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내 성폭력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1/09/04 [11:16]

교회내 성폭력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1/09/04 [11:16]

이번에 교회 내 성폭행 관련 기사를 준비하는 중에 차마 기사로 쓰지 못할 정도의 불미스러운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됐다. 과연 교회 내에서 이런 일들이 정말 일어날까 싶을 정도로 그 안에서 괴로워하고 힘들어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밝은 면으로 보이는 교회 이면에 이토록 어두운 면이 있었다니…

 

폐쇄된 집단에서 상대보다 특별한 힘의 우위를 앞세워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폭행을 가하고 무리한 요구를 관철케 하는 것은 분명 범죄다. 문제는 교회 안에서 그것이 범죄로 인식되기보다 종교적 복종이나 집단에 대한 묵시적 동의 등으로 희석되고 피해자가 오히려 원인을 제공한 사람처럼 지탄받게 되는 현실을 보고 있으니 화가 치밀기도 한다. 그보다 더 나쁜 것은 피해자에게 다가가 도움을 주는 척, 위로를 건네는 척하면서 2차 피해를 입히는 사례다.

 

교회 내 성과 관련된 문제는 입에 담기도 어렵고 논의하기도 힘든 금기로 여겨진다. 특히나 미주 한인교회의 경우는 한국인들의 특별한 성향 때문인지 더욱더 그런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 교회가 성 문제에 대해 개방적이거나 사례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더 큰 문제는 목회자에 대한 징계 및 처분이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밝힌 사실로 인해 해당 목회자가 징계를 받게 되길 바라지만, 현실은 ‘자숙 기간’이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끝으로 다시 목회 현장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이번에 기사를 준비하면서 보니 교단들 또한 겉으로는 목사직 박탈과 강력한 징계가 원칙임을 밝히지만 그런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사법적 처벌로 가야 할 텐데, 이 경우 증거 보존 등이 중요하다고 한다. 폭행을 당한 그 순간 경찰에 신고하거나, 관련 증거를 그 즉시 경찰에게 제시했다면 좋겠지만 교회 내 성폭행 사례를 보니 피해자가 상당한 시간이 지나고 나서 폭로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 현장 물증이나 폭행을 증명할 자료 등이 어렵지 않을까 싶다. 

 

가해자의 폭력 그리고 피해자의 은둔. 시간이 흘러 공동체에 알려지게 되면 피해자가 오히려 더 힘들어지게 되는 모순. 2차 가해자의 등장. 결국 피해자가 교회를 떠나는 것으로 마무리 지게 되는 현실. 시간이 흘러 가해자의 복귀. 대체로 이런 악순환의 반복은 교회 내 성폭력 사례에서 볼 수 있는 일정한 패턴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교회 내에서 성폭력 발생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세우기를 당부한다. 하지만 조사 차원에서 전화를 돌린 몇몇 교회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우리 교회는 그런 일이 없다. 그런 사례가 없다. 그런 일이 생길 수가 없다”라는 반응이었다. 인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책은 있을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교회는 상처를 입은 자의 쉼터요 그것을 어루만져 주님 앞에 서서 그것을 치유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을 보니 상처 입은 자가 교회에서 더 아프다고 외치는 것 같다. 교회에서 성폭력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나 자신이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또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을 인정하는 것. 우리 교회에서도 성폭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까? 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회에서 필요한 룰이나 제도적 장치 등을 만들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단체나 기관은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이들은 교회가 손을 내밀기를 기다린다. 교회들이 언제쯤 주머니에서 손을 뺄 수 있을까? 그러기에는 너무 손에 쥔 것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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