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특집
물 좋은 교회 찾다가 말씀에 끌리다
복음 본질 깨닫게 되면 스스로 '교회쇼핑' 멈춰
황인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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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9/26 [08:5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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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좋은 교회가 어디에요 형?”
띠 동갑 나이 차이가 나는 친한 남동생이 대뜸 이런 질문을 던진다. “요즘 OO 교회가 좋다던데 가보셨어요?”라며 질문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든다. “물 좋다는 게 뭐야?”라고 물으니 “아시잖아요…”라고 답한다.

사실 나도 그렇고 대부분의 청장년층이면 이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솔직히 까놓자면 남자들은 예쁜 자매들이 있냐는 것과, 여자들은 멋진 형제들이 있냐는 것으로 압축될 것이다. 낯선 땅에 찾아와 외로움을 달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민 청춘들에게 교회는 이성을 만나기 정말 좋은 장소이자 교제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실제 많은 커플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교회 안에서 탄생한다. 어쩌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착실하게 이어가고 있는 일꾼들이다.

일년에 수차례 교회 옮기는 형제
여러 교회 걸쳐놓고 다니는 자매

하지만 그것만을 목적으로 삼아 교회를 쇼핑하듯 다니는 무리들이 있다면 이것은 이민 교회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오렌지카운티에 자리한 한 교회를 섬기는 브라이언(가명) 김 형제는 올해만 벌써 교회를 네번이나 바꿨다. 그가 교회를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이유는 보다 더 자신에게 맞는 교회를 찾는 것이 이유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왕이면 맘에 드는 이성이 있을 법한 그룹을 찾아 다니기 위해서였다. 청년부와 다양한 싱글 모임에서 사역을 하지만 아직 그의 맘에 드는 여성을 찾지는 못했다. 그는 지금 출석하는 교회가 있음에도 어바인에 자리한 한 교회를 물망에 올려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이번엔 교회를 여러 번 옮긴 것이 아닌, 여러 교회에 발을 걸치고 있는 경우다. 제니(가명) 김 자매는 화, 목은 엘에이 지역으로, 수, 금은 오렌지카운티로 교회 봉사를 나간다. 주일에는 물론 출석교회를 나가지만, 오후 청년 예배는 같은 지역내 다른 그룹에 참가한다. 일주일에 도대체 몇 개의 교회를 다니는 것일까? 서른 중반을 달리는 그녀의 최대 기도제목은 바로 ‘배우자 기도’다. 교회 활동을 열심히 하고 믿음으로 섬기다 보면 하나님이 그 소원을 들어주실 것이라 믿는다. 여러 교회를 다닌 덕분에 그녀의 인간관계는 거미줄처럼 엮여 있다. 하지만 오늘도 그녀의 소셜 네트워크 제목에는 “외롭다”라는 표현이 여전히 걸려있다. 기도가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그녀는 또 다른 그룹 모임을 찾아 나선다.

이 밖에 다양한 사례들이 있지만 유형은 대체로 비슷했다. 세속적인 표현으로 출석하는 교회가 아직 물이 썩 좋지 않기 때문. 좋은 표현으로 아직 하나님이 점지해 준 좋은 배우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결혼 중매회사의 커플매니저도 아닐 진데, 육신의 외로움을 교회에서 달랜다는 것은 어찌 생각해보면 참으로 불행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당사자들은 누구 하나 육의 외로움이 아닌 영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나선다고 말한다. 하지만 영의 외로움을 왜 이성을 통해 달래려는 것인지에 대해선 입장이 애매모호하다. 사실 이민교회에서 이런 일들이 어제 오늘의 사례는 아니다. 이민 또는 유학이라는 특수한 상황, 즉 모든 것이 낯설고 또래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 청년들이 누군가를 찾아 교회를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이민과 유학이라는 특수한 상황
외로움 떨치러 교회 찾는 싱글들

하지만 동기는 비슷할지 몰라도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계속 목이 마를 것이냐, 아니면 갈증을 해결할 것이냐?강 임경 자매는 윌셔연합감리교회에서 청년부 찬양리더를 맡고 있다. 청년부에서 많은 사역을 하면서 위와 비슷한 이유로 거쳐간 많은 이들을 보았다고 한다. 그녀는 육의 갈증에 못 이겨 교회를 나온 이들은 결국 그 목마름이 해소되지 못하면 다른 우물을 찾아 떠난다고 말하며, 청년들 스스로는 물론 교회 역시 그 목마름을 채워줄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것을 받아들일 때 기웃거림이 없어 질 것이라 말한다. 결국 그것은 무엇이냐? 뻔한 이야기같지만, 말씀과 찬양이다. “교회를 찾는 청년들이 방황하고 무엇인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지금 이 시대 청년들이 원하는 것을 과연 교회가 해주고 있는지도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기웃거리는 청년들을 향해 우리가 뭐라고 해서도 안되고, 할 수도 없다고 봅니다. 결국 그렇게 부족한 점을 찾아 떠돌아 다니는 모습들 역시 하나님은 사랑하신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말씀이 이성보다 더 좋다는 것을 하나님은 그들에게 보이실 겁니다. 그렇게 교회에 자리를 잡은 청년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중에 하나니까요”

