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좋은 차입니다!” 정비소 아저씨 답변이다. 오일 체인지를 위해 정비소 아저씨에게 차상태를 물어보았다. 현재 타고 다니는 토요타 캠리다. 그는 벤츠, 렉서스, BMW 그리고 요즘 인기있는 테슬러도 정비를 하지만 캠리만한 차가 없다고 말한다. 잔고장 없고 튼튼하고 보험료도 싸고. “관리만 잘하면 15년도 더 탈수 있어요!” 정비소 아저씨는 한자리에서 30년 이상 차정비를 하셨다.
나는 변호사가 되자 제일 먼저 벤츠를 뽑았다. 한국 교회에 가보면 주차장에 가장 즐비한차들이 벤츠, 렉서스, BMW 다. 나도 변호사가 되었으니 벤츠 정도는 타줘야 되지 않을까? 리스로 뽑은 벤츠는 왠지 맞지 안는 옷같았다. 사고가 많았고 잔고장도 많았다. 리스 만료후 렉서스를 뽑았다. 리스이다 보니 보험은 풀로 들어야 했고 기름을 많이 먹었다. 그래도 계속 렉서스로 리스를 고집했다. 지금 계산에 보면 집한채 장만할 돈은 아니지만, 집한채 장만하기 위한 다운페이를 길에 뿌리고 다닌 셈이다. 한국 교회 주차장에 즐비한 고급 럭셔리 차량을 보면서, 나는 한국이민자들은 역시 근면하고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고 좋은 차를 몰고다닌다고 자랑스러워 했었다. 나도 어서 돈벌어서 학생론도 값고 좋은집, 좋은차를 사야지.
그런데 이런생각이 빗나간건 이혼고객을 만나면서 부터다. 가정법 고객에게 무슨차 타고 다니냐고 물어 볼 필요도 없다. 이혼시 서류에 모든 재산을 공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많이 벌건, 적개 벌건 상관없이 다 좋은차들을 몰고 다녔다. 집이 없어도 일단 차는 좋았다. 미국서 차를 구입해 보면 알겠지만, 리스나 페이먼트가 끝나지 않으면 보험은 풀커버로 가입해야 한다. 즉 페이먼트가 늘어난다.
나는 이혼 고객들을 통해 한국 이민가정의 실생활을 엿보게 되었다. 교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교회당으로 들어가며 만나는 사람들 눈을 의식해서 차는 일단 좋은것으로 뽑고 본 것이다. 미국생활은 이상하게도 많이 벌어도 항상 돈이 부족하다. 들어가는 기본 생활비가 많다. 그중에 차량 경비는 집페이먼트 다음으로 많다. 차는 미국에서 꼭 필요한 교통수단이다. 그러니 없으면 안된다. 한국사람들은 유독 벤츠와 렉서스를 좋아한다. 요즘은 테슬러가 대세이지만 아직도 벤츠와 렉서스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여전하다. 사실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굳이 비싼차 안타도 된다. 만약 미국교회 다니면 차라리 똥차라도 상관없다. 미국사람들 눈을 그렇게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교회 다니면 이상하게 남의 눈을 의식하게 된다. 도토리 키제기를 하는걸까, 누가 무엇을 타고 다니는지 의식하게 된다.
이혼고객들을 통해 이것이 허상이며, 많은 한국이민자들이 그야말로 벼랑끝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영어로 Living on the Verge 라고 한다. 스스로를 파산 직전으로 몰고가며 여유없는 삶을 사는것이다. 여기에 일자리를 갑자기 잃는 다던가, 가족중 누가 아프면 그야 말로 파산으로 가게된다 경제적 스트레스에 지친 맞벌이 부부는 싸우다가 가정폭력에 연루된다. 이혼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여유돈이 없기에 멀리서 방문한 시어머니께 드릴 용돈이 없다. 남편은 시어머니에게 300불, 아내는 200불만 주자고 싸우다가 급기야 이혼까지 하겠다고 찾아온 고객 남편은 테슬러를 아내는 렉서스를 타고 있었다.
미안하게도 나는 이혼고객들을 통해 많은것을 배웠다. 한국 교회 주차장에 즐비한 럭셔리 차량들이 모두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 구입한것은 아니란것을 알았다. 변호사 되기전 타고 다녔던 캠리를 떠올렸다. 너무 맘 편하고 잔고장 없던 차였다. 리고 렉서스 리스가 끝나자 과감하게 캠리를 구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작년에 차 페이먼트를 끝냈다. 보험료도 내려갔다. 너무 감사하고 마음 편하다. 누가 조금 박아도 상관없다. 내차니까.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있다는 것을. 차페이먼트 없고 보험료도 싼 캠리, 나의 사랑 캠리여, 제발 멈추지 말아다오! 그러나 만족할 줄 아는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 But godliness with contentment is great gain. 디모데전서 6:6
이서연 변호사(CA)
<저작권자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피니언 / 칼럼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