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독립출판 어렵지 않다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1/09/07 [22:36]

미주 독립출판 어렵지 않다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1/09/07 [22:36]

▲ 종이책에 대한 관심이 독립 출판의 유행을 타고 다시 늘고 있다.

 

책을 하나 만든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작가와 기획자와의 만남에서부터 회의, 원고 교정, 디자인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또 책이 나오게 되면 마케팅에서부터 홍보, 판매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하는 산이 또 남아있다. 남은 인생을 되돌아보는 자서전을 한번 써볼까 싶다가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니 이내 생각이 바뀐다. 물론 아주 많은 예산을 들인다면 대필 작가를 비롯해 여러 과정을 쉽게 끝낼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을 뿐더러 들인 비용만큼 원하는 책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최근 출판업계에서는 군살을 빼고 과정을 쉽게 만드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했다. 덕분에 책을 만드는 것이 조금 더 쉬운 환경이 됐다. 인터넷을 통한 작가 발굴의 기회도 늘어남에 따라 메이저 출판사가 이끄는 시장에서 독립출판사의 입지도 늘어났다. 그 결과 개인이 더 손쉽게 책을 펴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이 책을 낸다는 것은 쉽지 않다. 관련 전문가도 아닌데 원고와 디자인 유통이나 마케팅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다만 독립출판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통이나 인쇄, 디자인 등을 전문으로 하는 팀이나 개인에게 맡길 수 있는 정보가 늘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필요한 만큼 인쇄할 수 있는 플랫폼도 있다. 하지만 이런 변화의 혜택을 통해 미국에서 한국어로 된 책을 내는 것은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주 지역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따르는 출판사가 있어 눈길을 끈다. 

 

▲ 자가 출판 플랫폼 등을 통해 출판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쉽게 풀어낼 수 있다.

 

도서출판 소사리 해우림 대표는 그동안 관련 업계에서 얻은 노하우를 통해 최근 미주 지역 출판 시장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소사리에서는 콘텐츠 시장에서 소셜 미디어가 강세지만 그 안에 담긴 콘텐츠를 책으로 내려는 니즈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출판사 역시 독자와 직접 관계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가 일고 있어 판매 목적이 아닌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고 싶은 이들에게도 접근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소사리에서는 미주 지역 내 출판의 힘든 점을 지적하며 지금과는 다른 방식의 출판 방향을 말한다.

 

“미주 지역에서는 이민 1세 분들이 자서전을 많이 내고자 한다. 특히 은퇴 목회자를 중심으로 목회 철학과 발자취를 후대에 전하고 싶은 분들이 많다. 하지만 책을 낼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고 해도 구성이 틀어지면 독자의 흥미를 얻기 어렵다. 그 때문에 순서를 바꿔서 더 좋은 파트를 부각할 수도 있고 본문에서도 장문이 좋을지, 단문이 좋을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표지 디자이너와 소통을 비롯해 작가가 원하는 이미지 등도 잘 조율해 반영하는 것이 좋다. 이런 과정이 한국이 출판사와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그렇게 책을 만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후로 책의 성격에 따라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를 만들어야 하고 추천사에 대한 고민도 작가와 함께 나누어야 한다. 소사리 출판사에서는 미주에서 이런 과정 모두를 하나하나 작가와 함께 고민하고 이어가려 한다. 지역과 시간적으로 친밀하다보니 커뮤 니케이션이 쉽고 빠르다. 자서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추억을 책으로 만들고자 하시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획도 함께하고 있다. 또한, 필요한 만큼 소량 출판도 가능하다. 한국에 있는 출판사를 찾는 번거로움이 없도록 미주 한인 작가들의 책 내는 활동을 적극 장려할 계획이다.”

 

▲ 미주 지역에서도 독립 출판 트렌드가 싹트고 있다.

 

미주 지역에서도 소사리 출판사와 같은 독립 출판의 트렌드가 싹트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애써 한국까지 가서 상담하거나 부탁을 하지 않더라도 미주의 사정을 잘 아는 독립 출판사가 있다면 책을 내는 데 있어서 훨씬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해우림 대표는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내고자 하는 목적과 기획이라고 한다. 내 생애 한 번쯤 책을 출간하고 기록으로 남길 것인지, 아니면 판매를 해서 수익을 낼 목적인지에 따라 출판 방법부터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다. 

 

온라인 콘텐츠가 홍수를 이루면서 앞으로 종이책이 설 자리가 없다는 예견도 있었다. 하지만 복잡한 온라인을 떠나 정서적 차분함과 하드웨어에 의존하지 않고 읽을거리를 찾는 이가 늘면서 종이책 시장은 다시 한번 활발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여기에 개인 출판, 소규모 대행 사업이 인기를 끌면서 종이에 담는 콘텐츠는 새로운 설 자리를 마련해가고 있다. 나만의 책을 통해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고 싶거나, 후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는 용기 있게 책을 내보길 바란다. 

 

▲ 온라인의 확장은 반대로 종이책의 그리움을 불러오고 있다.

 

문의: 소사리 출판사, info@booksosa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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