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이가 나에게는 없을 줄 알았는데 어느 덧 남의 나이로만 알아오던 인생 70을 넘기고 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오는 동안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필자에게도 수많은 희비애환이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아픔으로 남은 것은 이곳에서 태어난 하나 뿐인 아들로 인한 것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입학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그 학교는 Los Angeles County 내에서 단 두 곳뿐인 Medical Magnet이었습니다. 한 학교에서 20-25명씩만 특별 수업을 받는 곳입니다. 여기에 선택된 학생은 고등학교 졸업하기까지 학교가 지정해주는 병원에서 500시간의 자원봉사를 마쳐야만 합니다.
학교에서 멀지 않은 큰 병원에 자원 봉사자로 보냄을 받게 된 후 곧 바로 해당 병원에서 먼저 신체검사를 하였습니다. 건강에 이상이 없어야 자원봉사자로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체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곧 바로 병원의 연락을 받고 아들과 함께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그 때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의사는 지금 당장 학업을 중단시키면서 즉시 간 전문 의사를 찾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더니 간에 cooper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수년 내에 죽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신경 세포가 죽어가기에 공부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필자만 들은 것이 아니라 아들도 함께 들었습니다. 청천병력이라고 했던가요? 하늘이 노랗다는 표현은 이런 때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의 죄로 무엇 때문에 목회자의 가정에 이런 불행한 일이 생겨났단 말인가?
내가 하나님께 잘못한 것이 무엇이기에 아들에게 이런 저주가 임할 수 있단 말인가? 모든 것이 나로 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그 때부터 아들의 눈을 마주 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볼 수가 없었습니다. 즉시 학교를 중단했습니다. 그리고 의사를 찾았습니다.
간 전문 의사는 먼저 병원에 2 주간 동안 입원을 시키고 정밀 종합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간 조직을 떼어내어 반복해서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크게 당황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로서 강단에서 말씀을 증거하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저주스러운 병으로 죽는다면 더 이상 목사직을 유지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이 되었습니다. 즉시 간단한 짐을 꾸리고 홀로 기도원으로 올라갔습니다. 3 일 동안 기도하는데 기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 입에서 반복해서 나오는 소리는 “이게 뭡니까” 식음을 전폐하며 3 일 동안 이 탄식만 나왔습니다. 어느 순간 세미한 소리가 놀라게 했습니다. “David가 누구의 아들이냐”는 음성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들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한 순간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음성을 듣는 순간 나의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그렇지 이 문제는 내가 걱정하고 염려할 문제가 아니지!
그러면서 무겁게 짓누르던 답답함에서 즉시 해방 받으며, 나보다도 주님이 더 걱정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며칠 후 간 전문 의사를 만나 2 주간 동안 병원에 입원하면서 검사한 결과를 듣기 위해서 5 식구가 함께 간 전문의사의 진료소를 방문했습니다.
학교를 중단한지 2 달만 이었습니다. 그 때 간 전문의사로부터 받은 결과는 “It is normal”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자 집 사람은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면서 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때부터 아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경험하고서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그 아들은 다시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고, 시간이 흘러 지난 달 4 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백악관 국빈만찬에 초대받았습니다. 초대받은 국내외 인사 190명 가운데 데이빗은 34살의 젊은 나이여서 가족은 물론 주변 지인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습니다.
이상기목사 (평강교회 원로, 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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