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의 거장
(49) 칼 라이너
“순종의 잠재력 강조”
조대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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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8/04 [16:17]  최종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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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의 잠재력 강조”

칼 라이너(라이너)는 20세기 카톨릭교회의 최고 신학자이다. 라이너의 사상은 제2 바티칸공회(1962-1965년)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기에 그는 카톨릭교회를 조용히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불리기도 하였고, 20세기 카톨릭교회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하였다. 20세기 카톨릭교회 영성신학자로는 라이너와 토마스 머톤(머톤)을 꼽을 수가 있으나 라이너는 머톤보다 월등하게 철학적이고 신학적이다.
 
라이너의 강의가 너무 어려워서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라이너의 동생이 자신이 언젠가 시간이 있으면 형의 강의를 통역해 주겠다고 농담을 할 정도로 라이너의 사상은 깊은 철학과 신학으로 엮어져있다. 그러나 라이너는 매일 매일의 평범한 삶에서 하나님과 하나가되는 영성을 추구하였던 신비주의자이며 영성신학자이다.

라이너의 신학강의가 어려워서 이해를 못하지만 그의 강의실에 들어가면 웬지 모르게 자기자신에 대하여 좋은 감정을 갖게되어서 그의 강의에 참석하였다는 학생들의 고백은 라이너의 독특한 영성을 말해준다. 라이너는 독일의 프라이부르그에서 대학교 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18세에 그는 예수회(Jsuits)에 입문하여 신학을 공부하고, 28세에 신부로 서품을 받았다.

철학에 관심을 가졌던 라이너는 계속하여 철학을 공부하여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기본사상은 초월적 토마스사상 transcendental Thomism)으로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과 칸트, 헤겔, 하이데거의 철학을 혼합한 사상이다. 라이너는 인스부룩, 뮤닉, 문스터에서 신학을 가르쳤으며, 62년동안 예수회 수도사로 사역하였다. 그가 45년동안 신학교수로서 사역하면서 저술한 도서와 논문과 편집한 문서는 수천개에 이른다. 라이너는 오늘날 20세기 최고의 신비신학자로 알려져있다.

 
하나님 체험 전달에 노력

라이너는 고도의 철학신학자로서가 아니라 하나님을 직접 체험한 신자로서 신비한 영성을 전하고자 하였다. 라이너의 중심되는 사상은 "순종의 잠재력 "(obediential potency, potentia obedientialis)이다. 이것으로 인간은 하나님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개념은 닛사 그레고리의 신에 대한 경향(proclivity for God)이나 존 칼빈의 신성에 대한 감각(sense of deity)과 유사하다.

라이너에 의하면 모든 인간은 자신안에 있는 순종의 잠재력을 통하여 매일 매일의 평범한 삶에서 하나님을 대면하는 신비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이너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매일 매일의 삶에 신비로움이 있다. 모든 것에서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 교부들과 예배의식이 가르쳐주는 성령에 취함이 여기에 있다. 이것이 사실이므로 우리는 이것을 부인하거나 경멸할 수 없다. 자, 우리의 삶에서 이와 같은 체험을 하도록 노력하자. 우리가 이런 체험을 하게되면 우리가 말하는 것을 성령의 체험으로 만드는 것이다.

" 라이너는 모든 종류의 삶에서 모든 것을 통하여 하나님을 체험하는 신비로운 영성을 가질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므로 라이너의 사상에서는 신성과 세속의 삶을 가르는 선이 희미하다. 그는 어디든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자아를 잊어버린 곳에는 죽으시고 부활한 그리스도의 영이 있고, 매일의 삶의 신비로움이 있다고 말한다. 라이너는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신비주의를 가르친다. 하나님-신비주의에서는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것이 더 정결해지고, 강렬해지고, 구체화 되어간다.

자아-신비주의에서는 인간이 하나님을 체험하지 않고 자아 영성의 깊은 신비로움에 들어간다. 자연-신비주의에서는 인간은 모든 피조물과 하나가된 범우주적 연합을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심리-신비주의에서는 인간의 심리적 존재인 이드(id)를 강렬하게 체험하게된다. 이렇게 라이너는 모든 것을 신비신학 안에서 이해하고자 하였고 모든 환경에서 모든 것을 통하여 신비로움을 체험하고자 하였다.

