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특집
교회행사 겉치레 거두는 의식변화 필요
임직식. 창립기념행사 등을 검소히...아낀 돈을 보람된 일에 쓰는 ‘착한 재정’ 눈길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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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6/25 [07:30]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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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갑지 않은 교계 뉴스들에 익숙한 요즈음 검소함을 통해 선행을 실천하는 교회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임직식 또는 교회의 기타 부대행사 등을 최소한의 경비로 치러 성도의 부담을 줄이거나, 남은 돈으로 선교 또는 장학금 등 보다 의미있는 곳에 쓰는 교회들의 이야기다.

지난해 시애틀 벨뷰사랑의교회(조나단 목사)는 ‘7가지’가 없는 임직식으로 주변 시선을 모았다. 그 일곱가지는 임직헌금, 돈봉투, 임직기념품, 화환, 가운, 신문광고, 초청장이었다. 그래도 ‘임직식인데…’라는 시선에서 볼때 이해가 잘 안될수도 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하나님의 직분을 받는 자리에 본인들이 더 겸손하고 부족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으고 이런 사례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연히 성도들의 부담도 줄고, 임직자들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오렌지시에 자리한 오렌지힐교회(백창호 목사)에서도 간소한 임직식을 통해 부담을 줄이고 임직헌금 대신 선교헌금을 모아 캄보디아 선교지 장학사업과 우물파는 일에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교회는 별도의 임직행사 대신 주일예배에서 임직 및 은퇴식을 함께 치렀고 일체의 선물을 받지 않았으며, 화한은 1개로 제한했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종종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한국 김포시에 자리한 김포반석교회(최영관 목사)는 임직식을 최소비용으로 무척 검소하게 치렀다. 교회 성도와 임직자 가족만을 초청 12명의 임직자들을 축복하며 임직식을 마쳤다. 교회는 예상보다 아낀 비용을 필리핀 반석교회 개척에 사용했고, 임직자들 역시 임직헌금을 해외선교에 쓰기로 결심하면서 이 일을 돕는 일에 나섰다. 몇해전 한국 충남 아산에 자리한 제자교회(심영춘 목사)는 임직비용을 임직자가 아닌 교회가 부담하기로 하고 답례품도 하지 않으며 관례로 여겨지던 임직자들이 비용을 거두어 교회비품을 구매하는 것도 금지했다.

임직식 외에 창립기념일 역시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교회의 큰 행사다. 교회의 생일상을 줄여 선행을 베푼 교회도 종종 눈길을 끈다. 몇해전 뉴욕비전교회(김연규 목사)는 창립 11주년 행사를 간소하게 치르고 아낀 돈으로 주변 이웃을 돕는일에 썼다. 조금 오래된 이야기지만, 뉴저지새소망교회는 창립기념일을 치를 돈으로 장학금이나 성도의 결혼비용 등으로 사용해 귀감을 샀었다.

지금까지 열거된 이 좋은 사례들은 누구를 압박함도 아니요, 이렇게 꼭 해야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실제 이런 선한 일을 치르는 교회들의 반응은 외부적으로 알려지길 원하기보다 성도들에게 교회 스스로가 검소함의 모범을 보여 신앙의 깊이를 더하고자 함이 더 크다는 반응. 하지만 조금은 변질된 화려한 임직식, 무리한 임직 헌금강요, 내실보다 겉치레에 더 신경을 쓰는 교회내 각종 행사에 관해 의식변화 차원에서 이런 좋은 사례들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관례라는 변명으로, 하나님의 일을 맡게 되는데 적지 않은 돈이 요구되고 또 임직자 스스로도 무엇을 내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 속에 교회는 스스로 멍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싶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사례로 지적된 과도한 임직 헌금 강요나 임직자들의 교회 비품 구매 강요 등은 어려운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는 뉴스들이다. 그로인해 교회가 와해되고, 묵묵히 충성을 다해온 성도가 떠나게 되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심심치 접한다. 하지만 이 같은 관행이 쉽게 바뀔지는 미지수다.

오렌지카운티에 한 중형교회를 행정 간사로 섬겨온 한 집사는 이것이 꼭 교회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전한다. “과도함을 강요하는 교회도 문제지만, 임직자들 스스로도 일생에 한번 뿐인 자신들의 임직 행사를 결코 간소하게 치르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이름으로 무엇을 기증해야 행사를 치른 것 같은 분위기와 더불어, 이것을 부추기는 목회자의 욕심이 더해지면 아름다워야 하는 행사가 무척 부담을 져야하는 행사로 변질된다. 하지만 의식의 변화는 임직자들 스스로 의지에서 시작된다고 본다. 자신이 교회를 위해 더 깊은 일을 맡게됨에 감사하고, 능력 내에서 보답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주변 눈치에 민감한 한인들에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교회의 의식 변화도 사실 중요하다. 길게는 3-4년에 한번 열리는 임직식, 매년 한번 열리는 창립기념일은 교회로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할 수 있는 명분이기도 하다. 속된 말로‘큰 몫’을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에 교회로서도 최선을 다해 임직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한다. 이러다보면 아무래도 비용이 많이 든다. 관례적으로 임직식 비용은 대부분 임직자들이 충당하게 된다. 결국 부담은 임직자에게 돌아가는 것 같지만, 그로인해 시험받고 교회를 떠나는 교인들이 있다면 교회 역시 종양의 씨앗을 남모르게 심고 있는 것이다.

행사의 크고 작음을 떠나 중요한 것은 임직자들이 그날 하루만큼 진실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일을 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 목적이다. 그것을 위해 임직자들 스스로 의식을 변화하고 교회도 이를 인정해준다면 재정은 말 그대로 옵션이다. 창립기념일과 같은 행사도 어쩌면 같은 맥락에서 의식 변화를 요구해볼 수 있다. 우리가 차를 살때 조금의 편함과 안위를 위해 옵션을 선택하지만, 차가 굴러간다는 기본 목적은 어떤 것을 사도 변함은 없다. 서로의 부담을 줄여 모두가 행복한 행사를 만들 수 있다면, 교회의 미덕이자 임직의 자질인 검소함을 구성원 스스로가 체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재정을 아껴 꼭 선한일에 쓰고, 선교에 도움을 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 역시 옵션이다. 중요한 것은 아껴 쓴 돈으로 다른 더 좋은 일에 쓸 수 있을 정도로 재정이 착해지고 서로의 부담은 낮아지길 바랄 뿐이다. 사도바울은 <디모데전서> 6장 17-19절로 이렇게 말한다. “네가 이 세대에서 부한 자들을 명하여 마음을 높이지 말고, 정함이 없는 재물에 소망을 두지 말고…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하고…너그러운 자가되게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해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 이니라”

지금을 사는 우리가 교회 행사의 겉치레나 정함이 없는 재물보다는 있는 자로 하여금 나누고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는데 조금 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교회 스스로도 오직 재물에만 소망이 있는 부한자가 되지 않도록 부단한 의식의 변화를 추구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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