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뒷마당 비파나무 밑에 오리 두 마리가 마실 와 사이좋게 놀았다.
어느날 보니 하얀 알껍데기가 깨어져 있고 어미오리 품에 안긴 새끼 여섯 마리 아 나는 신비함과 기쁨에 수고했다 수고했다 중얼거리며 딸이 인터넷에서 알아낸 오리에게 좋다는 삶은 감자를 얼른 곁에 나 주었다
다음날 아기오리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와 가까이 가 보니 어찌 그리 사랑스럽고 귀여운지 앞 다투어 기어오르는데 언제 왔는지 등 뒤에서 꽥꽥 소리 지르며 새끼들 다칠세라 입 벌리며 신호하던, 콩알처럼 작은 제 새끼들 새벽부터 줄세워 걷기 연습 시키던 어미오리...아침나절 오리 행진 구경하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오늘 보니 조용해진 뒷마당에 안보이네 오리가족들. 그리 훈련시키더니 호숫가 자기 집으로 지진 퇴원 했다 보다
꽃송이보다 더 보드랍고 예쁜 오리털만 소복이 쌓여있네, 비파나무 밑 오리 산부인과
최명희 시인(권사, CA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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