과연 그를 20세기 최고의 신비신학자로 부르는 것이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므로 라이너는 모든 종교인과 대화를 할 수 있었고, 타 종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에큐메니칼한 신학자이었다. 또한 라이너는 영성과 20세기 카리스마 운동을 관련지어서 신비주의를 표현한다. 그는 카리스마 운동가들이 체험한 신비로움을 군중 신비주의라고 부른다. 즉, 평범한 옷속에 있는 신비주의라는 것이다.

카리스마 신비주의는 세인트들이 체험하였던 신비로움보다 더 자주 일어나며, 매일 매일의 평범한 삶에서 일어나는 신비주의보다 더 외면적인 현상을 가지고 일어난다. 그러므로 라이너는 카리스마 운동가들이 주장하는 방언, 병고침, 예언같은 카리스마틱한 은사들은 항상 임재 하시는 하나님을 강렬하게 체험하게 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라이너는 카톨릭신학자로서 20세기 오순절운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던 학자 중의 한사람이었다.

 
여러가지 사상의 종합

라이너의 신학에는 여러가지 사상이 종합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수 있다. 그의 사상은 아퀴나스의 자연과 은혜(nature and grace)의 종합된 사상과, 칸트와 헤겔의 관념주의와, 하이데거의 실존주의 철학사상과, 카톨릭교회의 전통적인 성례사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라이너의 사상은 어떤 때는 고도의 사변주의와 통찰력을 보여주고, 어떤때는 인본주의적이며 자유주의적인 세속화되는 저차원의 사상을 보여준다.

그의 영성신학은 예수회의 창시자인 이그나티우스의 영향을 받아서 평범한 삶에서 신비로움을 체험하는 영성을 강조하였다. 20-21세기의 영성가인 리차드 포스터(포스터)도 이런 종류의 영성을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저서인 영성훈련(Celebration of Disciplin)에서 라이너는 한번도 인용 안되고 머톤은 여러번 인용된 것을 보면 신학자가 아닌 포스터는 사상보다는 실질적인 영성훈련인 명상(contemplation)같은 테크닉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을 보여준다.

라이너의 영성의 긍정적인 면은 첫째 하나님을 대면하는 신비로운 체험을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 가질수 있는 체험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하나님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씨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라이너의 영성은 모든 사람이 평범한 삶 가운데서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무미건조한 행위에서도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밥을 하면서도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물을 길어 오면서도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청소를 하면서도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쓰레기를 갖다 버리면서도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

20세기초의 영국의 영성가인 언더힐(Evelyn Underhill)도 이런 영성을 가르친 것을 우리는 알수 있다. 라이너는 이런 모든 무미건조한 삶의 행위 가운데에도 자아를 버리고 자신의 모든 존재를 하나님께 순복할 때 우리는 하나님과 하나가 되는 신비로움을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라이너의 영성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그의 영성은 인본주의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사상에 근거하였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타락과 죄를 심각하게 보지않고 인간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를 가졌다. 그러므로 어떤 종교를 가졌든지 절대자 하나님을 다 같이 추구한다고 가르치고, 이런 사상에 근거하여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므로 현대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은 라이너가 가르치는 영성의 긍정적인 면만을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나는 그리스도가 항상 내안에 계셔서 나와 하나가 되신 것을 믿는대도 나의 삶 속에서 주님과 하나가 되는 것을 항상 만끽하고 향유하지 못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다.

글을 쓸때에도 글을 쓰는 것에 더 열중하지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것에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한다. 쓰레기를 갖다 버릴때에도 그렇다. 그 순간에는 완전히 쓰레기치는 생각으로 가득차있지 그리스도에 대한 생각은 내 속에서 찾아 볼수 없는 것같다. 그러니깐 나는 쓰레기치고 청소하는 시간이 싫다. 내안에 거하시는 그리스도보다도 고약한 쓰레기 냄새 때문에 쓰레기가 그리스도보다 더 실재로 느껴지는 나에게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이제부터는 쓰레기를 갖다 버리는 시간도 나에게는 영성을 훈련하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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