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면?

김이슬 선교사 | 기사입력 2022/06/21 [10:51]

만일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면?

김이슬 선교사 | 입력 : 2022/06/21 [10:51]

▲ 김이슬 선교사(아프리카 말라위 북서진선교회)

9살인 넷째 아이가 요즘 이런 얘기를 자주한다. “엄마, 난 예수님을 정말 만나보고 싶어. 예수님 만나면 이렇게 엄마랑 얘기하는 것처럼 예수님이랑 얘기하고 싶어. 그리고 나중에 예수님을 내 결혼식에 꼭 초대하고 싶어. 아마 예수님은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거 다 듣고 계시겠지?” 이렇게 조잘대는 아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이 아이의 마음 속에 있는 예수님을 향한 사랑과 갈망이 무척 따뜻하고 생명력이 있고 아름답다. 

 

바로 며칠 전에는 이런 말을 했다. “엄마,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으면 어떨까? 너무 좋을 것 같아. 나도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싶어.” 이 말에 나는 거의 십년 전에 있었던 일이 문득 생각났다. 

 

그 당시 나도 우리 아이와 비슷한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에 내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다면, 그것이 하나님의 음성이 확실하다면, 어떻게 불순종할 수 있지? 100% 순종하겠지? 나도 사무엘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싶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과 말다툼을 하고 속상한 마음에 씩씩거리며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네가 먼저 미안하다고 해라’라는 마음이 불쑥 올라왔다. 나는 이것이 하나님의 음성이었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나의 반응은 그동안의 나의 생각과 전혀 달랐다. 나는 이 음성을 듣자마자 ‘싫어요! 분명히 저 사람이 잘못했잖아요! 왜 내가 먼저 사과해요?’라고 반응했다.

 

왜 말다툼을 했는지, 내가 먼저 사과했는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지만 그 때 나는 깨달았다.

‘아, 하나님의 음성을 확실히 들어도 불순종의 반응이 먼저 나오는구나. 내가 정말 악한 존재이구나!’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계시고 언제나 우리를 사랑하신다. 그래서 우리와 계속 친밀한 관계를 나누기 원하신다.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끊임없이 그 사람을 생각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대화하는 것처럼 하나님도 우리와 그렇게 사랑을 나누고 싶어하신다. 그 주님의 사랑에 반응하며 주님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은 자기에게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것처럼 하나님의 음성을 육성으로 듣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하나님은 성경 말씀으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예배 가운데 찬양이나 설교를 통해 말씀하시고,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말씀하시기도 한다. 때로는 누군가 툭 내뱉은 한 마디의 말이 나에게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릴 때도 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지만 그 음성에 순종을 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나의 몫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을 때 즉시 순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나의 경우처럼 ‘싫어요’라고 불순종할 때가 있다.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확신하는 그 순간에도 나의 감정이 매우 앞서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 기꺼이 불순종했다. 나는 하나님의 음성(말씀)을 따라가지 않고 나의 감정을 따라갔다. 

 

말라위에 온 후 우리 아이들과 30분씩 가정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침마다 이 예배를 시작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모른다. 아이들은 늘 예배를 시작하기 직전에 싸웠다. 그러면 한바탕 혼이 나고, 나도 아이들도 감정이 상해서 예배 드리고 싶지 않게 되었다. 사탄은 우리의 예배를 방해하기 위해서 집요하게 우리의 감정을 건드렸다. 상한 감정으로 인해 예배 드리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감정과 상관없이 언제나 예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한 분이시다. 하나님의 말씀은 내 감정보다 더 뛰어나 언제나 완벽하다. 때문에 나의 감정과 상관없이 순종해야 한다. 나의 감정과 상관없이 항상 주님을 예배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더이상 감정을 따라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로는 그냥 그렇게, 있는 모습 그대로 예배 드리기 시작했다. 싸우면 싸우는대로, 웃으면 웃는대로 예배 드렸다. 아직도 여전히 예배 전에 싸우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것이 예배를 방해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한 번 두 번 순종하다 보면 하나님의 음성을 더 잘 들을 수 있게 되고 점점 성령께서 내 삶을 이끌어 나가시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반대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도 한 번 두 번 불순종하면 성령께서는 점점 내 삶에서 뒤로 물러나시고 내가 주도하는 인생이 된다. 

 

나의 상한 감정이 불순종의 핑계가 되지 않도록 상한 감정을 그대로 주님께 가지고 나아가면 좋겠다. 나의 상한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위로해주실 수 있는 우리 아버지께서 친히 우리를 안아주시고 회복시키셔서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할 수 있는 상태로 반드시 변화시키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시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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