 공의가 없는 사랑이라면 편벽된 불완전한 사랑이다. 사랑과 공의가 겸전할 때 사랑도 완전하고 공의도 완전한 것이다.

교협은 지금 다음 주로 다가온 8.15 광복절 기념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행여나 이번 욕설 파문으로 인해 행사에 차질이 없기를 바라는 눈치다. 모쪼록 간만에 교협이 주최하는 행사가 잘 치러져서 실추되었던 명예가 다소간의 회복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나 행여 광복절 행사가 끝난 후에라도 이번 언어폭력 사건에 대해 남가주 교계와 성도들에게 납득할 만한 전후 설명과 사과 없이 얼렁뚱땅 넘어간다면 남가주교협은 로즈힐 공동묘지에 뭍어 버리고 새로운 교회 협의체가 탄생되기를 바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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