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례식, 사자 온라인 유품관리 중요성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1/08/27 [01:02]

디지털 장례식, 사자 온라인 유품관리 중요성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1/08/27 [01:02]

▲ 사망자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어떻게 지울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친구의 생일 안내 문자를 받은 A 집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이름을 다시 봤다. 분명 몇 달 전 지병으로 소천한 친구의 카톡인데, 어떻게 생일 알림이 뜨는 것일까? 그러고 보니 친구추가 알림에도 얼마 전 고인이 되신 교회 장로님의 이름이 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소셜 미디어 확산은 나이와 성별 그리고 지역을 막론하고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펼치고 타인과의 교류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다 보니 소셜 미디어가 없이는 소통이 불가능한 세상이 됐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최근에는 유튜브 계정을 없는 사람 찾기가 힘들다고 할 정도다. 지난해 한국 유튜부 시장은 4천300만 명이 한 달 30시간을 볼 정도로 인기다. 

 

가입자가 늘다 보니, 반대로 그들이 사망했을 때 과연 그 계정은 어떻게 되지라는 문제를 낳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일정 기간 계정을 사용 없이 방치해 둔다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유가족 등의 요청으로 해당 계정을 삭제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이 경우도 명확한 규정이나 방법 등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 보니 ‘디지털 장례식, ‘디지털 장례 지도자’라는 새로운 용어와 직업군(?)의 등장을 불러왔다. 

 

▲ 체팅 앱에 사망자의 이름이 계속 떠 있다면? 디지털 유품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이름만 놓고 보면 ‘장례식을 온라인을 치르는 행위나 방식’ 등을 떠올리지만, 이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디지털 장례식’은 고인이 된 이들의 디지털 유품에 대한 처리를 뜻한다. 즉 계정의 삭제와 정리 등에 대한 일이다. 이런 일들을 행하지 않을 때에는 앞서 언급한 예시처럼 고인이 된 이가 여전히 소셜 미디어 계정이 남아있거나, 이를 인지한 인공지능이 그의 생일 등을 친구에게 알리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회사들은 이런 경우를 대비해 몇 가지 ‘디지털 장례식’을 위한 기능 등을 선보였다. 이 중에서 가장 눈여겨 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바로 페이스북이다. 여기에서는 생전에 본인이 지정한 친구나 가족이 사후 내 계정을 대신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즉 해당 관리자가 사망자의 유언을 공유할 수 있고 사망일과 추모 정보도 갱신해서 올릴 수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해 추모 계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구글의 경우 사망자의 가족에 한해 이메일 또는 저장한 사진(구글 드라이브) 등을 열 수 있도록 했다. 사망자가 생전에 구글 계정으로 접속한 모든 기기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미주 한인도 많이 이용하는 네이버의 경우, 사망자 가족이 서류 등을 보내면 계정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그런 과정이 없이 3달 동안 로그인이 되지 않을 경우 계정이 휴면 상태로 전환되며, 1년이 지나도록 접속 기록이 없다면 해당 계정과 함께 연결된 블로그 등이 리셋 된다. 카카오톡의 경우 사망자의 정보가 접수되면 후에 모든 정보를 삭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정통적인 장례 예배와 더불어 디지털 장례식에 대해 교회가 관심을 가질 때다.

 

문제는 독거인과 같이 이를 관리할 가족이 없는 경우다. 또한 사후 계정 관리에 관한 지식 부족이나 방법 등을 모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장례 지도사’와 같은 신규 직종은 이런 사후 디지털 유품 등을 정리하는 서비스는 제공한다. 하지만 이 개념은 한국에서도 최근에 모습을 드러냈고, 미주 한인 사회에서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사망자의 계정 처리는 온라인의 문제만이 아닌 그가 사용하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처리까지 범위가 넓어진다. 특히 아이폰의 경우는 분식 또는 암호를 잃어버린 기기의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 따라서 본인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하드웨어 접속 비밀번호 등을 따로 적어 보관 후 믿을 만한 이에게 알려 놓는 것도 방법의 하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주 한인 사회에서는 교회의 역할에 기대를 모은다. 이민 사회에서 커뮤니티 영향력이 높은 교회가 세미나 등을 통해 사후 계정 관리 등에 관한 세미나 또는 소셜 미디어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 등에 대한 정기적 교육을 제공한다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너무 늦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죽음에 관해서 이야기 꺼내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과 빠르게 변하는 온라인 시대에 내가 남긴 계정이 가족과 동료, 그리고 성도들에게 더 큰 슬픔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성도의 장례식을 교회가 주관하는 것처럼, 디지털 유품에 관해서도 교회가 관심을 가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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