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지혜

황인상 기자 | 기사입력 2021/08/10 [06:01]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지혜

황인상 기자 | 입력 : 2021/08/10 [06:01]

▲ 공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 장점과 단점에 관해 생각해봐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서 목회하는 A 목사는 최근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설교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성도들의 모습이 자꾸만 거슬리는 것이다. 성경을 보거나 찬양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설교 시간 계속해서 스마트폰을 보는 성도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특히 아이들의 경우 게임을 하는 듯한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쓰지 말라고 말을 했다가 괜히 성도와 사이가 틀어질 것도 같아 불안하다. 

 

본지가 지난 2017년 미주 한인 성도 100명을 상대로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예배중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었다. 과반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찬송 및 성경 앱을 보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듀크 대학의 미국 교회 연구(National Congregations Study) 자료(2018~2019)에 따르면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 방법을 묻는 질문에 반수 이상 응답자가 말씀 등을 읽기 위해 라고 대답했다. 이를 통해서 보면 미주 내 한인과 타인종 성도들의 예배 중 스마트폰 이용의 가장 큰 이유는 예배에 조금 더 집중하고 싶어 하는 형태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찬송책을 여러 번 살피지 않아도 숫자만 입력하면 찬송가 가사가 나오거나, 눈이 침침한 시니어 성도의 경우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에서 큰 글자로 보는 성경이 조금 더 편하게 다가올지 모른다.

 

▲ 듀크 대학 미국 교회 연구가 발표한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 방법 자료. Photo=Duke National Congregations Study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단지 예배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교회들은 풋볼 시즌이 되면 스마트폰을 들고 예배에 참석하는 교인들 때문에 긴장된 시간을 보낸다. 설마 예배 때 풋볼 경기를 보진 않겠지만 그들의 손에 들려진 스마트폰은 언제든 예배 중 스포츠 중계를 가능하게 한다. 과거엔 예배 중 고개를 숙인 성도를 보면 잠에서 깨어나라고 다그치거나 가벼운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예배당 내 고개를 숙인 성도 중 졸음보다는 스마트폰 이용을 위해서가 많다고 한다.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은 아무래도 예배 집중도를 비롯해 설교 외 다른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환경에 성도를 노출한다. 아이들의 경우 예배 중 부모의 관심이 적은 틈을 타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그 외에도 설교 중 유튜브 시청, 주식 계좌 보기, 온라인 채팅 등 다양한 사례를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담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을 금해야 하는가?

 

앞서 언급한 대로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은 장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특히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찬송가나 성경을 공용으로 쓸 수 없는 환경 때문에 무거운 성경책을 들고 다니기 힘든 경우라면 스마트폰은 예배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언제 어디서 코비드 19 변이로 인한 예배 규제가 있을지 몰라 공용으로 쓰는 찬송가와 성경을 더 많이 늘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음향이나 영상 등 예배 사역자들의 경우도 예배가 드려지는 내내 스마트폰 등을 통한 기기 제어나 기타 소통을 위한 활용 도구로 이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무작정 금지하기에는 스마트폰이 생각보다 깊게 예배로 들어와 있다.  

 

▲ 예배 콘텐츠의 보다 쉬운 접근성이라는 측면에서 스마트폰 사용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목회자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예배에 집중하기 힘든 정도로 부작용을 낳는다면 조치가 요구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는 명령으로 갈지, 아니면 권면으로 갈지에 대한 고민이 앞설 것이다. 만약 교회가 속한 교단 내 헌법에 예배 모범에 관한 해석이 가능하다면 이를 명분으로 삼아 성도에게 공 예배 동안 스마트폰 사용 금지를 요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 예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총회헌법 예배모범을 보면 “예배 시간에 합당치 못한 모든 행동을 일체 하지 말 것이요…”라고 나와 있다. 이 합당치 않은 행동에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을 포함해 해석한다면 명분은 선다. 다만 이 경우 지나친 확대 해석으로 인한 성도의 반발 또는 형평성 논란도 예상된다. 권면으로 간다면, 결국 성도의 선택에 맡기게 된다. 방법은 신사적이나 효율성 측면에서는 크게 부족해 보인다. 일부 교회에서는 주보에 예배에 스마트폰 사용 금지나 자제와 관련된 문구를 넣기도 한다. 

 

더욱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로 캠페인을 생각할 수 있다. 한 달에 몇 번째 주일 예배는 스마트폰 없는 날로 지정하거나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사용 빈도가 높은 유스 그룹 내에서는 별도의 보관함을 마련하는 것도 좋다. 텍사스 달라스중앙연합감리교회는 ‘주일 로그아웃(Log out)’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이는 주일에 자녀들이 스마트 기기를 교회로 가져오지 않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캠페인의 장점은 명령이나 권면보다 참여도를 높일 수 있고, 하나의 운동에 동참함으로써 동질감 속 실행을 유도하기에도 좋다. 

 

▲ 성경 글자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세대에게 태블릿 PC 등은 도움이 된다.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어쩌면 예배의 폭을 넓히는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가지는 모른다. 또다시 대면 예배가 금지되는 상황이 온다면 스마트폰은 교회 밖에서 예배와 만나는 유일한 수단이 된다.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에 관한 것은 교회 내 탄력적 대응이 요구된다.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해 예배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설정하고, 부정적인 부분이 문제가 된다면 캠페인이나 기타 성도가 참여할 수 있는 운동 등을 통해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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