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가나안 성도 외 이제는 플로팅(FLOATING) 크리스천이라는 트렌드가 고개를 든다. 이름 그대로 해석하자면 ‘붕 뜬 성도’를 말한다. 이 무리의 특징은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특정 교회에 정착하기보다는 온라인 등을 통해 이 교회 저 교회를 돌면서 이른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누리는 이들을 뜻한다.
집단의 성격을 특정 지어서 부르는 여러 개념도 있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교회의 미래 트렌드를 조명한 <한국교회트렌드2023>에 ‘플로팅 크리스천’이 언급되면서 점차 이 개념에 눈뜨며 현상을 바라보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플로팅 크리스천’은 사실 가나안 성도보다 조금 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는 무리다. 이유는 이들은 여전히 교회를 다니고 있고 가나안 성도처럼 자발적으로 교회를 나가지 않기보다는 온라인이나 다른 포맷 예배에 익숙해진, 비자발적 미정착 성도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즉 다시 교회로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나안 성도보다는 클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교회가 주목해야 하는 무리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플로팅 크리스천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코로나 19 이후 성도 출석과 교회 운영 등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가족 조사(American Family Survey)를 이용한 가족 연구 연구소 분석 중 가족의 종교 출석률을 살펴보면 일반 교회 성도 비율이 2019년 34%에서 2021년 28%로 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없는 기혼 성인들의 예배 참석 감소는 2019년 40%에서 2021년 30%로 10%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내 한 선교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미주 한인교회 역시 팬데믹을 겪으면서 10곳 중 2곳이 사라질 정도로 타격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팬데믹 기간 성도와의 예배를 잇기 위해 교회는 다양한 시도를 했고, 대표적으로 실시간 스트리밍 예배 서비스와 온라인을 통해 다양하게 참여할 수 있는 교회 프로그램을 늘린 것이다. 지난해 <라이프웨이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교인들의 85%가 자신들이 교회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예배를 드린다고 했고, 75% 교회는 나중에 교인들이 볼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예배를 업로드 했다고 답했다.
대면 예배가 거의 정상으로 돌아온 요즘, <오늘이라는 예배>의 저자이자 크리스천 칼럼니스트인 티시 해리슨 웨렌 사제는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교인들의 예배 출석을 위해 온라인 서비스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한 이른바 하이브리드 예배를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여전히 크다.
이처럼 포스트 코로나 예배 포맷에서 온라인에 대한 중요성은 여전히 존재하기에 이 공간을 떠다니며 정착보다는 자유롭게 원하는 예배를 시간과 장소에 구속당하지 않고 참석하려는 ‘플로팅 크리스천’은 점점 더 그 수가 늘어갈지도 모른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이 무리에 대한 숫자나 정확한 규모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특히 미주 한인교회에서 온라인에서만 여기저기 떠다니며 예배를 드리는 그룹만을 끄집어내서 통계 등을 내기도 힘들어 보인다. 다만 코로나 이전보다 대면 예배 성도가 줄었지만, 실시간 스트리밍이나 온라인 헌금, 조회수 등을 토대로 교회 내 온라인으로만 참석하는 성도 규모가 줄지 않고 있다면 개 교회별로 이들 ‘플로팅 크리스천’의 존재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자발적 가나안 성도가 되기 전, 교회는 이들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에 눈을 뜰 필요가 있다.
온라인상에서 떠다니는 성도를 정착시키는 방법으로 소그룹을 통한 소통과 유대 강화, 대면 예배 참석에 따른 크레딧 제공 등의 방법이 거론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교회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그룹이기에 지나친 대면 예배 참석 요구 등은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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