오렌지카운티에서 꽤 규모가 있는 교회 카페를 한번 찾아가봤다. 본 예배가 끝나고 청년부 예배가 시작되는 2시 전이라 카페가 청년들로 북적 인다. 대학생과 20대 후반의 청년, 그리고 청년과 중년 사이의 노청년들의 그룹이 확연히 갈린다. 오늘 처음 온듯한 여성 자매들에게는 많은 관심이 쏠린다. 남자들끼리 모여 친교를 다지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저 그룹도 합류한지 얼마 안되 보인다. 전체적으로는 물이 나쁘지 않다. 그런 마음으로 온 것은 아니지만, 처음 교회를찾게 되면 그런 것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 평가가 내려진다. 물론 나만 그런 것은 분명 아니라고 믿는다. 이들 중에서 말씀과 신앙의 목마름만을 해결하기 위해서만 이곳에 모인 사람도 반드시있을 것이다. 다만 몇몇의 표정을 보면 또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그룹들을 보는 교회의 시각은 어떨까? 교회에 그들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왔다가 달성되지 못하면 떠나는 이방인일까? 아니면 또 다른 전도의 대상일까?

얼바인 온누리교회에서 대학/청년부 사역을 맡고 있는 박신웅 목사는 10년째 이 분야에서 목회를 담당해온 베테랑이다. 박 목사는 결론적으로 교회를 찾아 방황하는 청년들을 향해 “어떤 모양이든 교회를 와 주는 것만해도 참 감사하다”라고 말한다. 박목사의 경험을 토대로 살펴보자면 사실 현장에서 외적인 것을 보고 찾는 청년들도 물론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이 단지 그것만을 위해 교회를 찾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민 사회에서 청년들이 교회를 찾는 이유는 첫째, 원래부터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와서 좋은 교회를 찾아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나머지가 어떤 이민 사회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교회라는 커뮤니티에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약 180여명의 청년이 출석하는 얼바인 온누리교회의 경우로 따져보면 60퍼센트 정도가 전자이며, 40퍼센트 정도가 후자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꼭 좋은 친구를 찾겠다는 것이 이성은 아닐 수 있다. 박목사는 “친구를 찾아 교회 커뮤니티를 찾는 이들이 꼭 이성 친구를 만나는 것은 아닙니다. 언니나, 형이 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 또래를 찾기 어려운 이민 사회에서 아무래도 교회로 오는것이 편하겠죠.”

동기가 어찌 됐든 주의 품에 온다는 것에 대해 박목사는 무척 귀하게 이들을 여긴다. 그는 한국보다 어쩌면 이민교회가 청년들에게 희망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초신자였다가 교회를 찾아 신앙적인 뿌리를 내린 청년들도 주변을 살펴보면 적지 않다고 한다. “제발로 교회를 찾아온 귀한 청년들을 동기가 불순하다거나 곧 떠날 이들로 생각해 등안시 해서는 안됩니다. 이들을 끌어 안고 신앙의 씨앗이 심어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가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있구나, 나를 밀어주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 수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을 알고 성령이 그들로 하여금 영적 갈급함을 채워줄 때 청년들은 육의 외로움이 아닌 더 높은 것들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이 교회의 청년 목회는 제대로 훈련된 순장을 세워 그 안에 4-5명의 청년 그룹을 구성해 5주간 집중적으로 케어하는 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3년전 50명이던 대학/청년부는 이제 180명이 넘게늘었다. 교회를 방황하던 청년들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나에게 이번 주일에 ‘OO 교회’를 가자고 권유하는 그룹들이 있다. 이유는 그곳에 가면 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접근들에 대해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면 클럽에 가서 외로움을 달래는 것보다는 그래도 교회로 찾아간다는 것이 어쩌면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요즘은 제 아무리 유명한 목회자가 와서 설교를 한다 해도 청년들이 모이지 않는다. 그래서 교회들마다 정말 다양한 이벤트와 청년 행사를 연다. 미모가 뛰어난 자매들을 골라 아이돌 찬양그룹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게라도 해서 ‘물 좋은 교회’로 만들어야 젊은이들이 좀 오지 않겠냐는 바람일 것이다. 그래서 ‘물 좋은 교회’를 찾는 이들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박신웅 목사의 말을 빌리자면 이벤트는 결코 인생에 대한 진리의 목마름을 채워주지 못한다고 한다. 그간 많은 이벤트를 해온 그의 경험담이다. 청년들은 복음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결국 쇼핑을 멈추게 된다. 끝으로 박목사가 이야기한 한 여성자매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어떤 자매가 있었습니다. 너무나 청년부 모임의 리더에게 마음이 있어 교회를 나왔지만 결국 둘 사이가 잘 안됐습니다. 보통 그렇게 되면 둘 다 떠나거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자매는 오히려 더 교회를 열심히 나오는 열혈 신자가 됐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오빠가 떠난 자리에 주님이”왔기 때문입니다.”
 
이성적으로 사모하는 사람이 채워주던 자리에 주님이. 육의 갈증보다 영의 갈증에 대한 갈급함이, 인생과 비전의 고민을 인간이 아닌 하나님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믿음을 청년들에게 심어줘야한다. 그렇게 됐을 때 ‘물 좋은 교회’란 겉 모습이 아닌 말씀과 복음이 끌리는 교회로 그들에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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